묵호항 앞 논골담길 입구 신일이발소
묵호항 입찰장 건너편 논골담길 앞의 시내버스 정류장 앞에 이발소가 있다.
내가 이 삼 개월에 한 번씩 이용하는 단골집이다. 주인은 79 세의 정정한 어르신이다. 그러나, 나는 형님이라고 부른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시다. 머리를 깍으며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판단 하건데, 형님은 대체로 진보 쪽이나, 가끔은 보수를 이야기 하지만, 그런데로 나는 용서하는 편이다.
과거 발한동에 있던 해군사령부에서 이발사로 근무하시다가, 묵호에 눌러 앉았다. 고향은 나와 같은 강릉 왕산면이다.
형님은 이발에 있어서는 대단히 급진적이다. 속도는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내 취향이다. 면도는 일회용을 이용한다.
면도칼을 이용하는 늙은 이발사들과는 사뭇 다르다. 면도칼은 아프다. 잘못하면 피가 난다.
형님은 그것을 아시고 편리하기도 하고 손님들에게 좋은 선택을 하였다.
형님의 이발소는 꽃들의 천국이다. 실내는 말할 것도 없고, 이발소 밖은 화원을 방불케 한다.
심지어 대로변과 버스 정류장과 논골담길 입구까지 꽃과 나무다.
이상한 건, 같은 화분인데 형님 꽃은 아주 잘 살아서 건강한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형님에게 아무리 물어봐도, 시키는데로 해도 안된다.
형님에게는 아무래도 신비한 기술이 있는 모양이다.
내 이발료를 십년째 올리지 않고 받아주신다.
면도 포함해서 만원. 발한동 다른 이발소에서는 면도까지 하면 15000원이다.
그리고 나의 헤어스타일을 지금의 멋있는 방식으로 고정 시켜주었다.
나는 형님 덕분에 멋있는 남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