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 취미여가 23-5 피자 괜찮습니다.
이*기 씨는 거의 날마다 내수에 있는 택견 전수관에 가서 택견을 수련한다.
택견 수련을 통해 신체 활동을 좀 더 활발하게 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둘레 사람과 관계하고 좀 더 다양한 인간관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처음부터 잘 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택견 전수관에 처음 갔을 때 이*기 씨도 낯설고 직원도 낯설고 관장님과 사범님께 부탁하기도 어려웠었다.
작년 6월에 처음 택견 전수관에 등록하고 버스 타는 연습할 때는 직원도 이*기 씨와 같이 택견 전수관에 거의 매일 가다시피 했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최근에 택견 전수관이 이사했다.
두 번 정도 직원이 이*기 씨와 함께 들렀을 때는 사범님은 수련을 지도해 주셨고 관장님과 사무실에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관장님과 대화 내용은 대부분 이*기 씨가 어떻게 수련하고 집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와 다온빌에서 하는 사회사업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기 씨가 늘 보고 만나는 다온빌 입주자나 직원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었다.
취미 생활이나 기타 외부에서 만나는 둘레 사람들과 여행, 식사, 영화관람 등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런 의미에서 이*기 씨와 식사를 한번 하시면 좋겠다고 부탁을 몇 번 드렸었다.
이*기 씨가 택견장에 도착하고 집에 돌아갈 때 사범님은 항상 문자를 주신다.
오늘도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몇 분 지나지 않아서 사범님께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관장님이었다.
직원은 전화를 받으며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순간 긴장을 했다.
“안녕하세요. 사범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사범님이 아니라 관장님이셨다.
“안녕하세요. 관장님.”
“예, 예 지난번에 *기 씨와 함께 식사 얘기하셨잖아요? 사범님하고 *기 씨하고 지금 둘이 공유한 것은 3월 1일 날 뽕뜨락피자인가 가서 피자 먹자고 지금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요.”
“3월 1일이요?”
“1일 날 빨간 날이요.”
“예, 예”
“그래서 그날 날짜가 되는 건지 아니면 피자가 괜찮은 것인지”
“피자 괜찮습니다.”
“3월 1일 날 특별한 행사가 괜찮으신 거죠?”
“예, 특별한 행사 없습니다.”
“오후 세 시를 얘기하는 것 같던데.”
“오후 세 시요, 괜찮습니다.”
“*기 씨가 세 시라고 이야기했어요.” - 사범님
옆에 사범님도 함께 계셨는지 전화기 너머로 사범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 씨가 그렇게 얘기해서 된 건데 시간 조정은 아무 때나 괜찮은가요?”
“네 점심에 드셔도 괜찮습니다.”
“*기 씨가 자꾸 뽕뜨락피자를 얘기하던데 그게 내수에 있는 건가요? 아니면 증평에 있는 건가요?”
“뽕뜨락피자요? 저도 오늘 처음 들어봤는데요.”
“저도 잘 모르는데 증평에 있는 걸 얘기하는 건지, 뽕뜨락피자라는 게 있는 건 아는데 어디에 있는 걸 얘기하는 건지 잘 몰라서요.”
“아~ 예”
“그럼 아직 시간 있으니까요, *기 씨하고 다시 한번 얘기 나눠보시고 얘기 주시죠.”
“예 제가 *기 씨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그러면 그날 저희가 *기 씨를 가서 모시고 나와야 하나요?”
“그렇게 해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그러면 일단 *기 씨 뽕뜨락피자 출처가 어디인지 확인해 보시고요, 연락 주세요.”
“예 오늘은 제가 휴무라서요. 내일 출근하면 *기 씨와 이야기 나누어 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장님”
“예, 예”
이렇게 통화를 마쳤다.
아마도 *기 씨가 사범님께 피자를 함께 먹자고 이야기한 모양이다.
시간도 세 시라고 정한 걸 보면 말이다.
함께 피자를 먹자고 먼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편하게 대해 주시는 관장님과 사범님께 감사드린다. 또 한 먼저 이야기를 꺼내준 *기 씨의 변화가 고맙다.
2023년 2월 15일 수요일 원종오
지금껏 직원이 *기 씨를 잘 돕고자 하는 마음이 관장님과 사범님께 전해졌나봅니다.
피자 먹자고 말하는 *기 씨도 두 분이 편해졌나봅니다.
관계를 잘 살려 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다온빌
이*기 취미여가 23-1 택견 교육비 스스로 결제 했어요.
이*기 취미여가 23-2 혼자서 찾아가기
이*기 취미여가 23-3 혼자서 찾아가기
이*기 취미여가 23-4 카드가 들어 있는 봉투를 먼저 주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