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새 낙엽줄이 되어 뒷풀이에서도 늘 구석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맥주 몇 잔 꼴짝 거리다 귀가하고, 카페에 글은 더이상 용기가 안나서 못쓰고 있는 최강할마 입니다.
오늘은 간만에 오랜 침묵을 깨고, 용기를 내서 우리들의 이야기에 사연을 소개합니다.
스리랑카 출장은 잘 다녀왔습니다. 8월 5일부터 11일까지, "인도양의 진주, 또는 눈물" 이라 불리는 불교의 나라 스리랑카의 경제수도 콜롬보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었지요.
시내 관광도 하루하고, 학회 참석해서 발표하고 활발한 토의도 하고, 몇몇 친구들도 사귀고...참으로 유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삼시새끼 카레 카레 카레...를 먹는것도 나름대로 괜찮았습니다. 물론 나중에 저의 大변 에서도 카레 향기가 나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한국에서 스리랑카까지는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귀국길은 매우 험난했었지요.
스리랑카-태국(4시간), 태국-대만(3시간반), 대만-한국(2시간)...물론 중간중간의 갈아타는 시간도 포함이 되어야겠지요.
귀국길에서의 일입니다. 스리랑카 콜롬보 공항에 도착해서 면세점에서 꼬냑을 한병 샀었지요. 평소에 워낙 브랜디를 좋아해서 45불 정도 줘서 래미마띤 한 병을 구매 했지요. Security Bag (액체물을 담는 투명 비닐봉지)에 안담아주냐고 물어보니깐, 괜찮다고...
"노 쁠라불럼 (완전 미루쿠님 발음 / No problem)" 이라고 자신있게 직원이 말하더군요.
믿고 비행기를 탔습니다. TG308 편을 타고 방콕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6시20분인데, 갈아타는 비행기 TG634 편은 오전7시에 출발하는 겁니다. 스리랑카의 전산망이 낙후되어서 미리 transit 항공표도 못받은 상황이라 일단 표를 받고 무작정 뛰어가야 했습니다.
내린 곳하고, 다시 타야하는 곳도 어찌나 멀던지요...그리고 항공사 카운터는 왜 이리 사람이 많던지요. 소위말해 똥줄이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간신히 표를 받고, gate를 향해 무작정 뛰고 6시55분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방콕 공항은, gate 앞에서 보안검색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없이 x-ray 기계에 가방 던져놓고, 짐 던져넣고 저는 후닥닥 삐삐소리 나는 문을 통과하고 보안요원들의 스다듬을 좀 당해주고...짐을 다시 들고 달려갈려는 순간!
왠 아가씨가...술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더군요 !!!! 내가 어이가 없어서..."Why?" 라고 했더니
"노 씨뀨러티 빼액~ (no security bag...)" 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그래서...
"So what? what can I do?" 라고 물어보니깐,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냥 가라고 하고, 술은 자기들이 처리하겠다고 하더군요. 뉘앙스가 완전히 자기들 일 끝나고 회식할때 마실것 같은 분위기더라고요. 30분을 뛰느라 힘들고 스트레스 받던 찰나에 분노는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꼬냑을 다시 뺏어서, 상자를 뜯고, 뚜껑의 비닐 뜯고, 마개를 열었습니다.
그윽한 포도의 아로마가 가뿐 숨을 몰아쉬는 내 코를 따라 온몸에 퍼져가는 듯 싶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병 주둥이를 입에 막고 나발을 불었습니다. 꼴깍꼴깍...
태국 직원들은 경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의 다른 외국인들은 묘기를 보는 듯한 표정들이더군요.
그런데 역시 독주인지라 700ml 를 다 마시지는 못하겠더군요. 한 반 병 정도 마시고 나니깐, 속에서 뜨거운 열이 넘쳐 올라오더라고요. 남은 술은 그 자리에서 쓰리기 통에 부어버렸습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그리고 병까지 깔끔하게 버리고나서...놀란 직원에게 말했죠.
"Can I go now?"...그리고 들어왔습니다.
너무도 통쾌했었죠. 물론 목숨을 걸고 한 일이었죠. 태국이 군사독재 국가였으면 아마 곤봉으로 맞고, 공안들에게 끌려갔었겠죠...^^. 덕분에 태국에서 한국까지는 모든 기내식도 마다하고...푹...푹...자면서 올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교훈 ! 기내 반입 액체류는 항상 Security Bag 을 챙기시길 !!
코큰 캅 (Thank you~)
※ 사진은 스리랑카에서 찍은 사진...뒤의 파란 하늘과 바다는 인도양 입니다. ^^
첫댓글 우웁---! 당분간 술생각 안나겠군..-_-;..무튼 환영이다~~^^ 바다 보니 수영하고 싶네~~
허허~ 그리 생각하면 섭하지요...술은 벌써부터 절 부르고 있답니다 ^^
나이스 샷!! ㅋㅋ
아리가또 !
오오~~ 너무 멋진걸 ㅋㅋ
역시 불란서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꼬냑이었어요 ㅋㅋ 형 님~~~ 빨랑 보고싶어요~ ㅋㅋ
오빠 멋쪄요!! >ㅁ<""" 후훗;; 무사귀환을 축하드립니다.ㅋ
죽이지? ㅋㅋ 내가 생각해도 통쾌하다 ㅋㅋ 내일보자고 ^^
오오~~ 그 와중에 할마 대단하구나~ 사진도 이야기도 시원하다! ㅋ
그렇지요...일휘소탕 혈염산하 입니다 ^^
할마...너의 진명목을 보여주고 왔꾸나...이제 너를 세계에 알리는구나~ㅋㅋㅋㅋ
그럼요 ^^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진상입니다 ^^
역시 특이해.. ㅡㅡ;;
특이하긴 뭐가 특이해 ! 내 property 에 대한 의무 행사를 했을 뿐이라고 !
잘했어~!!!!
그쵸? ㅋㅋ 살짝 부끄럽기도 하지만, 자랑스럽답니다.^^
ㅎㅎㅎㄷㅐ단스~~^^
근데 이제는 병샷 못하겠답니다 ^^
멋지다~ 간만에 '진상'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구만-ㅋㅋㅋ 무사귀한 축하하오~-
그래...딱 어울리는 표현이 "진상짓" 인가봐 ㅋㅋ 고마우이~ 이따 봅세 ^^
[질문] 방콕에서 X줄탈 때도 카레 냄새가 났는지요?
ㅋㅋㅋ 그랬던가요? ㅋㅋㅋ 한국에 온지 3일 정도 되니 몸 속의 카레 기운은 이제 안남은것 같습니다 ^^
레미마르땡;; 그나마 XO 아니어서 다행이네..크으 낼 봅시다.
그러게...VSOP라서 천만다행 ^^
ㅎㅎㅎㅎ
그저 웃음만 나오시나? ㅋㅋ
오늘...꼬냑 마시자~~ ㅋㅋㅋ
어제 마셨으니깐 됐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