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돼지가 숫자세기 연습을 합니다.
'하나 뚤 센넷.. 그리고~그리고~ 열둘!'
지난번 소풍에서 숫자 세다가 망해서
전세계적으로 쪽 팔렸던 생각을 하면 아. 정말..
죽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딱 떨어지게 숫자를 세어 명예를 회복해야 해요.
또 한번 잘못되면 나 완전 새 됩니다.
진짜 죽어버릴꺼에요.
나무 뒤 여우가 연습하는 돼지를 늘 살펴봅니다.
올림픽 대표선수보다 더 땀을 뻘뻘 흘리며 연습을 하고 있네요.
돼지는 머리를 들면 기억이 자동으로 리셋되잖아요.
그때마다 연습한걸 다 까먹습니다.
그래서 여우는 걱정할게 없어요.
소풍가서 숫자세다 아우성 난 틈에 슬쩍 작은 돼지 한 마리 물고 튀면 되거든요.
옆에서 구경만하던 소는 안타까웠습니다.
내일 소풍가는 대장돼지가 딱해서,
더는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
그래서 '나부터 센다'라고 쓴 쪽지를 한 장 만들었어요.
"이걸 숫자세기 전에 꼭 열어봐" 라고 다짐하며
돼지부랄 사이에다 접은 쪽지를 끼워줍니다.
여우가 그 광경을 보고 머리가 복잡해요.
돼지사냥이 잘 되려면 저 쪽지를 처리해야만 해요.
여우가 가짜 쪽지를 한장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전화번호 007, 뱀에게 부탁합니다.
"미화 100달러를 줄테니,
이 쪽지를 돼지부랄 옆 쪽지와 바꿔치기해달라"
제안합니다.
뱀이 말해요.
"이래봬두 나는 신사요. 비겁한 거래는 안 하오, "
여우가 뱀을 속입니다.
"오늘 밤 쪽지 바꿔치기는 몰카 찍는겁니다. 100달러는 출연료고요."
오케이. 그까지꺼 뱀에겐 너무 쉬운 일...
농장이 모두 잠든 그날 밤 뱀이 스르륵~ 돼지한테 가서
부랄에 낀 소-쪽지를 여우-쪽지로 바꿉니다.
그리고 100달러 받아 챙겼어요.
다음날 아침 12마리 돼지들이 소풍을 갑니다.
들판을 지나 계곡 사이로 꽥.꽥. 노랫소리 짜지러 지고
드디어 큰 개울을 건너고
물에 빠진 돼지 없나..
대장돼지가 숫자를 세도록 하겠습니다.
얼른 자기 부랄옆에 낀 쪽지를 꺼내 들고 짝 폅니다.
'메~롱!....'
하;.. 씨. 대장돼지가 눈이 노래졌습니다.
소풍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농장으로 달려와서 아무거나 막 뒤집어엎으면서
꽥.꽥, 소에게 깽판을 칩니다.
쪽팔려서 죽지 못해 살고 있는 나에게
어떠케 이럴 수 있냐 꽥 꽥 쒯!~~
꺼억..꺼억.. 소가 부정합니다.
이상타.. 닭이 얼른 CCTV를 돌려 봤더니,
100달러 받고 뱀이 쪽지를 바꿔 치고 있네요.
그때부터 돼지는 뱀만 만나면 와구씹어 먹어 버립니다.
뱀들이 모두 굴 속으로 숨었어요.
씨가 말라가요.
뱀은 이유도 모르고 무조건 돼지에게 먹혀요.
그래서 2천 년 동안 쌓이고 쌓여서
이제 뱀에게 남은 건 독 뿐입니다.
아무것이나 물면 다 죽어요.
어느덧 나에게도 날씨 화창한 주말이 왔습니다. ㅋ
지인의 주선으로 소개팅을 하게 되었지요.
매력적인 여성분이 나왔더라고요.
무슨 말을할까 하다가
“나는 뱀띠입이다. 그쪽은 무슨 띠세요?”라고 물었더니
그 여성분이 "돼지띠요." 그러는 거예요.
으잉 돼지띠?
그냥, 확.. 패줄까.. 하다가
간신히 참고 집으로 들어와서 화를 삭이면서 이 글을 씁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윤슬하여님이 돼지글 물어보신 거 생각나서
드문드문 대충 비슷하게 기억나는 대로 해놨는데요.
옛날에 원본하고 똑같이는 못하겠어요.
없어진 그 글은 대충... 이런 식이 었다.라고만 보여줍니다.
첫댓글 소늘 정말 천진하고 착하지요
제가 사료를 주러가면
서로 빨리 먹겠다고 난리부르스 하면서도 항상 질서있게 자기자리로 가서 기다리지요
결론은 그 여성과는 인연이 아니였던 겁니다
인연이면 눈에 콩깍지가 씌워져서
어떤 이론과 설화와 전설과 논리도 필요없지요
이젤누님. 아는것도 많으셔요. ㅋㅋㅋ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돼지 엄마 '윤슬하여'님 덕에
글 한 편을 읽네요. 코맙십니다. 도깨비불 님!
박시인님 고맙습니다. ㅋㅋㅋ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ㅎ
네. 홍실이님.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 ㅋ
그래서
우리때만 해도
돼지띠랑 뱀띠가 만나면
상극이라 했던가 봅니다
하얀돼지 부랄은
붉그레한 진달래색이면서
하트모양이에요
하트모양이 사람의 심장 모양과
가깝다지만
제가 본 돼지부랄은
완벽한 하트모양이죠
그 쪽지를 부랄쪽이 아닌
귀에다 묶어 뒀으면 완벽한데
머리나쁜 소머리였네요ㅎㅎ
쫄지 않고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는 동화같은
돼지글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드넓은 초지만 보면
우리돼지들 풀어 놓고 실컷
뛰놀게 하고 싶다는 생각 간절하기도 ᆢ
생후 3ㅡ4주가 되면 엄마젖을 뗍니다
이 번 주 목요일에 이유한 새끼돼지에요
돼지박사시네요. ㅋ 돼지엄마같이 초원에 실컷 놀게해주고 싶어하는 마음씨까지.
@도깨비불 사람보다 돼지하고 더 친합니다ㆍ
돼지는 죽어서도 웃죠
염화미소 ㅎㅎ
@윤슬하여 쪼매 궁금해서 그러네요
돼지 두육수가
몇백...?
아님 몇천 ....몇천은 좀 많을려나요..ㅎ
@믹스
ㅎㅎ 대략 2천 몇 백 두에요
여to남은 알아묵엇는데
요번 글은 뭔말인지 모르겟어요
도깨비불님
저의 head가 문제가 있나봐요 ㅎㅎ
그런가봐요. ㅋㅋ 글중에 젤 쉬운건데요.
뱀띠가 돼지띠하고의 악연을 말한거옵니다.
하이구 젊은사람 글을 만나니
소개팅 단어도 듣네요
소개팅 이 말 언제적 써본걸까? 아~~아득하여라
인연이 아니되려니
별꺼이 다 문제가 되구만요
도깨비눈에 불날정도
미인이 아니었나요?
조오기 아래 원피스를
안입었어요?
청바지에 자켓패션 취향할매 댕겨가유 ㅋ
누님. 우리끼리 언제 소개팅한번해요. 청바지에 자켓 사들고 월미도에 가서 놀이기구 탑시다.
@도깨비불
소개팅 햐~~
그람 할배 소개시켜주나유?
놀이기구 탈라묜
청바지구만 딱
꽉 낀 청바지로? ㅋㅋ
@정 아 나하구 팅-하고. 나하구 놀이기구 탈거라는데. 무슨 할배를… 같이 놀이기구 타다보면 앗찔할때 쓸어안고 막 만지고 그런거 다 아실테궁 ㅋㅋ
이번글은 이해하기 쉽게 쓰셨네요
돼지대장이 숫자를 잘 잊어버리지만 저도 숫자를 잘잊어버립니다
특히 인증번호 어쩌구할때 숫자만 나오면 긴장하거든요
저도 돼지대장과 비슷합니다
어찌되었든 돼지와 뱀이 상극인것은 잘 알겠습니다
건강한 하루되세요~
아. 잘 잊어 버리시는군요. ㅋㅋ
저는 잘 안 잊어버려요. 누군가가 전화번호책 한권을 외운다는 소릴 들은적 있는데요.
거기까진 아니지만 외우는게 잘 되는... ㅋㅋ
어~안돼는데
나는 돼지 울아들은 뱀~
난 울아들한테 사랑받고 싶은데.........
클났다.~^^
좋은사탕님 돼지시네. 팍.. 아드님이 뱀? ㅋ 클났네요. ㅋㅋㅋㅋ
뱀이 가족 사랑을 얼마나 깊게 잘 하는데요. 걱정마세요. 사랑 더 많이 받으실겁니다.
그래서 돼지가 뱀을,
아항~~ (바보가 깨닫는 소리ㅎㅎ)
아기 돼지 삼형제도 그렇고 소풍 가는 돼지들도 그렇고
돼지들을 바보로 묘사한 동화들이 많은데
실은 돼지가 똑똑하고 청결한 동물이라네요.
재미난 글 잘 보고 가요.
옛날에 사라진 글. 기억나는 만큼만 써져서 별로 감흥이 부족. 재밌다고 반응 주신 고마움.
이제 앞으론 글 자주 못쓰게끔 시간이 안 날거 같아요.
재미있는 성인용 동화입니다.
글재주가 뛰어나십니다.
과찬이심…
돼지띠 여자가 용띠 남자 만나 아들을 낳으면 사고뭉치가 된다고 ㅎㅎ 웃자고
글 자주 볼라믄 계속 아파야 하는데 그라면 안되겠꼬 얼릉 낫긴해야제
누님. 아무래도 돼지띠신거 같은데... 흠.
와 정말 잼나게 읽었어요
그러셨군요. ㅋㅋ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