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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 받으신 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주님의 세례는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드러낸 사건이다.
그러므로 주님 공현 대축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전례력으로는 이 주님 세례 축일로 성탄 시기가 끝나고,
다음 날부터 연중 시기가 시작된다.
오늘 전례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
성령을 내리시고, 당신의 아들로 선포하십니다.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도
만민의 주님께서 전해 주신 평화의 복음을 전하기로 다짐합시다.
제1독서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이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42,1-4.6-7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2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3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4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마침내 세상에 공정을 세우리니,
섬들도 그의 가르침을 고대하리라.
6 ‘주님인 내가 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네 손을 붙잡아 주었다.
내가 너를 빚어 만들어, 백성을 위한
계약이 되고, 민족들의 빛이 되게 하였으니,
7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주기 위함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0,34-38
그 무렵 34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하였다.
“나는 이제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35 어떤 민족에서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 주십니다.
36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곧 만민의
주님을 통하여 평화의 복음을 전하시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보내신 말씀을
37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한이 세례를 선포한 이래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온 유다 지방에 걸쳐 일어난 일과,
38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신 일도 알고 있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렸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5-16.21-22
그때에 15 백성은 기대에 차 있었으므로,
모두 마음속으로 요한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16 그래서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21 온 백성이 세례를 받은 뒤에 예수님께서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리며 22 성령께서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분 위에 내리시고,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성탄이 하느님께서 우리 곁으로
찾아오신 사건이라면, 주님의 세례는
예수님께서 참하느님으로서, 죄로 말미암은 아픔과
상처로 얼룩진 우리 마음 깊은 곳으로 더 다가오시어
내 편과 내 짝이 되어 주신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에 앞서 나자렛에서 목수 일을
하시며 서른 해 동안 당신을 드러내시지 않고
평범한 우리 인간의 이웃으로 사셨습니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우리네 인간 삶의
곡절과 파란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십니다.
죄인의 처지에 대한 공감과, 그러한 처지에 있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자비로써 주님께서는 우리들 틈에 끼시어
‘죄인들 가운데 하나’가 되시기를 마다하시지 않았습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참사람으로서, 인간이 겪는 죄의
상처와 분열의 근본 원인을 밝히시고 없애시려 합니다.
인간이 겪는 모든 아픔과 타락의 바탕에는
늘 자신을 드러내고, 형제들을 내리누르는
교묘한 형태의 폭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길은 다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손가락질받는 죄인들 틈에 끼시어
자신을 낮추시고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당신을
파견하신 아버지 하느님께 모든 주도권을 건네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함께 겸손하게 걸어가는 길,
여기에 인류 구원의 핵심이 있습니다.
살아 계신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을 때
우리 인류에게 희망이 찾아옵니다.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의 머리 위로 홀연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 형상으로 내려오며 하늘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2).
이는 예수님의 태도에 대한 성부와 성령의 화답이요 강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 힘으로 당신의 남은 사명,
곧 공생활의 여정을 살아가실 것입니다.
(김동희 모세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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