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를 둘러싼 문제들은 뭔가 항상 복잡한 듯 하지만, 지금 이천수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한 결정을 내리는 것뿐이다. 유럽에서 최선을 다할 것인가? 아니면 고향으로 돌아올 것인가?
페예노르트가 이천수를 한국에 되팔려 한다는 보도는 사실일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천수는 페예노르트에서 떠나야 한다. 구단이 선수가 떠나주기를 바라는데 굳이 그곳에 있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페예노르트가 이천수에 대한 대가로 원하는 돈은 말도 안 되는 액수라고 생각한다. 이천수는 경기를 많이 뛰지도 못했고 득점도 없었으며 향수병에도 시달렸다. 거기다가 부상까지 당했는데, 어떻게 그의 가치가 2배로 상승한단 말인가? 또한 그런 어이 없는 이적료를 낼 K리그 구단이 있기는 할까?
한 가지 확실할 것은, 이천수가 이번에 한국으로 복귀하면 유럽으로 나갈 기회는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에서 뛰는 게 그리 나쁜 것도 아니고, 나 역시 K리그 무대에서 이천수가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가끔 보면 이천수에게는 외국에서의 삶을 견딜만한 성숙함이 없는 듯 하다. 이것도 크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저런 성격의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니까.
내 고향 친구들 중에는 해외에서 사는 것을 꿈조차 꾸지 못하는 녀석들이 있다. 그 친구들은 어찌 어찌하여 해외에서 살게 된다 해도, 제대로 적응 못할 것이 눈에 훤하다.
페예노르트가 이천수를 정말 팔고 싶어한다면, 이천수는 한국에 오거나 유럽의 다른 리그에서 도전을 해봐야 한다. 이미 이천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겠다는 꿈을 만천하에 드러냈던 적이 있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했던 것이지만, 전 유럽 챔피언이기도 한 유서 깊은 클럽인 페예노르트에 입단해 “좀 있다가 잉글랜드에서 뛰고 싶은데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현명한 일이 아니다.
2시즌 정도를 뒤고 나서 저런다면 구단도 현지 팬들도 이해해줄 것이다. 그러나 페예노르트 유니폼을 입고 공도 차기 전부터 저런 말을 한다면 그 누구도 반가워할 사람이 없다. 이는 마치 결혼식 날 “지금은 당신이랑 결혼하지만 내가 진짜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보다 나쁜 결혼의 시작이 또 어디 있을까?
이천수는 네덜란드의 다른 팀인 FC트벤테로 가는 게 좋을 지도 모른다. 트벤테의 현 감독은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을 맡았던 스티브 맥클라렌인데, 맥클라렌은 잉글랜드 진출의 좋은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직접 프리미어리그 구단을 노려보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페예노르트에서의 첫 시즌 때문에 과거보다는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상에는 항상 옵션과 기회가 있기 마련이다. 어쩌면 이천수는 소규모 구단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선 다음 두 걸음만큼의 거리를 뛰어넘듯이 말이다.
이천수에게는 잉글랜드 혹은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 자신감 넘치는 정상 컨디션의 이천수는 대표팀의 큰 자산도 될 수 있다. 이천수가 있다면 월드컵 최종예선도 좀 더 쉬워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황을 보면 그런 일이 쉽게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페예노르트가 이천수를 팔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천수는 더 열심히 운동해서 페예노르트의 주요 멤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천수는 현재까지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금 떠난다면 페예노르트 팬들은 아마 그를 상관도 안 할 것이며, 몇몇 팬들은 이천수가 떠났는지 안 떠났는지 눈치채지도 못할 것이다.
해외로 간 모든 선수들이 금방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토레스나 산타크루즈가 있는가 하면 데니스 베르캄프 같은 선수도 있다. 베르캄프 수준의 선수가 인터밀란과 아스날 초반에 상당히 고생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더군다나 베르캄프는 고향에서 가까운 곳에서 뛰었다) 문화가 전혀 다른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이천수에게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페예노르트가 이천수를 팔아 5백만 달러를 챙긴다면 이천수를 내보내려 하는 페예노르트를 비난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책임은 있다. 이영표와 박지성은 힘든 초기 생활을 넘어 네덜란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러나 그들보다 더 활발하고 활동적인 성격의 이천수는 경우가 좀 다르다. 어쨌든 페예노르트도 선수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큰 돈으로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는 먼저 알아보고 질문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조금만 알아봐도 이천수가 한국 선수들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천수의 저러한 점이 그를 더 특별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이천수에게는 뭔가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해낼 능력이 있다. 이천수는 자신이 인정받는다고 느껴야 제 기량을 발휘하는 성격이다. 호통과 야단을 쳐야 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어깨 동무를 하고 달래야 하는 선수가 있다. 이천수는 후자라고 생각된다.
이천수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페예노르트에게도 적절한 타협과 양보의 지혜가 필요하다.
***존 듀어든은 런던 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을 졸업했으며 풀타임 축구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가디언, AP 통신, 축구잡지 포포투(영국, 한국), 골닷컴에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를 송고한다.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그는 호주 ABC 라디오와 CNN에서도 활약하는 국제적인 언론인이다.***
http://cafe.empas.com/duerden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http://news.empas.com/issue/show.tsp/4249/20080702n08524/s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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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듀어든 LSE출신이네...ㅎㄷㄷㄷㄷ
스페인 네덜란드에서 적응 못했는데....영어를 뛰어나게 하는것도 아닌이상 이제 예전처럼 epl간다고 땡깡도 안부릴꺼같고...;; 암튼... 그냥 k리그 돌아와서 다시 국대 복귀하고 그런것도 좋을듯...듀어든 말이 맞네요...사람 성격상 외국에 못있는 사람도 있는데....이천수는 그런 성격인듯 ㅠㅠ 축구를 못해서가 아니니까... 네티즌들한테 좀 까이기는 하겠지만..그래도...
그치만 본인의지는 무조건 해외이고 프리미어리그라고 하니까 그게 문제인거죠 한번 자신의 의지실패로 실패했기때문에 또 다시 도전한다면 악에 받쳐서라도 근성있게 버텼어야죠 첫인상부터 안좋게 나오니 ;;;;;;;; 또 적응하는데 여친문제 향수병 빨리 프리미어리그로 가고싶은 조급함....... 이러니 해외리그에 또 갈수있다고해도 더 이상 기대가 안될것같아요
왜 해외가면 적응을 못하지 그성격이면 친구도 많이 생길거 같고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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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라 저래라가 아니라 이러는게 어떠냐로 받아들이시면 될듯..;; 충고정도는 할 수 있는거죠
글좀 잘 읽으시고..
난독증?
뭐 글 이해 좀 못하면 난독증이라 뭐라하는데 진짜 꼴불견이네. 글 좀 이해 못할 수도 있지 자기는 뭐 보는 즉시 다 이해하나? 그럼 언어영역 1등급 맞것네. 난독증이 뭔지나 알고 저러는건지 원.
울나라에서는 왕처럼 지낼수 있는데 해외에서는 그러지못해서?
선수몸상태상관없이 훈련강행시키고 그런다죠..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적응하느라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개념글밖에쓸줄모르는 님이부럽기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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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휴가가는거 , 입단하자마자 "영국가겠다" 이건정상?
맞아요 그건 큰 실수인거죠 그건 자신의 맘속에서만 갖고있어야하는것이고 인터뷰에서는 뼈를 묻겠다는 식으로 말했어야합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소개팅하는데 첫인상부터 짜증나는케이스랄까?? 별로 뭔가 있는 느낌은 없는데 자신스스로 자화자찬 잘났다고 하는거........ 그리고 폐예노르트가자마자 자신사생활때문에 한국에도 또 왔다갔다하고;;;;;;;;; 여러모로 안좋은걸로 찍힌겁니다 그러니 뭐가 좋다고 애지중지하게 아끼겟습니까?
시즌도중에 적응못해 휴가온것과 자기마인드를 컨트롤하지 못한것 이천수자신의 문제가 더크죠...이동국의이어 또 2번째 유럽실패군요...좀 기대했었는데..
사실 이런건 구단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물론 구단이 선수에게 어떠한 입장을 말하지않는채로 바로 행동으로 옮긴것도 잘못이긴하지만 선수또한 구단에게 강하게 어필할수있는 무언가를 보여주지못했고 하물며 사적인 이유로 한국에왔다갔다한것도 구단에게는 기분안좋은모습인것은 사실입니다 왔으면 당분간은 미친듯이 지내야하죠 네덜란드에서 생활한지 얼마지나지않아서 바로 한국행을 택한것도 문제가 있엇고 ;;;;;;;
듀어든은 다 개념글이네
솔직히 초반 가자마자 프리미어리그 얘기 꺼낸건 대박 실수다. 생각 좀 하고 말하길.
런던 정경대학 개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