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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 공감이 되고 재미있어서 퍼왔습니다..
---------------------------아래가 원글--------------------------------
3수 끝에 드디어 취뽀한 대기업 합격 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나름 7개월 간 고난과 굴욕의 시기를 지내며 느낀 점과 노하우를 말씀드리지요.
소위 스펙이라 한다면
경희대 서울 캠. 의상학과. 3.65/4.5 토익 910. 토익 스피킹 7. 토익 롸이팅 7.
교사자격증. 양식조리기능사 자격증. (면접가면 이거 왜 땄냐고 다들 물어봄)
어학연수 無. 교환학생 無. 인턴 無. 4개 내한 공연단에서의 알바.
문제는 전공! 의상학과.
하지만 의류회사는 별로 가고 싶지 않기에
(4년제, 2년제, 패션학원 등등 인력배출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연봉은 적은데 일은 많다는...)
'어디든 되겠지.' '이력서 10개 쯤 쓰면 될꺼야.'
'그래도 종업원 수가 300명은 되는 곳에 써야되지 않겠어?' 등의
야무진 꿈을 꾸며 구직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의류와 관계없는 경영지원직 (인사,총무,기획,교육,마케팅,상품개발 등등)분야로.
하지만.
저는 분명히 수능만 보고 들어온 자연계인데
보통 사람들의 생각으로는 "미술 실기봐서 들어가는 곳" 의식 때문인지
의류회사 말고는 서류 통과되는 곳이 거의 없었어요.
예능계로 인식을 하는데 누가 사무직을 맡기려고 하겠습니까.
커리어의 모의지원 결과도 전공이 너무 취약해서 대기업 합격 가능성이 낮다고 하니...
전공을 상관하지 않는 "영업직"이 있지만, 힘들어 하는 사람도 많고
제 주위에서도 영업하다가 뛰어나온 사람이 심심찮게 있어서 꺼려짐.
7개월 동안 쌓여가는 이력서 약 60 여 개.
통과된 이력서는 달랑 5개...
KLM 네덜란드 항공 (최대 고용기간이 2년이고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소문에 면접 안 갔음.)
옥션 (미국 e-bay 가 인수한 옥션. 그때는 집단 소송 난리 터지기 전이였음...면접에서 실패.)
태광산업 (광화문 흥국생명,쌍용화재 등등의 모기업. 최종면접까지 보고 떨어졌음.)
애경유통 (애경백화점, AK면세점에 이어 분당 삼성 플라자 인수한 애경. 적성검사가 어려워서 떨어졌음.)
파리크라상(SPC 그룹의 하나. 같은 그룹안에 삼립,샤니,파리바게뜨,베스킨,던킨,파스쿠찌...면접에서 실패.)
이렇듯 자존심 때문에 대기업만 썼지요. 어렵게 서류 통과 되고 나서도 모두 떨어졌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이거죠. 취업이 되려면 세가지 중에 하나를 해야한다.
1. 학교가 확실하게 SKY 거나
2. 전공이 확실하게 좋거나
3. 해외에서 살다와서 영어나 일어를 확실하게 할 수준이 되거나
저처럼 애매한 학교에 회사에서 원치 않는 전공이니
서류통과조차 어렵고, 통과가 되어도 면접이 만만치가 않았어요.
면접에 부른 까닭이 신기해서 함 보기나 하려고 부른것 같다는 느낌도 받은 적 있고요.
암튼 다 떨어지고 나서
6월이 되니 경력직 위주로 공고가 나고, 7월이 되니 인턴만 뽑고...
벼랑 끝에 몰렸죠.
08년 하반기를 노려보고 싶지만
상반기에 저를 떨어뜨린 대기업들이 갑자기 저를 받아줄 이유도 없을 것이고
때마침 폭발하신 아버지의 설교를 새벽까지 듣고 나서
더 이상 집에 있다가는 병신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래서 결국 눈을 팍 낮추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대기업이 문제가 아니라
1. 연봉을 괜찮게 주고
2. 집에서 가까운 곳 (개인적으로 지하철 타는 것에 유난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이 두가지가 저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죠.
원치 않던 의류회사도 쓰고, 아주 작은 회사도 쓰고 했더니
금새 연락이 오고,
열흘만에 면접 다 보고 출근을 하게 되었지요.
현실을 받아들인 것 입니다.
지금 남자 나이 28인데, 내년에 신입은 정말 막차타고 가는 거라서 불안했거든요.
사법고시 되겠지, 되겠지 하면서 장수생으로 살다가 결국 시험도, 취업도 못하는
케이스의 리틀 버전이 될까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현실. 88만원 세대의 현실이 있었죠.
제가 면접장에서 만난 사람들 케이스 밝혀 볼까요?
수능 점수 무지 높은 경희대 관광대 출신 - 경* 신문 구매과에서 2300 받다가 뛰어나와서 구직활동...
역시나 같은 경희대 관광대 출신 - 모 호텔에서 연봉 1500 ...받다가 뛰어나와서 구직활동...
경희대 문과대 출신 - 연* 뉴스에서 사무직이었는데 연봉 2000 안 됩니다.
금융계열가서 돈 많이 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막상 현실을 돌아보면 안 그런 경우가 너무나 많더란 말입니다.
이번에 제가 붙은 회사는 의류수출회사인데, 직원 30명 정도에 수출만 하는 회사입니다.
어디가서 "저 여기 다녀요!" 외쳐도 잘 모르는 곳입니다.
하지만 제가 희망하던대로 연봉 2900+알파에 집에서 택시비 3500원 나오는 거리에요.
무엇보다도 좋은 건 제가 모르던 분야인 "무역" 관리직을 맡아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게 너무 좋아요.
학교에서는 재봉틀 돌리고 물감 뿌리고만 했지 "경제" 관련해서는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평생 관심도 없을 것 같던 환율, 신용장, 선하증권...이런 것들을 회사에서 배워가면서 조금씩 똑똑해지는 기분. ^^
물론 남들이 "나 삼성 다녀." "엄친아 이번에 대한항공 들어갔대." "엄친딸은 금융감독원 다닌다나."
이런 소리 할 때 마다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하겠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일을 하고, 연봉도 괜찮게 주고,
지각의 위기가 닥쳐올 때 택시타고 10분 만에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렵니다.
비록 대기업 뽀개기는 못 했지만,
나름 지난 7 개월 간 자기소개서 고치고 또 고치면서
느낀 팁을 말씀 드리자면
1. 성장과정 - 너무 상투적인 표현을 자제해야 할 듯 싶어요.
EBS 특강 유순신 강사의 강의 내용 다시보기 한 번 해보세요. 진짜 가슴에 팍팍 꽂히는 내용이 많습니다.
거기서도 언급되었는데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엄하신 아버지와 자식을 위해 희생하시는 어머니 슬하에서..." (엄하신 어머니와 사랑넘치는 아버지는 절대 없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내용...저도 비슷한 거 초창기에 썼는데, 다 지웠습니다.
2. 지원동기 - 추상적인 동기나 수필계통 분위기 자제.
저는 처음에 제가 쓴 거랑 남에꺼 베낀 거랑 섞었는데,
사실 별로 쓸 내용이 없어서 알맹이는 없이 얼버무리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썼습니다.
어느 순간 자료를 찾다보니 이런 조언이 있었습니다.
"그 회사의 비전과 직무내용을 정확히 알아서 거기에 부합하는 이러이러한 역량을 내가 갖추고 있으니 날 뽑아달라."는
컨셉으로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대요.
저는 그동안 직무 내용을 잘 모르다 보니 자꾸 얼버무리면서
괜히 성실, 끈기, 열정, 도전, 집념의 한국인 이런 거 강조했거든요.
싹 뜯어고쳐서 구체적으로 썼더니 우연일지 몰라도 2달 동안 잠잠하던 핸드폰이
1주일 사이에 애경, 태광, 파리크라상에서 연락을 주더군요.
그리고 지원동기 중에 자제하라고 모 은행 캠퍼스 리크루트에서도 꼽은 내용인데
"어렸을 적 부터 엄마와 함께 **은행을 드나들면서..." 내지는
"귀사의 **아이스크림 맛을 보고 흠뻑 반해버린 어린아이가 바로 저..."
이런 수필계통은 자제하는 게 옳을 듯 싶습니다. 저도 초창기에 쓰던 내용인데, 지금 보면 상당히 유치해요.
특히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밤에 자기소개서 쓰면 이런 방향으로 글이 흘러가기 쉽다고 합니다.
밤에 쓴 연애편지, 아침에 보면 유치하잖아요.
3. 작은 것에 신경쓰기!
1) 오자, 탈자 - 흔히 재수생의 문제점을 자기가 이미 다 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저도 제 자기소개서를 몇 달 동안 보다보니까 건성으로 읽으면서 틀린 글자를 못 잡아내는 경우가 생겨요.
특히 기업에 따라 자기소개서 내용을 고치는 과정에서 실수가 심심찮게 생기죠.
2) 이메일 주소 - 영문 이력서 내시는 분들은 반드시 점잖은 이메일 계정 쓰세요.
보통 자기 이름 들어가게 해서 만들어서 쓰시면 돼요.
그리고 국문 이력서도 되도록 점잖은 이메일 주소가 좋을 듯.
같은 사람이라도 yk.park@ 과 sexy747@, dudwlsxx@ eeeeegm08@ 이런 건 이미지가 완전히 다르잖아요.
3) 이건 진짜 제 개인적인 생각.
저희 학교 만점은 원래 4.3 이라서 3.424/4.3 이렇게 썼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부터 3.65/4.5 로 쓰기로 마음 먹었죠. 어차피 4.5 쓰는 학교도 많은데
3.424는 괜히 좀 없어보여서 말이에요. 34살과 반올림해서 37살의 느낌은 차이가 크잖아요.
4. 할 수 있는 거 다하기 - 토익과 자격증
이미 졸업한 마당에, 학점을 고칠 수가 있나 학교 간판을 바꿀 수가 있나...
이 나이에 뜬금없이 어학연수를 가는 것도 이상하죠.
조금이나마 노력할 수 있는게 토익인데요, 제 생각엔 토익과 함께 토익 스피킹&롸이팅도 점수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곳은 얼마 없지만, 최소한 이력서에 한 줄 더 써넣을 수 있고, 객관적인 자료가 되니까요.
자격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직무과 관련이 있는 자격증이면 제일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없는 거 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도 양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왜 땄냐는 질문은 계속 받았거든요.
면접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에
"그냥...그냥 땄어요." "놀다가 보니까 심심해서요." "엄마가 저보고 일찌감치 기술 배우래요."
라고 답변하면 절대 안 되고
"저는 원래 목표의식을 가지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 요리를 취미로 배우는 김에 자격증까지 땄습니다.
항상 어머니께서 식사를 차려주셔서 평소에는 그 소중함을 잘 몰랐지만 직접 요리 해보면서
세상에 쉬운일이 없다는 걸 깨달았고 음식의 소중함도 느꼈습니다."
라는 식으로 잘 풀어서 본인을 포장해야겠죠.
면접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 요령의 기본은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를 말하는 겁니다.
학교에서 모의 면접을 해보셨거나 실전 면접을 겪으신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저 처럼 대책없이 졸업하고 면접 직전 패닉 상태에서 우황청심환만 원샷 하시는 분들은 꼭 알아두세요.
예를 들어
"배낭여행을 2개월 넘게 하셨는데, 주로 어떤 곳에 가보셨나요?" 라는 질문에
"저는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태리, 헝가리, 체코...그리고 아! 모로코도 갔었고 네덜란드도 갔습니다."
이렇게 답단형으로 끝내면 안됩니다. 자신을 홍보할 기회를 줬는데 그냥 걷어 차버리는 거에요.
면접관은 출입국관리소 직원처럼 나라 갯수에 관심있는게 아니거든요.
"저는 서유럽과 동유럽을 둘러보면서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우리나라와 다른 생활방식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오랜동안 혼자 여행을 하느라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독립심과 대범함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그 밑바탕이 된 것은 저의 체력과 적극적인 성격, 또 꾸준한 영어공부에 따른 자신감이었습니다."
조금 낯이 간지럽지만 이런식으로 썰을 풀어나가셔야 합니다...
어차피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 면접 좀 봤다하는 애들은 다들 이런 포장된 멘트 날립니다.
들으면 척 알죠. 저게 갑자기 나온 답변인지 집에서 외웠는지, 어투만 들어도 티가 나는걸요.
5. 영어공부 - 회화
토익과 어학연수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 다는 사실은
910 점을 받은 제 자신을 봐도 그렇고
제 옆에서 함께 버벅되던 어학연수 1년+ 토익 975 점짜리 지원자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보통의 순조로운 영어면접 - "영어로 자기소개 해보세요."라는 질문을 던져주셔서
집에서 영작해서 달달 외운 것을 말하고 끝내면 좋겠지만
안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제가 태광산업 최종 면접에 갔을 때 면접관께서
"오늘 날씨가 상당히 덥죠?"
"네~"
"더위 극복 방법에 대해서 3분간 영어로 말해보세요."
이런 센스있는 화두를 던져 주시는 바람에 토익 975, 토익 910...열심히 버벅거렸습니다.
회화 공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하셔야 하고, 외국계 준비하시는 분은 더더욱 철저히 하시길 바래요.
원어민 출신 분들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저같이 실전 회화에 약한 사람들은 꼬옥~.
6. 면접 - 연습만이 살 길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그냥 가서 단답형 답변. 즉석 답변....이런거 했는데요.
인터넷에 찾아보시면 빈도가 높은 질문들과 모범 답안이 나와있어요.
한 번씩 봐 놓으면 실전에서 훨씬 수월해요.
실제로 최종 면접까지 가다보면 나올 만한 질문이 뻔히 보이더라구요.
예를 들어 "아버지 뭐하시나?" 이런거.
"평생 월급쟁이 노릇을 하시다가 요즘은 집에 계십니다."
-> 단어 자체가 불손하죠...월급쟁이,노릇...이젠 별 볼일 없다는 듯한 마무리.
"**에서 20년 넘게 **일을 하시다가 은퇴하셨습니다.
좋은 인품을 갖추신 아버지 덕분에 제가 이러이러한 영향을 받아서 지금 이 만큼 된 것 같습니다."
-> 면접은 역시 포장의 기술이에요. ^_______^ 단답형 NO!
면접에 대해서는 할 말이 너무나도 많지만, 하나 더 말씀 드리자면
"그 회사에 대하여 알고 가라"는 겁니다.
제가 몇 달전 신문에서 읽었을 때도
'회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인터뷰어가 제일 싫어하는 인터뷰이 1위를 차지했던 기억이 납니다.
쪽팔리지만 저의 경험담을 말씀드리죠.
옥션 면접을 봤는데, 역시나 옥션의 싸이트 운영방식에 대한 생각을 묻기도 했고,
회원등급, 카테고리 분류, 이용경험...뭐 이런거에 대한 질문이 오갔습니다.
제길슨...이 때가 제 난생처음 면접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갔죠. 옥션에서 쇼핑한지도 3년 지났었나...그래요.
당연히 저런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해서 쫄아있던 상태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옥션의 개선방안이나 제안할 꺼리를 말해보라는 겁니다.
즉흥적으로 그냥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대로
몇년 전 G마켓이 이효리를 모델로 써서 확 떴으니까, 옥션도 괜찮은 광고모델로 교체하자고 제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누구를 추천하고 싶냐는 질문에
평소 텔레비전을 거의 안 보는 저는 마땅한 연예인 이름을 못 대서 얼굴이 노랗게 변했죠.
그때 날아온 날카로운 질문, "지금 광고 모델이 누군지는 아십니까?"
...
...
후라이팬이 머리에 날아온 기분이었습니다.
5초간의 정적이 흐른 후
"공효진씨랑 김민희씨잖아요." 라며 한심하다는 듯 내뱉던 면접관의 한 마디.
위의 상황이 눈에 그려지시죠? 지원한 회사에 대하여 최소한의 공부조차 안 한 티가 팍팍 나는 겁니다..
이런 경우 면접관들의 머리속에는
'얘는 우리 회사를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여기저기 찔러보는 뜨내기구나.' 라는 생각만 들겠죠.
물론 저도 그 뒤부터는 회사에 대한 조사 싹~ 해서 달달 외워 놓았다가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나, 질문 없습니까?" 할 때
잽싸게 손을 들어서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었죠.
예를 들어 "앞으로 중국 시장 진출설이 돌고 있는데, 중국 시장의 특성에 맞춘 특별한 마케팅 전략같은게 있습니까?" 요런거 말이죠.
괜히 "경영진의 주가조작 사건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데, 기업 이미지 관리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내지는
"최근 회장님의 장남에 대한 불법 증여 의혹이 불거졌는데 사실입니까?" 이런 기자같은 질문은 삼가하시고
"연봉은 얼마에염?" "야근수당 있져?" "면접비는 줘여?" 이런 속물같은 질문도 노노.
아, 그리고 저는 취미, 특기도 남들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걸로 만들었어요.
뭔가 활동적이고 성격 좋아보이려고 등산, 수영 이런거 정해놓고 스스로 세뇌를 시키는 거죠.
어설프게 뻥치다가는 면접에서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종목만 정할 것이 아니라,
세부사항도 대략 구상을 해놨어요.
"어렸을 적 부터 아버지를 따라 산에 오르다 보니 산이 좋아졌고,
요즘도 스트레스가 쌓일 때 마다 등산을 하면 가슴이 후련해진다.
저번주에도 청계산에 다녀왔다..." 이런 정도.
참고로 저의 원래 취미는 티비 보면서 치킨 시켜먹기 혹은 커*빈에서 된장질임.
그리고 요즘 저희 회사에서 여직원을 뽑으려고 몇 주째 한 명씩 불러다가 면접을 보는데요,
대기업 면접장에서 보던 사람들이랑은 분위기가 너무 달라요.
저희 회사가 작고, 지금 뽑는 자리의 요구사항이 고졸이상이라 그런지...
대기업 면접장 여자들은 검정색 투피스 입고
검정색에 단정한 스타일의 머리였는데
요즘 회사에 나타나는 여자들은 대부분 염색한 갈색 생머리 풀어헤치고
스키니 진과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요. 딱 "알바생" 분위기.
면접시간에 안 나타나서 전화해보면 일부러 전화 안 받는 경우도 많고요
오는 중이라고 뻥이나 치고 50분 지나서 나타나고...
(분명히 안 오려고 맘 먹고 있다가 전화오니까 뜨끔해서 택시타고 왔을꺼에요.)
제가 취직한 자리에 저보다 먼저 면접 본 남자는 귀걸이도 하고 왔대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자는게 아니라 면접 보러 오는 자세가 글렀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랍니다.
이건 남의 결혼식장에 몸빼 바지에 나시티 입고가거나 장례식장에 색동 저고리 입고 나타나는 거랑 마찬가지에요.
이래서 중소기업들은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을 하는 듯 싶네요.
자소서는 차마 부끄러워 공개를 할 수가 없으니 그냥 제가 써 놓은 내용만 참고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객관적으로 봐서 더 나은 선택이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설 때는
더운밥 찬밥 가리지 말고 들어가기. 단, 상한 밥은 제껴두기.를 원칙으로 세우세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불편한 양복입고 책상에 앉아있는게 피곤하기는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드디어 자존감을 느끼기 시작한 1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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