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단지에서 지난 19일 짙은 연기가 공중에 퍼지고 있다. (마리우폴 시의회 제공) 공유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24일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존너선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은 24일 NBC 주간 시사프로그램 '밋더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하고 있는 범죄에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왔다"고 답했습니다.
조너선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 (자
파이너 부보좌관은 아울러, 우크라이나를 위한 추가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파이너 부보좌관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에 미국의 군사 원조가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주에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날(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는 "(일정을) 미리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자료사진)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23일) 기자회견에서 "더 강력한 무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며, 무기 제공 목록과 일정들을 확인하고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 군수 지원, 5억 달러 직접 재정 지원 등 총 13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 미, 우크라이나에 '맞춤형' 무기 제공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신규 군수 지원 패키지에는 155mm 곡사포 72기와 포탄 14만4천발, '피닉스 고스트' 전술 드론 121대 등이 포함됩니다.
미군 정보 당국자는 24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피닉스 고스트'와 같은 맞춤형 무기 제공을 확대하는 데 현재 미국과 우크라이나 국방 당국의 의사 소통에 초점이 맞춰있다고 밝혔습니다.
'피닉스 고스트'는 앞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스위치블레이드' 자폭 드론을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사항에 맞춰 개조한 기종입니다.
이 당국자는 '피닉스 고스트'가 앞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러시아 공세 대응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피닉스 고스트'는 본체에 야간 투시 능력을 향상한 열화상 카메라 등을 장착하고 있어 더욱 효율적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 야간 전투 러시아군 약점 공략
미군 정보 당국이 개전 이후 현재까지 종합한 러시아군 전력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지상군의 야간 전투력이 떨어지는 점이 여러모로 확인됐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같은 정보를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아 대응 전략에 반영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육군 전문항공정찰부대인 '아에로로즈비드카(Aerorozvidka)'는 자체 제작한 드론과 함께 미국이 제공한 최신 기종을 사용해 러시아군 기갑부대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잠망경 원리로 외부 상황을 파악하는 탱크는 야간에는 시야가 차단돼 운행을 멈추고 적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정차합니다.
아에로로즈비드카 소속 드론 조종사들은 이때를 노려 움직이지 않는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 군용 차량을 찾아내 공격합니다.
드론에 대전차 수류탄을 탑재해 목표물에 투하해 폭파시키는 방식입니다.
미국은 또한 드론 조종과 운용에 필요한 위성 지도와 통신 관련 최신 자료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러시아에 '특별회담' 제안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남동부 전략요충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인근에서 특별 회담을 열자고 러시아에 제안했습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24일 "러시아 측에 아조우스탈 바로 옆에서 특별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회담에서 논의할 안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러시아군이 아조우스탈 수비대와 공장으로 피신한 민간인 1천명을 끝장내려 하고 있다"고 소셜미디어에 적었습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마리우폴을 방어 중인 우크라이나군 제36 해병여단과 아조우 연대 병력 수천명의 최후 거점입니다. 아울러 1천명 가까운 민간인이 피란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마리우폴 전투 승리를 선언하면서 "파리 한 마리도 날아들지 못하도록"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봉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영국 특수부대 파병' 조사 돌입
러시아 정부는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특수 부대를 파병해 현지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23일 밝혔습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영국군 공수특전단(SAS)이 우크라이나 서부 거점도시 르비우 일대에 파견돼 우크라이나군에 군사훈련을 시키고 있다는 첩보에 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앞서 러시아 관영 매체들은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SAS 요원 20명이 우크라이나에 투입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영국 더타임스는 지난 16일, SAS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인근에서 대전차무기와 관련한 훈련을 진행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영국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부터 우크라이나에 교관을 파견해 군사훈련을 제공해왔습니다.
대전차무기 교육 등을 진행하다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 일주일 전인 2월 17일 자국 대사 보호 등을 위한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병력을 철수시켰습니다.
러시아 당국이 이번 조사를 통해, 영국 특수부대 요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확인할 경우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갈등이 증폭될 전망입니다.
러시아는 서방 측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고 파견된 모든 인력을 철수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파견이 거론된 SAS는 해외 대테러작전 등 임무에 투입되는 최정예 특수부대입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의 SAS 파견 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진행하면서도, 관련 교육 훈련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진행하지 않고, 외국에서 진행한 뒤 복귀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