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무현 대통령이 방미중에 대북 포용정책을 수정할 것 같은 발언을 많이 했었는데, 미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변화를 분명히 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북한 핵포기 압박을 위해서 군사행동 카드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최창영 특파원입니다.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미 PBS방송과의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군사적 선택을 배제해 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직접 말했습니다.
기자: 그렇지만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다최선을 다했다가 안 되면 다음 수순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부연설명했습니다. 곧 군사적 선택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무력사용 카드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피력했습니다.
기자: 이라크전 이후 북한의 두려움이 더 커진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북한의 체제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체제 전복에는 동의하지 않았으며 부시 대통령과 이 문제 논의과정에서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인물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남북 경협과 북핵을 연계시키겠다는 입장도 표명했습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대북 강경선회를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햇볕정책과는 분명히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최창영입니다.
노 대통령 방미② "끌려가지 않겠다"
앵커: 미국에서의 노무현 대통령이 한 발언을 놓고 너무 저자세가 아니냐는 지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신경쓰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에게도 끌려가지만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연보흠 기자입니다.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오늘 기자 간담회에서 대미 저자세 외교 논란에 대해 개의치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은 한반도 불안해소라는 방미 목적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미국에 가서 입바른 소리라고 하고 듣기 싫은 소리, 나쁜 소리 그렇게 하는 것이 무슨 큰 도움이 될까요?
기자: 노 대통령은 특히 한미 관계는 앞으로도 좋아야 한다면서 이런 자세를 유지할 뜻임을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신만만하고 소탈하면서 솔직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내에서보다 강경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노 대통령은 평화적 해결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우리도 여러 가지 대응 카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 북한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만은 없다는 의지를 우리도 표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첫 미국 방문인 만큼 걱정이 많았지만 스스로 정한 목표는 다 이룬 것 같다면서 방미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MBC뉴스 연보흠입니다.
[연보흠 기자]
노 대통령 방미③ "배신감" "다행"
앵커: 노무현 대통령의 대미관이 바뀐 걸까요? 이번 방미기간에 보여준 모습을 보면 이전의 대등한 대미관계를 강조했던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주승 기자입니다.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전에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 등을 놓고 당당한 대미외교를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부시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사과를 요구합니다.
인터뷰: 미국 안 갔다 왔다고 반미주의자입니까? 반미주의이면 또 어떻습니까?
기자: 자칫 반미주의자로 오해를 살 만했던 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과정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제가 미국으로 올 때는 머리로써 미국에 대해서 호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마는 오늘 이틀을 지나면서 정말 마음으로 미국에 대해서 호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부시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를 나눈 후에 이제 걱정은 벗어버리고 희망만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기자: 이 같은 차이를 놓고 평가가 엇갈립니다.
인터뷰: 이번에 한미 정상담에서 보여준 모습은 대단히 굴욕적이고 한편으로는 노무현 후보의 지지자였던 사람들이 상당히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인터뷰: 이번 방미를 계기로 국익을위해서 노무현 정부의 현실감각이 생긴 것은 참으로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노 대통령의 대미인식이 새로워진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대통령의 대미 외교가 자주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적습니다. MBC뉴스 이주승입니다.
[이주승 기자]
노 대통령 방미④ 럼스펠드, "미군 후방이전 한다"
앵커: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주한미군의 재배치 작업은 북한 핵문제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의 입장은 조금 달라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최명길 특파원입니다.
기자: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현재의 미군병력이 유지되느냐는 질문에 핵과 주한미군은 꼭 연결된 건 아라고 말했습니다.
기자: 럼스펠드는 대통령들의 얘기에 논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당초의 감축 계획이 영향받지 않을까 불만인 표정이었습니다. 럼스펠드의 말은 어쨌든 2사단 이전 계획이 유보됐다는 한국측 설명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러나 백악관 고위 관계는 양국 정상이 긴밀히 협의하기로 한 게 중요하며 병력의 한강 이남 이전이 정치, 경제적으로 민감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백악관 관리는 양측이 병력조정 규모와 시점이 포함된 몇 가지 방안에 합의했다고 말해 감축 계획이 섰다는 사실은 분명히 했습니다. 정상회담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양쪽에서 서로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은 2사단 이동배치가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에 대해 양쪽의 인식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백악관과 팬타곤 사이에도 의견 차가 있어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최명길입니다.
[최명길 특파원]
노 대통령 방미⑤ 관계 악화될 듯
앵커: 노 대통령의 이번 방미로 미국과는 관계가 나아진 반면에 북한과는 좋지 않아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나흘 앞으로 다가온 남북 경협추진위원회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김현경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언론매체를 통해 남북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해 내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 대북제재니 핵과 남북교류협력의 연계니 하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매우 못마땅해하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당장 사흘 앞으로 다가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위한 실무접촉에 일체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일까지 대표단 명단 교환과 일정 협의 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번 회담은 무산됩니다. 다른 남북대화와 접촉을 줄줄이 거부하고 나설지도 모른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북한 입장에서는 장관급 회담에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푼다고 하는 그런 입장에 대해서 남한이 의외한 것아니냐, 이러한 생각 때문에...
기자: 북한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라도 자신과의 관계를 단절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 북한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MBC뉴스 김현경입니다.
[김현경 기자 ]
노 대통령 방미⑥ 대북기조 "혼란스럽다"
앵커: 노무현 대통령이 방미기간 중에 했던 발언들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평가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혼란스럽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그 동안의 대북정책 기조가 뿌리째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선동규 통일외교부장이 전합니다.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쏟아낸 발언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북한 핵문제 해법과 관련해서는 더욱 그랬습니다. 평화적 해결이라는 전제와 함께 위협이 증대될 경우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무력 사용을 묵인하는 듯한 태도까지 취했습니다. 이는 미국 내 강경파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른바 민족공조라는 이름의 남북관계 개선보다는 한미공조에 지나치게 집착한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한미 동맹을 강조하고 재확인하는 것은 좋은데 그러면서 굳이 북한을 건드릴 필요는 없단 말씀이죠.
기자: 물론 노 대통령의 발언이 냉엄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의 다양성을 선택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핵을 보유하고 있다, 또는 핵을 재처리하고 있다는 등 일탈된 행동을 하고 있는데 대북 경제협력을 일관되게 추진하기는 이제는 어려운 상황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기자: 대통령의 말은 곧 국가정책입니다. 정세 변화에 따라서, 또 국가이익을 위해서라면 말과 정책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대로인데 안에 있을 때와 바깥에 나갔을 때 대통령의 말이 180도 달라지는 현실에 국민들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선동규입니다.
[선동규 통일외교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