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와 무릉도원
김광한
소설은 극동지역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로버트가 중국혁명을 피해 망명 온 사람들을 돕기 위해 소형 경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비행기에는 감수성이 예민한 로버트의 어린 동생 조지와 경찰에 쫓기고 있는 사기꾼 헨리, 결핵을 앓고 있는 매춘부 글로리아, 그리고 화석을 연구하는 과학자 알렉산더가 탑승한다.
그러나 비행기는 당초 예정했던 목적지와는 달리 히말라야 산꼭대기에 추락하고 만다. 희망을 포기하던 이들은 이상하게 생긴 고대 중국인 워너에게 구조된다. 중국인을 따란 산을 넘은 이들은 갑자기 햇빛이 가득하고 꽃이 핀 '블루문'이란 계곡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은 탐욕과 전쟁, 증오, 범죄가 없는 신비한 곳이었다.
콜먼은 워너에게서 '샹그리라'라고 하는 이 곳은 1713년 페라울트 신부가 발견한 곳이며 현재는 라마 큰 스님이 이 곳 주인이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콜먼은 샹그리라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그녀와 얘기를 하던 중, 라마 큰스님과 페라울트 신부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그렇다면 큰 스님의 나이가 250세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제인은 콜먼에게 라마 큰스님이 돌아가셨을 때 콜먼에게 이곳의 통치를 부탁하기 위해 비행기를 납치해 온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콜먼은 부담감을 느끼고 동생 하워드와 동생이 샹그리라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동양 여인 마고와 함께 탈출을 하지만, 비행기가 추락해서 죽고만다.중국정부는 관광을 목적으로 운남성 티벳 의 한 마을을 싱그리라로 개명하고 대대적인 선전을 했다.
도연명이 쓴 도화원기의 무대는 무릉도원이라고 한다.
중국의 진(晉) 나라때 한 어부가 배를 저어서 복숭아 꽃이 아름답게 핀 수원지로 올라가 거기서 이 세상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의 평화스런 모습을 보았다.이들은 모두가 진(秦)나라(진시황)때 전쟁을 피해온 사람들이었다.여기서는 사람들이 죽지도 않고 나이도 먹지 않아 꿈과 같은 장소였다. 나중에 어부는 고향에 돌아와서 군수에게 이 이야기를하고 다시 찾아보았으나 무릉도원을 찾지 못했다는이야기였다.
중국에 가면 무릉도원이란 마을이 있다. 장가계란 곳 근처, 호수가에 무릉도원이란 푯말을 붙여놓아 마치 그곳이 도연명이 지은 도화원기의 무릉도원처럼 만들었으나 처음부터 샹그리라나 무릉도원은 존재하는 곳이 아니었다.토마스 무어의 유토피아도 마찬가지, 그것은 착한 사람들의 생각속에 존재하는 장소이다.
많은 사람들이 착한 생각을 갖고 아름다운 일을 하며 살아가는 곳은 어디든지 싱그리라가 될 수 있고 무릉도원도 될 수가 있지 않을까 한다.그러나 요즘처럼 인간들의 생각이 지저분하고 그 행동거지가 문란함을 봐서는 이런 장소가 결코 나타날 것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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