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 정월대보름 민속축제를 다녀오다
소싸움, 줄당기기, 달집태우기 등 전국 최대규모 행사
2023년 2월 5일(일), 이 날은 음력으로는 정월 대보름 날이다. 정월 대보름에는 전국적으로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으로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기도 하고, 개인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부럼깨물기나 내더위 사가라 등의 더위 팔기, 전날 저녁에 미리 오곡밥을 지어 아홉가지 나물로 식사를 하고 귀밝이술을 마시기도 한다.
사진에 취미를 가진 후부터 전국 방방곡곡 명승지나 아름다운 풍경지, 민속행사 등을 찾아다니는 데도 꽤 재미를 붙이게 됐다.
경상북도 청도군에 위치한 청도는 자랑거리가 많은 지자체이다. 새마을운동 발상지이기도 하고, 전국최대 소싸움, 전국 최대 달집태우기 행사 등 그 전통과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청도 소싸움과 달집태우기가 궁금하던 차 마침 안내출사카페에서 공지가 떴다. 공지 올리자마자 이미 만석이다. 부지런하지않으면 이런 출사에 끼어들기도 힘들다. 겨우 마지막 남은 제일 끝좌석 한 자리를 예약할 수 있었다. 서울 충무로역 7번 출구에서 아침 6시 40분 출발. 서울에서 청도까지는 자동차로 3시간 반-4시간 정도 걸린다.
10시 반경 청도 혼신지에 도착. 이곳은 연꽃으로 유명한 작은 저수지다. 이곳은 특히 저녁 무렵 저수지물에 붉은 석양빛이 드리울 때 역광의 연줄기의 반영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아쉽게도 이번 청도 방문에서는 일정이 맞지않아 혼신지의 일몰풍경은 볼 수 없었다.
연꽃은 7-8월 꽃이 만개했을 때도 좋지만 겨울철 앙상하게 남은 연꽃대와 바짝 마른 꽃받침도 보기에 좋다.
혼신지 호수를 한바퀴 돌면서 전체 전경은 물론, 근접 촬영도 시도해 본다.
점심식사 후에는 가장 궁금했던 청도 소싸움 행사장으로 직행했다. 이곳 소싸움경기장은 세계 최초 돔형식(개폐식) 경기장으로 그 규모가 웅장하기 이를 데 없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1시부터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소싸움은 두 마리의 황소가 맞붙어 승부를 겨루는 것으로 승부예측이 단순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싸움기술과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관객들을 사로잡아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소싸움에 출전하는 황소들은 체중이 작게는 683kg, 많게는 1101kg에 이를 정도로 엄청 크다. 각소마다 주특기가 있고, 싸움전적이 공표된다. 경마와 비슷하다.
마치 로마의 투우경기장을 보는 기분이다.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누구든 원하면 경마장 경기처럼 경기권을 구입하여 승부에 내기를 걸 수 있다.
청도 소싸움축제는 1999년 문화관광부 지정 ‘한국의 10대 지역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었으며, 2008년, 2009년 대한민국 대표축제 전통문화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다음은 청도천변 둔치에서 행해지는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 행사. 이곳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경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 중에서 사진에 취미가 있는 필자의 관심꺼리는 줄당기기, 상여행사, 달집태우기 등이다.
줄 당기기 행사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도주 줄당기기’로 짚단 3만여 단을 9개 읍면의 주민들이 합심하여 만들었다. 동군과 서군으로 나눠 진행됐다. 그 길이가 100m 정도로 역시 전국 최대규모라 한다. 오후 3시 15분-3시 25분까지 불과 10분 정도 행사인데 이를 구경하기 위해 이미 주변은 인산인해다.
사진 찍기 가장 좋은 곳은 청도대교에서 내려다보는 하이앵글이다. 필자는 3시에 도착했는 데도 찍을 만한 틈이 전혀 없다. 겨우겨우 양해를 얻어 좁은 틈을 비집고 카메라를 끼워 넣는다. 삼각대는 엄두도 내지못할 형편이다.
줄당기기 행사가 끝나면 바로 상여가 들어왔다. 상여행사는 아래에서 보는 게 더 좋겠지만 다리에서 내려갈 시간이 되지않는다. 할 수 없이 다리 위에서 망원렌드로 당겨 찍어본다.
상여 주면에는 사물놀이 꾼들이 신나는 한판을 펼치기도 했다.
민속마당의 마지막 행사는 초청가수 초청공연과 함께 소원 빌기와 달집태우기다. 오후 5시 15분 이후부터 별집태우기과 달집태우기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이번 행사는 그동안 코로나로 주요행사가 잠정 중지된 후 5년 만에 최대규모로 열렸다고 한다.
청도군은 매년 세시풍속으로 정월대보름날 솔가지를 모아 달집을 만들어 달이 뜰 때 태우면서 군민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고 풍년 농사를 빌며,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자손의 번창과 행운을 기원해 왔다.
솔가지를 쌓아 만든 달집에 군민 개개인들이 하얀 종이에 한해 소원을 적어 걸면서 비는 모습들이 참으로 간절하고 간절하다. 누가 이를 미신이라 비난할 수 있을까?
달집은 솔가지 250여 톤과 지주목 130개, 볏집 200단, 새끼 타래 30타래를 이용하여 높이 15m, 폭 10m의 전귝 최대규모로 제작되었으며, 부대 행사로 소원문 써주기, 떡메치기 체험, 윷놀이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 체험과 축하공연, 화려한 불꽃놀이도 펼쳐졌다.(글,사진/임윤식)
첫댓글 청도라 해서 중국인 줄 알았는데, 아직도 우리나라에 이런 대규모 민속축제가 이어지고 있다니 고마운 일일세. 멀리서 담은 줄당기기 싸움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벅차게 하는구만. 수고했고 잘 보았네. 금년도 무병건강하시게.
에고, 미안. 경북 청도로 바꿨어.나도 청도는 처음가봤는데 자랑꺼리가 많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