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예비전력이 53만kW 이하로 떨어지는 에너지위기상황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과잉 난방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사고 있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1~7일 서울·경기·광주·원주·천안·창원·여수·순천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공공기관과 일반 사업장 875곳을 대상으로 겨울철 실내 난방온도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에너지 절약을 위한 권장 난방온도(공공기관 : 18도 이하, 일반사업장 : 20도 이하)를 지키는 곳은 324곳으로 준수율이 37%에 불과했다.
특히 일반 사업장 552곳 중 권장 난방온도를 준수하고 있는 곳은 239곳으로 전체의 43.2%인것에 비해 공공기관은 323곳 중 85곳으로 권장온도 준수비율이 26.3%에 불과했다.
권장 난방온도를 지키지 않은 238개 공공기관과 313개 일반사업장의 평균 난방온도는 각각 20.7℃와 22℃로 겨울철 실내 권장 난방온도보다 평균 2℃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의 준수율이 특히 낮은 이유는 권장 온도가 낮은 데다 공공기관 부설 주민센터와 복지관 등이 조사대상에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사대상 중 은행과 호텔의 준수율은 각각 32.1%(은행 157곳 중 49곳), 25%(호텔 20곳 중 5곳)로 난방에너지 낭비실태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대상 875곳 중 최고 실내 온도는 26.6℃(시티은행 상록수지점)로 권장 온도(20℃)에 비해 6.6℃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롯데리아 안산 선부점(25.8℃), 영화관 메가박스 원주(25.7℃) 등 실내 온도를 25℃ 이상으로 과잉 난방을 하고 있는 곳도 13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절기 한파로 인해 난방용 전력사용량이 급증하고 전력수요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대형건물의 경우,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자체 난방온도 점검을 통해 난방기기를 간헐적으로 가동하는 등 에너지절약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지만, 일부 대형건물과 중소규모 상점의 경우 아직까지도 에너지절약 동참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상업시설의 경우 천정에 냉난방 겸용 시스템에어컨(EHP)이 설치된 경우가 많은데, 더운 바람이 바닥까지 내려오지 않아 얼굴은 뜨거워도 발이 시리게 되므로 과잉난방을 하게 되기 쉽다”면서 “전기난방은 발전과 송전에서 대부분의 에너지가 사라지므로 효율이 30%대밖에 안 되는데도 급격히 보급돼 겨울철 정전 사태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겨울철 피크시간대 전체 전기사용량 중 25%가 난방용으로 쓰이고 있다”면서 “정전을 막기 위해서는 특히 피크시간대(10~12시, 17~19시)에 전기 절약 실천, 전기 난방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에너지시민연대는 올겨울 지속적인 에너지 낭비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으로 250명 규모의 ‘에너지절약 시민감시단’을 구성, 15일부터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에너지다소비 건물과 상업 시설 등을 대상으로 적정 온도 준수 여부와 오후 피크시간대(오후 5~7시) 네온사인 조명 실태를 조사하고 에너지절약 실천방법을 홍보할 예정이다.
또 22일 에너지절약 시민감시단 발대식과 함께 전국 동시 거리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에너지절약 동참을 유도하고 에너지절약 문화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