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가 먼 옛 고향 친구 ♤♣
글 이 용 구
내가 어려서는 우리 마을에 우리 나이 또레 친구가 많았다
우리들은 서로 모여 잣 치기 연 날리기 말 타기 그리고 당시 원씨
할아버지 사부님을 모시고 한문 공부(글방:서당)을 다니며
글도 배우고 놀기도했다 글방 공부가 끝 나면 또 모여서 여러
장난 거리로 그날그날을 재미있게 지냈으며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같이 다니고 웃기도 하였으나 그 세월이 언제 지나 갔는지 벌써
80년이 가까워 진다
이제 많은 세월을 보내다 보니 거의 다 명이 짧은 친구는 일찍 가고
명 긴 자는 아직고 이렇게 살아 남아 옛 이야기를 말 하며 옛 이야기를
글로 쓰게 되니 각자 다 타고난 운명이 아닐수 없다 거의 다 세상을
떠나고 이젠 몇 남지 않은 생존자 중 이 친구는 나 보다 두 살이
위이고 바로 나의 집 앞에 살았기 때문에 더욱 친밀했다 비록 학력은
무학(無學)에 가까우나 서당에서 같이 배웠기에 한문(漢文)은 그래도
조금은 알며 지금까지 같이 하며 어릴적의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유일한 동무 였었다
아직 살아 있는 또 한 사람은 서울 상계동에 살고 있는데 나 보다
세살이 위 고향이 그리우면 혼자서 안양을 찾아 와 그 옛날 자기가
살던 마을과 고향 집을 더듬으며 지난 날을 회상도 해 보고 간다고
들었고 때로는 내게 가끔씩 전화를해 오면 나는그를 만나 점심
식사후 돌아 가기도 했다 그만큼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며
늙을 수록 더 고향이 간절 하다 했다
그러나 이것도 옛 말.. 이제는 그나마 걷지를 못해 서로 전화 통화나
유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또 한 친구는 나 보다 두 살이아래
벌써 타지(공주지방)로 이사해 사는데 거리가 있어 소식을 모르고
생사를 알수 없게 되었으며 나머지 또 한 명은 안양시 석수동에
살고 있다 하기에 일부러 만나려고 찾아 가니 그런 사람이 전혀
없었으니 타인 아니면 헛 소문인것 같았다
그러나 유일하게 나와 가까은 곳에 살아 있고 나와 자주 만나는
친구가 있으니 먼저 말한 친구이고 같은 안양시에 사는 동은 다르지만
큰 길가에 담배 가게를 내어 그날그날 소일 삼아 그 수익으로 담배를
거져 피운다는 자미와 유일한 벗으로 날 마다 일과로 낙을
삼으며 살아 가고 있다
나는 그를 가끔씩 찾아 가면 어찌나 반겨 주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내가
유일한 옛 치구이니 말이다 그는 우선 하던 일을 멈추고 커피를 끓여
낸다 이는 젊어서 막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타고 난 태생이
그런지 몰라도 두꺼비 같이 딱딱한 손으로 말이다 그리고 나서 부터는
우리가 옛날 어렸을때 겪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다
무학 이기는하나 기억력도 좋았다 우리가 살며 실제 겪은 세세 하고
시시 콜콜한 일까지 여러 이야길 정신도 좋게 말하는 것이다 나도
기억력이 좋다고 자신 있게 장담 하는데 이 친구는 나 보다 훨씬 더
많이 아는 것이었다 물론 나보다 두 살이 위 이라 그렇겠으나 말이다
그러나 귀가 어두어 내가 하는 말은 못 들으니 내가 큰 소리로 해야
겨우 알아 들으니 큰 일이다 그래서 얼마 안가서 내 목이 아프니
어찌하랴.. 결국 나는 듣기만 하다가 그 곳을 떠나고 돌아 오곤 했다
이렇게 이 친구를 만나면 옛 이야기를 들으니 반갑기는 하나 또 찾아
가자니 귀가 어두어 못 들어 말이 통하지 않으니 난처한 일이었다
또한 이 친구는 젊었을 때 미장이로 건축업에 종사한 친구로 60이
넘자 아들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나 약 3년을 살다 보니
고향도 그립고 통 말이 안통 했다 한다
그래서 그곳 교회에 나가면 우리 교포와도 만날수 있다 들었으나
자식들이 안 나가는 교회에 혼자 가자니 그렇고 더구나 교회에는
처음 이니 믿음도 없을뿐 아니라 집에서 교회까지 가는 거리도 멀고
하여 모든것을 중지(포기)하고 그냥 역이민(逆移民)을 결심 했다 한다
현재 막내 아들과 같이 살고 있는데 아들 내외가 잘 하기는 하는데도
세대차(世代差) 라 그런지 하는짓이 마땅치 않으나 그래도 의지할 곳
없으니 천생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하고 있다 말 하고 있었다
또한 이 친구는 어려서 부터 우리집과 이웃한 처지라 우리 형제를
위시 하여 내 사촌들 까지도 친숙 해 나를 만나면 첫째 우리 형제와
사촌들 안부를 꼭 묻는데 모두 세상을 하직 했다 하니 눈을 감아
생각과 추모 하는 표정을 지으며 하는 말이 우리들이 많이
사는 것이라 말했다
▶♬배경음악:힌오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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