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배경 코히마르 마을
코히마르Cojimar 마을은 ‘노인과 바다’의 배경이 되었던 쿠바의 아담한 바닷가 마을이다. 쿠바 수도 하바나에서 동쪽을 15Km 떨어진 한적한 어촌마을이다. 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맨 처음 만난 것은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동상이었다. 1898-1961이라는 생의 기간도 새겨져 있다. 바다를 응시하는 흉상이다. 이 흉상은 한 어부가 기증한 선박의 프로펠러를 녹여 만들었다는데, 그가 그토록 동경했던 바다를 바라보고 외롭게 서 있다. 헤밍웨이가 저 바다를 보며, 이곳 마을의 실제 어부의 삶을 보며, 1952년 ‘노인과 바다’를 집필한 것이다. 해변에 덩그러니 고풍스런 등대 건물이 서 있다. 바다 앞에는 소박한 코히마르 마을이 전개된다. 지금 나는 그 바다, 그 어촌마을에 왔다. 바다에는 그날을 재현하듯 조각배가 떠 있다. 바다로 깊이 날 수 있는 포구도 있다. 바다를 보며, 해변로를 걸으며, 낭만과 철학이 깃든 쿠바의 카리브해 고요한 한 영토에서 헤밍웨이의 자취를 더듬고 있다. 노인과 바다를 실제로 눈앞에서 보는 소중한 체험이다.
이 어촌마을은 헤밍웨이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줬던 소설 ‘노인과 바다’를 탄생시킨 곳이다. 그는 1954년 노벨상 수상소감에서 쿠바 사랑을 토로했다. ‘이 상은 쿠바 것이다. 내 작품은 쿠바에서 나도 그 일원인 코히마르 주민과 더불어 착상되고 창조되었다.’라고 고백했다. 헤밍웨이는 1932년 쿠바를 처음 방문하자, 쿠바에 매료됐다. 그후 약 20년간 쿠바에서 글을 쓰고 낚시하고 작품의 영화화 협의를 위해 할리우드의 감독과 배우들을 쿠바로 불러들이며 살았다. 헤밍웨이를 기리는 청새치 낚시 대회도 매년 이곳에서 열린다. 국가도 다르고, 이념도 다르고, 피부색도 달랐던 낯선 이 영토에서, 헤밍웨이는 카리브해의 아득한 바다를 보며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늙은 어부의 삶을 그려냈다. 헤밍웨이는 소설 속 노인 그레고리오 푸엔테스 선장과 낚시 친구로 정을 나눴다. 노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의 가족들은 어촌마을에 남아 옛 추억을 전하고 있다. 마을은 분명 관광 명소인데도 상인들이 몰려들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소박하고 정겹다. 순박한 쿠바의 풍경을 만나는 곳이다. 해변을 거닐며 헤밍웨이의 숨결을 느꼈다. 이곳 어촌 코히마르 마을의 골목에서는 오래된 자동차도 만나고, 가난 속에서도 때 묻지 않은 눈빛의 쿠바인들을 만난다. 모두가 소설 같은 풍경으로 연출된다.
그의 소설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는 헤밍웨이의 단편소설이다. 낚시가 취미였던 그의 해박한 지식이 잘 나타나고 있다. 어부인 산티아고 노인이 커다란 청새치를 낚시로 잡지만, 모두 상어들에게 빼앗긴 실패와 사자 꿈을 꾸는 희망을 담고 있다. 특히 마지막 큰 물고기와의 결투는 인간의 열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초라한 노인 산티아고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어부 산티아고 노인이 바다에 나가있는 84일 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에게는 마놀린이라는 풋내기 소년 조수가 있었다. 그의 부모님은 마놀린이 산티아고보다 능력 있는 사람들과 고기잡이를 나가기를 원했다. 그러나 마놀린은 산티아고에 대한 존경을 잃지 않고 그의 집에 매일 밤마다 고기잡이 도구를 정리를 도와주고, 먹을 것도 갖다 준다. 그리고 조 디마지오(산티아고 노인의 우상인 야구선수)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산티아고는 마놀린에게, 자신이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멕시코 걸프만으로 떠난다고 말했다. 바다에 나간 지 85일째 되던 날, 산티아고는 멕시코 걸프만에 도착한다. 그날 오후, 그는 낚시를 쳤고 마침내 큰 청새치를 잡게 된다. 그러나 그는 청새치를 보트로 끌어올리기는커녕 오히려 그 청새치가 보트를 끌어당긴다는 것을 알게 된다. 2일 동안 산티아고는 그의 몸으로 그물을 지탱했다. 지치고 고통스러운 중에도 그는 청새치를 형제라고 부르며 동정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3일에 걸친 시련 끝에 청새치는 지친 기색을 보이며 보트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지친 산티아고는 남은 힘을 다해 청새치를 보트 가까이 당겨 작살로 찌르면서 드디어 오랜 싸움을 끝내기에 이른다. 산티아고는 청새치를 보트에 매달고 시장에서의 높은 가격에 팔릴 것을 기대하며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산티아고가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청새치의 피가 상어들을 유인하고 말았다. 산티아고는 첫 번째로 나타난 청상아리를 작살로 죽였고, 노에 칼을 묶어서 만든 작살로 5마리의 상어를 죽이고 나머지 무리들도 쫓아버렸다. 그러나 그날 밤 상어떼들은 다시 찾아와 청새치를 뼈만 남기고 다 먹어 치워버리는 보복을 한다. 그는 청새치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자책했다. 마침내 아침 해가 뜨기 전 산티아고는 무거운 돛대를 어깨에 메고 그의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는 침대에 쓰러져 맥없이 누워 잤다. 그 다음날 다른 어부들은 산티아고가 큰 청새치를 잡았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아직도 청새치의 뼈가 달려있는 배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식당 주변에 있던 여행객들은 그 뼈를 상어의 것이라고 착각했다. 바다에 나가있던 산티아고를 걱정하던 마놀린은 집에서 자고 있는 산티아고 노인을 발견하고 안도감에 울음을 터뜨렸다. 마놀린은 산티아고에게 신문과 커피를 가져다주었다. 노인이 잠에서 깨었을 때, 그들은 다시 한 번 고기잡이를 나가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을 때 그는 아프리카 해변의 사자들 꿈을 꾼다.
노인과 바다는 인간으로서 몰두했던 많은 주제들이 등장한다. 젊음으로부터도, 운으로부터도 버림받은 산티아고는 다른 어부들을 넘어 육지로부터 더 멀리, 멕시코 만류까지 노를 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헤밍웨이는 자연의 도전에 맞서고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인간들에게 심취한 것으로 유명하다. 몸체가 자기 배보다 더 긴 청새치가 걸려들자, 노인은 작살을 던질 수 있는 거리까지 피가 흐르는 손으로 낚싯줄을 당기면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한다. 그는 투쟁을 통해, 승리를 위해 고난을 견디는 인간 영혼의 능력을 증언한다. 그가 이길 수 있는 것은 또한, 잔인하고도 자비로운 바다에 대한 그의 깊은 사랑과 지식 덕분이다. 타르와 소금과 생선피의 냄새, 멀미와 쥐와 시력 약화, 거대한 물고기의 끔찍한 단말마의 경련은 눈부신 빛과 물, 고립, 그리고 파도의 움직임과 같은 천상의 성질들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헤밍웨이는 쿠바를 사랑했고, 쿠바의 바다를 사랑했고, 쿠바의 여인을 사랑했고, 쿠바의 럼을 사랑했던 소설가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악화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쿠바를 떠나야 했지만 그의 흔적은 쿠바 곳곳에 흩어져 있다.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의 숨결은 이렇듯 쿠바의 낯선 해변, 골목에 잔잔하게 녹아 있다. 헤밍웨이가 즐겨 찾던 식당과 카페도 헤밍웨이의 족적을 애련하게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