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당신에게서 떠나가지 않으오리다.
저희를 살려주소서.
저희가 당신 이름을 받들어 부르오리다
(시편80,19).
찬양 서원이 간청을 지닌 충성의 약속과 결합된다.간청은 살려 달라는 기도다.
“저희가 당신에게서 떠나기지 않으오리다”는 이스라엘이 더 이상 우상에 빠지거나 반항하지 않겠다는 뜻이다.이 시인의 공동체는 배신하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미래의 투신을 강조한다.과거를 뒤돌아보면 그들은 주님의 길을 벗어나지 않았다(44,19)고 하지만,다른 한편 그들은 실제로 빗나가기도 했다(78,57참조).시인의 공동체는 자신들을 살려주시면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겠다고 한다.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스라엘의 자아 개념이 들어있다(쳉어).첫째,이스라엘은 자신의 생명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안다.목자의 표상은 이점을 강조한다.이 때문에 이 시편은 애써 하느님의 돌보심을 받고자 한다.둘째,이스라엘에게 생명은 무엇보다도 자유와 복지 차원에서의 생명을 의미한다.포도나무의 표상이 이 점을 강조한다.셋째,이스라엘은 민족들의 세상에서 야훼에 대해 증언하는 것을‘생명의 일’로 본다.찬양 서원이 이점을 강조한다.
시편80편의 전체적 의미:시편 80편은 역사적으로 북왕국 이스라엘의 패망과 깊은 관련이 있다.민족의 수난을 맞은 공동체는 현재의 고통이 하느님 진노의 결과(4-5절)라고 생각한다.그래서 그들은 하느님이 진노를 돌이키시어 이스라엘을 회복시켜 주시도록 간구한다.이 시편에서 포도나무는 이스라엘을 상징하며 포도나무의 역사는 이스라엘의 운명을 나타낸다(9절이하).하느님이 포도나무를 이집트에서 가져오셨고 손수 땅을 마련하시어 뿌리를 내리게 하셨다.그 땅은 원래 이스라엘에게 주셨다. 그 땅에 심긴 포도나무는 울창하고 번성하여 그 가지가 지중해에서 유프라테스 강까지 뻗어나갔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북왕국 예로보암2세시대에 팔레스티나의 온지역을 지배했다.그런데 하느님은 그 나무를 길 가는 사람이 잡아 꺽게 하고 짐승들이 뜯어 먹게 하셨다.공동체는“어찌하여”라고 외치지만 현실적으로 회복의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그들은 하느님께 다시 포도나무를 찾아오시고 그것을 일으켜 달라고 기도한다.포도나무는 하느님의 손으로 심으셨기 때문에(16절)공동체는 하느님의 손으로 그것을 회복시켜 주시길 간청한다(18절).후렴에서 반복되는“우리를 다시 일으키소서”(4.8.20절)와“제발 돌아오소서”(15절)라는 간청은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기원과 희망을 담고 있다.이 시편은 우리가 하느님을 믿다가도 고통당할 수 있으며,그런 고통 중에서도 하느님의 손길을 기다리며 기도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지도록 희망을 준다.
(거룩한 독서를 위한 구약성경 주해 23-2 시편 42-89편/전봉순 著/바오로딸)
169. 생물 다양성 보존과 사막화에 관한 문제 해결의 진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유감스럽게도 기후 변화와 관련한 진전도 거의 없었습니다.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강대국들과 환경을 가장 많이 오염시키는 나라들의 정직과 용기와 책임이 요구됩니다.2012년 리루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이른바 ‘리우+20’으로 불리는‘국제 연합 지속 가능 발전 정상 회의’는 많은 문제를 다루었지만 효과 없는 최종 선언문을 내놓았습니다.세계적 공동선보다 자국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나라들의 입장 때문에 국제적 협의는 중요한 진척을 이루지 못합니다.우리가 감추고자 한 것의 결과로 고통받게 될 사람들은,이렇게 양심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이 회칙이 준비되고 있는 동안에도 격렬한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우리 신자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토론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하여,신중하지 못한 늦장 대응으로 미래 세대들이 고통받지 않게 해야 합니다.
170.오염 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일부 전략은 환경 비용을 모든 국가가 분담할 것을 요청합니다.여기에는 그러한 배출 감소를 위하여,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고도로 산업화된 나라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이러한 조치의 실행은 개발을 가장 필요로 하는 나라들에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이러한 방식으로 환경 보호를 구실 삼아 또 다른 불의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취약한 이들이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지금 엄격한 조치들이 취해진다 하여도 기후 변화의 영향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기에, 자원이 부족한 일부 국가들은 그에 대처하는 데에 도움이 필요할 것입니다.그들은 그러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이미 받아 자국 경제에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그래서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것이 차등적으로 부과되어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분명합니다.이는 볼리비아 주교들의 말처럼“엄청난 온실가스 배출을 대가로 높은 수준의 산업화의 혜택을 누린 나라들은 자신이 초래한 문제의 해결에 더 커다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171.‘탄소 배출권’거래 전략은 새로운 형태의 투기를 유발할 수 있으며 세계적인 오염 가스 배출 감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이러한 체계는 환경에 대한 그럴듯한 노력을 가장한 쉽고 빠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듯 보이나 결코 현 상황이 요구하는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합니다.오히려 이 체계는 그저 일부 나라들과 일부 지역들의 과도한 소비를 유지하게 하는 그런 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172. 가난한 나라들은 자국민들의 빈곤 퇴치와 사회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또한 그 국민들 가운데 소수 특권층 집단의 터무니없는 소비 수준을 분석하고 더욱 효과적으로 부패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이 나라들도 저공해 에너지 생산 방식을 개발해야 합니다.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지구를 현재와 같이 오염시켜 가면서 엄청난 성장을 이룬 나라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풍부한 태양 에너지의 혜택을 받도록 개발 도상국들이 기술 이전과 더불어 기술과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치와 도움이 마련되어야 하는데,이때 언제나 구체적 상황들을 고려해야 합니다.“기반 시설들이 그 설계가 이루어지던 상황에 적합하였는지 언제나 적절하게 평가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기후 변화가 가져올 위험에 비하면 그 비용은 적을 것입니다.그 어떤 경우라도 이는 무엇보다도 모든 민족들의 연대를 바탕으로 하는 윤리적 결단입니다.
173. 실행 가능한 국제 협약이 시급히 필요합니다.지역 국가 당국들이 효과적으로 개입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입니다.국제 관계에서 각국의 주권이 존중되어야 하지만 결국 모든 이에게 해를 끼치게 될 지역적 재해 방지를 위한 상호 합의된 대책 마련도 필요합니다.일부 기업이나 강대국이 다른 나라에 오염 폐기물을 내다 버리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산업을 이전하는 것과 같은 용인할 수 없는 행위를 막고 의무를 부과하는 국제적 규범들이 필요합니다.
174.해양 관리 체계도 언급되어야 합니다.여러 국제적 지역적 협약들이 있지만 규제와 통제와 제재의 엄격한 체계가 제각각이거나 없는 경우에는 결국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됩니다.해양 폐기물과 공해 公海의 보호와 관련된 문제들의 증가는 계속 특별한 도전 과제들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궁극적으로 이른바‘세계 공동재’전체를 다루는 통치 제도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175. 지구 온난화 추세를 반전시키려는 과감한 결단을 가로막는 논리가 빈곤 퇴치라는 목적마저 달성하지 못하게 합니다.환경 오염의 감소와 가난한 국가와 지역의 발전이라는 사안을 동시에 다루는 데에 더욱 책임 있는 세계적 호응이 필요합니다.21세기에도 구시대에 통치 제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민족 국가들의 영향력 감소가 목격되고 있습니다.이는 특히 초국가적 성격을 지닌 경제와 금융이 정치를 지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정부들의 합의 아래 공정한 방식으로 위임된 권위로 제재의 권한을 지닌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구성된 국제조직의 수립이 필수적입니다.교회의 사회 교리에서 이미 전개된바에 따라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습니다.“세계 경제를 관리하고 위기에 처한 경제를 되살리는 것,현재의 위기가 악화되어 그에 따른 불균형이 심화되지 않는 것,전체적이고 시의적절한 군비 축소와 식량 안정과 평화가 이루어지는 것,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민을 규제하는 것,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참된 세계적 정치 권위가 시급히 필요합니다.이는 저의 선임자이신 성 요한 23세 교황께서 여러 해 전에 지적하신 것입니다.이러한 관점에서 외교는,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해를 끼칠 가장 심각한 문제들을 예방하는 국제 전략의 촉진에 새로운 중요성을 지니게 됩니다.(찬미받으소서 개정판/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파에톤 신화와 괴테의 시가 유용한 조언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이야기들이 인간이 힘을 얻는 방식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두 우화에서 모두 한 인간이 막대한 힘을 얻고 나서 교만과 탐욕에 빠진다.따라서 결론은,개인의 심리적 결함이 힘을 남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이 단순한 분석은 인간의 힘이 개인의 노력만으로 얻어진 결과가 아니라는점을 간과한다.힘은 항상 많은 사람들이 협력할 때 나온다.”
(본문 9쪽에서 발췌)
“하지만 어떤 이야기는 세 번째 차이의 현실을 창조할 수 있다.바로 상호주관적 현실이다.통증과 같은 주관적 현실은 한 개인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반면,법이나 신,국가나 기업,화폐와 같은 상호주관적인 현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곳에 존재한다.구체적으로 말하면,상호주관적 현실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말하는 이야기 속에 존재한다.사람들이 상호주관적인 현실에 대해 주고받는 정보는 정보 교환 전부터 존재하는 무언가를 나타내지 않는다.오히려 정보를 교환할 때 상호주관적 현실이 생긴다.”(본문 67쪽 발췌)
“이야기는 가짜 기억을 심고 허구적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주관적 현실을 창조하는 것을 통해 대규모 인간 네트워크를 짰다.이런 네트워크들은 세상의 힘과 균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이야기를 바탕으로 짜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사피엔스는 사자와 매머드는 물론 네안데르탈인 같은 고인류 종들에 비해서도 결정적인 우위를 점함으로써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동물이 되었다.”(본문 71쪽 발췌)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한강,문학과 지성 시인선 438‘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
행복한 가을 날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