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는 물론 거처할 곳도 막막해
 | ▲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홀로 구강암 투병 중인 임병학씨가 김희숙 사회복지사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 한탄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있는 한 고시원에서 홀로 생활하며 막노동하던 임병학(65)씨는 지난해 11월 퉁퉁 부어오른 볼을 부여잡고 가까운 복지관을 찾았다. 입술부터 시작해 잇몸, 볼, 입천장에 암 덩어리가 번져 볼에서는 고름이 흐르고 있었다. 냄새가 진동했다.
“저 좀 도와주세요….”
지난해 5월 구강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임씨는 고시원에서 옴짝달싹도 못 했다. 일도 그만뒀다. 병원 치료비는 물론 병원에 갈 차비도 없었다. 자신을 돌봐줄 아내, 형제도 없었다. 이혼한 지 17년이 됐고, 가끔 만났던 두 아들은 전화번호를 바꾸고 연락을 끊었다.
가진 것 없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 임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해 정부 지원을 받아야 했다. 복지사의 도움으로 신청 절차를 밟던 중, 임씨 명의로 된 집이 발견됐다. 몇 년 전, 사업하던 조카가 잠시 집 명의를 바꿔 달라고 부탁했던 일이 기억났다. 임씨는 건강보험료 360여만 원이 미납돼 재산 압류가 들어와 있는 상황이었다. 조카는 집 명의를 이전해 가지 않았고, 폐허가 된 집은 이미 헐려 있었다.
몇 년 전 지인이 빼앗아가다시피 한 자동차의 자동차세(390여만 원)까지 미납으로 쌓여 있다. 대출금이 남아 있는 분실 차량은 대포차로 떠돌아다니고 있다. 700만 원이 넘는 건강보험료와 자동차세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철거된 집에 대해 멸실 신고를 할 수 없고, 기초생활수급자로도 등록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의정부성모병원 사회사업실에서 의료비를 지원해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료비 지원도 6월이면 끝난다. 막막한 게 한둘이 아니다. 당장 한 달에 25만 원인 고시원비도 복지관에서 몇 달 해결해줬지만 4월 7일 이후에는 고시원을 나가야 한다. 구강암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턱뼈를 잘라내야 하는 수술인 만큼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임씨는 “내가 도박에 안 빠지고 가족들에게 좀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손주들과 기쁘게 지낼 시간에 뭐 하는 건가 싶다”면서 “지금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건강이 회복되면 더 열심히 살고 싶다”고 했다. 임씨는 5년 넘게 우울증 약도 먹어왔다.
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 김희숙 사회복지사는 “수급자가 되면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며 “임씨는 체납금을 해결해 공적 자원을 지원받도록 해주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 ▲ 이정우 신부 |
▨후견인 / 이정우 신부(고양시일산종합사회복지관장)
“암에 걸렸지만 치료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고시원에서 하루하루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분입니다. 항암치료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들어 많이 수척해지셨습니다. 재기하실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임병학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3일부터 9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36)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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