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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블라인드 커튼의 틈 사이로 눈부시게 쏱아져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여유로운 아침을 깨운다.
여행지에서 늦잠도 자고,양치질에 샤워도 마치고 럭셔리한 부페식 조찬을
마치고 그날의 여행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나
실제로는 쉽지않은 행보다.
1/14,호치민 4일차로 마라닉 여행이 실제로 피닐레를 장식하는 날이다.
그 피날레를 붕따우에서 만들 예정이다.
가는 길에 잠시 들렸다 가실께요~
반미 샌디위치.
인도차이나가 프랑스 식민지 통치하에 있던 시절,마요네즈와 버터를 바르고
토마토,양상추를 올려 먹던 프렌치바게트 샌드위치가 당근,고수,두부등
베트남의 식재료와 만나 변형되어 탄생한 베트남의 샌드위치.
여행을 떠나면 아침을 밥대신 빵에 커피 한잔으로 때우는 것도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받아 들인다.의외의 반전이나 발견은
낯설은 여행지에서 종종 있는 일이지만 처음 만난 반미 샌드위치는
고수만 빼면 그동안 우리가 많이 접했던 프랜치바게트 샌드위치보다
훨~ 값싸고 입맛에 맞는다.가성비 굿!
차안에서 우유 한잔과 반미 샌드위치로 대신하는 아침식사가 꿀맛이다.
(붕따우)
베트남 남부,작은 반도의 끝에 위치하며 호치민시에서 2시간 거리,130km 떨어져 있는
휴양 리조트지역이다.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통치시절에는 고급별장지로, 베트남 전쟁 때는 한국군과
미군의 주월사령부가 자리 잡기도 했고 피서지로도 인기가 있었다.
또한 베트남 원유생산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어젯밤,마라톤을 무사히 완주후 환상적인 삼겹살 쏘맥파티와 아침에 반미 샌드위치로
채운 포만감에 취해 잠시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뜨니 붕따우의 랜드마크라는
예수상이 있는 입구에 차가 멈춘다.
산타를 태운 마차를 맨땅의 언덕으로 끌고 올라가는 순록이 맞이한다.
붕따우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순록이 개고생한다.
하늘의 별을 보고 아기예수의 탄생을 알아낸 동방박사 일행이 길을 떠난다.
아기천사들.
해발 197m의 정상까지 800개 계단을 올라가는 출발점이다.
한국에서 한가닥 하시던 분들처럼 포스가 넘친다.
중간 쉼터의 세라믹 데코레이션 타일바닥.
12사도와 이름모를 수많은 꽃들이 반긴다.
사색에 잠겨있는 베트남 아가씨가 앵글에 잡혔다.
긴 생머리는 나의 학창시절,여성 선호도 1순위의 로망이었다.
아직도 두근두근.
물 만난 고기처럼,주객이 전도되어 박종무님이 가이드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이동상은 무었이냐 하면,가라사대~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그'아브라함과 이삭'
인디 그게 내용을 설명하면 좀 길고,우리 다음에 천천히 차분하게 이야기 해 보자고.
나 솔로인디, 어쩌 시간 좀 내 줄껴?
많은 제자들과 토론중인 예수님의 모습.
내눈에만 그런가?
예수님이 토론하는 뒷편에 자리잡은 늪이 별로 평화로워 보이지
않고 새들이 허우적 거리는 것 같다.
내려다 보이는 등대.
고대 중국과 인도차이나간의 중요 교역항로이기도 했다.
7인의 순례자들.
사랑도 해 본 자들만 알고,사랑은 더욱 수많은 사랑을 잉태하고 재생산한다.
저 오늘 조심스럽게 고백해 볼래요.
"예수님 사랑해요.부처님도 사랑하구요."
거대 예수상 앞에 예수님을 안고있는 성모마라아의 석상이 놓여있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슬픔과 기쁨 속을 지나 걸어왔다
이제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높고 조용한 곳에서 쉬자.
"4개의 마지막 노래" 중에서/R 슈트라우스
눈앞에 레알로 나타난 예수상.여기까지 800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
이 거대 예수상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코르도바 언덕에 있는 예수상에
이어 두번째로 규모로 크다고 한다.높이 32m,가로 길이 18.3m.
1974 년에 미국이 자국의 군인들에게 안도감을 심어 주기 위해서 세웠다고 한다.
현재 공산월남에서는 종교의 자유는 있지만 포교활동은 금지되어 있다고.
한눈에 봐도 전략적 중요성을 알수있는 곳이라는 것을 상징하는듯
포신이 바다를 향하고 있다.
예수상과 포신의 이율배반적인 두 상징물이 공존하고 있다.
붕따우 해변.
40리에 걸쳐 펼쳐진 붕따우해변의 모래는 미숫가루같이 입자가 아주 곱다고 한다.
마른 모래에는 게들이 집을 짓고,젖은 모래에는 조개들이 많다고 하는데
빵과 우유로 간단히 때운 아침식사가 부실했는지 식생이 우선이라고
뱃속에서 아우성이다.
해변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기약없이 다음 기회로 미룬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요청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였다.
순수한 의료중심의 비들기부대 200명 파병을 시작으로,청룡.맹호.십자성부대까지
한때는 5만병 규모까지 파병하였고 필연적으로 피아간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피의 댓가로 우리나라는 경제개발을 앞 당길 수 있었지만 베트남 국민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주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당국은 우리에게
지금까지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지 않고있다.오히려 도이모이 경제개발의
최적 협력 파트너로서 많은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고 양국간의 인적교류도
활발하여 한류붐이 일고있고 박항서감독이 양국간의 교류에 정점을 찍고있다.
지금 베트남의 가장 가까운 우방은 한국이라고 한다.
정상 찍고 내려 가는 길. 흐느적 흐느적~ 배가 마이 고프다.
밝고 소박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우리나라의 후박나무 꽃과 유사하지만
꽃송이는 조금 작다.
두 나라 절의 불상제단에 이 두종류의 꽃이 각각 놓여있는 것은 같다.
등대를 조금 가까이 앵글에 맞추어 보았다.
이제는 전쟁의 상처를 걷어내고 미국,프랑스.베트남 눈사람이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다.
붕따우에서 고깃배가 들어오는 소규모 어항에 왔다.점심식사 하러.
소박하고 한가해서 더 평화롭게 보인다.
한쪽에는 순시선도 보이고.
얼마나 많은 한국사람들이 다녀 갔으면 한글간판이 두군데나 크게 붙어 있을까?
비슷한 횟집도 연이어 두집이 붙어있다.
음식은 신성한 것이고, 맛있는 음식은 더욱 그러하다.
美는 원래 하늘의 상제가 양고기는 큰것이 맛있다고 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신과 인간의 만남에서 아름다움이 시작된 것이고,아름다움(美)과
맛(味)은 서로 넘나드는 개념이다.
게는 삶거나,찌거나,튀기는 것의 세가지 요리방법이 있다.
가장 익숙하면서도 맛 있는 것은 찌는 것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달콤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마늘향이 콧속을 적당히 자극하는~힐링의 맛이다.
속(?)인지 쏙(?)인지 하는 양념찜 요리.나만 이번에 처음 먹어 보았다.
너 어디 있다가 이제서야 지금 내 앞에 나타난 거니~!
맛있는 음식에 술 세병이 더해지면 신과 마주앉아 맞짱을 뜰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 불경죄로 급살맞아 죽지 않은 것을 보면 신도 술을 어느정도는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는듯하다.
요즘 유행하는 먹방프로를 재현해 놓은듯~식욕들이 가히 살인적이다.
먹방 순위를 굳이 밝히자면 1위에 박박사님,2위,이준헌 총무님이고 나머지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대동소이하다. 사진상으로도 그러하다.
다금바리회.
메뉴와 양념장등,이식당은 한국화가 잘 되어있어 국내횟집에 들어 온듯하다.
안주부터 한입 챙기시고 술 한잔 드시~시~시~지요.
베트남과 한국의 우정의 화합주.
이제 부터는 조개탕.
쉿! 19금인데 조개탕은 싱싱해야 하고 급히 많이 먹으면 반드시 탈난다.
한국보다 새조개 크기가 조금 작지면 맛은 찰지다.
맛조개.
한국인들만 아는 종결자.
"문희씨~ 아들이 좋은 집 소개해 주어서 고마워!
에라 모르겠다.내 달러 전재산 팁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으로 선택된 화이트 하우스.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총독 관저로 사용되었다가 후일 베트남의 마지막대통령
구엔반티우가 미국에 망명하기 전에 잠시 머물 던 곳.
프랑스가 건축했지만 그리스양식으로 지었다.
지금은 청나라 건륭제 때 인근에서 침몰한 중국의 무역 난파선에서 건져낸
수많은 유물이 전시되어있다.
중국과 인도차이나를 연결하는 주요 무역항로 였다고 한다.
유물 인양 당시에 수중 모습을 재현하였다.
아오자이를 곱게 차려입은 문안의 낭자.
그리고 문밖의 또다른 여자.꽁까이라고 불렀던 희미한 기억이 남아있다.
베트남의 겨울답게 앙상한 나뭇가지에 때아닌 꽃이 만발해 있다.
프랑스 총독의 별장답게 수많은 포신이 도열해 있다.
그리스 여인일까?프랑스 여인일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호텔을 비롯한 위락시설이 있다고 한다.
민족상잔의 내부 전쟁을 치른 동질감으로 마음이 애잔하다.
다시는 이나라에 전쟁이 없기를 빌어본다.
에수님을 만났으니 부처님도 한번 뵙고 가야겠지?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붕따우 불교사원입구.
베트남의 불교는 6~7세경 중국에서 유입된 禪宗을 중심으로한 대승불교다.
우리나라도 원효대사가 주도하는 선종을 중심으로 교세가 확장되었다.
공산정권의 통일로 종교의 자유가 제한받고 있지만 아직도베트남은 국민의
80%가 불교도이며 프랑스 식민시절에 유입된 천주교가 15%다.
아기부처.
우리나라에서는 초파일날 세욕용으로 주로 등장한다.
부처님의 어머니가 별도의 건물에 모셔있다.
윗 사진의 손문희님 절하는 방식과 베트남식 절이 많이 다르다.
이사찰의 전체 규모가 입구에서 본 것보다 상당히 크다.
붕따우 어민들의 안전과 풍어를 비는 높이 12m의 하얀 불상.
석가불 대라고도 한다.
생명의 싹, 영기화생(靈氣化生)/강우방의 예술론에서
*영기화생:신령스러운 氣로 우주에 충만한 생명력을 불어 넣다.
우리나라의 능이나 사찰등 곳곳에 새겨져 있는 영기화생의 문양이 이곳의
나무본사 석가모니불의 석판에서도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조대왕의 융건릉,정자각을 오르는 돌계단 측면에 부조된 영기화생의 문양.
불가에서 개는 석가모니 모친의 환생으로 여기고 있다.
절,성당,교회에 사는 개는 대체로 착하다.
옛날 어린 시절에 우리 동네에 아주 포악한 개가 있었다.
그개가 어린 강아지 였을 때,동네 사람들이 새끼가 보는 앞에서
개 어미를 잡아 먹었는데 그 뒤로 그 개는 사람만 보면 포악하게
짖는 개가 되었다.
그어린 강아지의 눈에 비친 인간은 얼마나 끔직하고 공포스런 존재였을까?
심성이 착한 짐승이나 사람이라도 어느 한순간의 사건은 평소의 트라우마로 남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도 서로에게 돌아킬 수없는 상처는 남기지 말아야 한다.
코끼리와 원숭이도 부처님께 공양하고 설법을 전해 들었다.
불교와 관계가 깊은 동물로는 코끼리와 사자가 있다.
부처님의 모친인 마야부인이 커다란 흰 코끼리가 품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꾼 후에
부처님을 잉태하셨기 때문이다.
사자 역시 동물 중에서 가장 쎄고 그 소리가 우렁찼기 때문에 부처님
말씀을 '사자후'라고 한다.
와불
용맹정진하는 수도승의 자세도 우리와 차이가 있다.
이사찰을 거쳐간 고승 12분의 사리가 같이 봉안되어 있는 사리탑.
사찰에서 바라 본 작은 어항의 풍경.
주 법당 건물.
법륜이라는 수레바퀴의 단상.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죽임'을 전제로 하는 숙명을 안고있다.
악의 구조이지만 피할 수 없는 엄숙한 생명의 구조이며 생명의 순환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법륜을 굴리며 모든 생명에게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생명에 대한 예의는 정신적,물리적 범주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교도의 관점에서 보면 상대 종교의 피조물은 우상숭배로 간주된다.
그러나 부침을 거듭한 인류의 모든 역사를 아우르며 탄생한 종교적 피조물은 같은
관점으로 정의와 정당성이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무참하게 파괴되고 약탈되었다.
상대방을 포용하고 인정하므로써 그시대의 예술이 함축되고 농축된
종교적 상징물을 이제는 예술적 안목으로 서로가 따뜻하게 바라 보았으면 좋겠다.
한번 더 찍고 가실께요.
主佛殿,우리나라의 대웅보전 또는 대광적전과 같다.
主佛의 모습이 서양인에 가깝다.
알렉산더대왕의 정복전쟁과 함께 동양에 영향을 끼친 헬레니즘 문명이
여기에 투영된 것은 아닐까? 너무 비약했나?
상상은 상상일 뿐 죄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각에 도교의 칠성,토속신앙인 산신령,홀로 깨우친 독성이 모셔져
있듯이 이곳에서도 한켠에 도교의 칠성님이 모셔져 있다.
부처님을 모시기도 하지만 이외에도 여러 仙人을 모셔 놓은 것도 베트남 사람들의
특징이며 우리의 삼성각과 다르지 않다.
힌두교에서는 석가모니불이 12번째 신으로 등재되어있다.
열매가 목탁처럼 생겼다고 해서 목탁나무라고 부른다.
어찌보면 해학적인 웃는 모습이지만 달리보면 그로테스크하다.
웃는 얼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라톤 일정을 포함해서 3박4일간의 고단한 여정을 마치고, 전체일정 4박5일의
마지막 밤을 보낼 숙소에 도착했다.
나로 하여금 취하게 하라.
과음상태에서 한모금 더 마시면 바보가 되고 두모금 더 마시면 미친 놈이 된다.
그리고 세모금 더 마시면 술독에 빠진다.
아~지금 참 좋다.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
행복은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순간이라는 이름으로 숨어있다.
결국 이런 작은 순간의 멈춤들이 모이고 공동의 노력으로 찾아낸
행복의 양이 커질수록 그기쁨은 형언할 수없다.
축제의 장에서는 술은 술독에 빠지더라도 그저 행복을
배가 시키는 매개체이고 도구일 뿐이다.
호치민에서의 마지막 밤,새벽 4시까지 술로 날밤을 깐다.
두 모금 더 마셔서 미친 사람들 된 것은 벌써 예전이고 지금은
술독에 얼굴을 파뭍고 있다.냉장고에 보관된 모든 종류의 술이 동 날때 까지~
1/15일.
광란의 밤이 지나가고 어쩌다가 진짜 마지막 떠나는 날이 되었다.
지난 밤 초롱초롱했던 눈빛은 다 사라지고 숙취와 더불어 주량을 억제하지 못한
회한만 남는다.서로 내가 더 마시자고 하지 않았다는 오리발 눈빛만 교환한다.
그래도 아침 콩나물 해장국집에서 해장술로 속을 푼다고 한다.
아~이사람들,다음 생에서는 절대 만나서는 안될 사람들이다.
아무리 술판개판이라도 의리와 우정이라는 사랑의 꽃이 만개하는 한
이번 호치민마라닉여행은 뿌듯한 그 무었이 가슴 속에 가득 차 오른다.
베트남의 일명 다람쥐 커피를 놓고 잠시 상념에 잠긴다.
차가 쉼표이듯이 차를 두고 쓰는 글도 이제는 쉼표일 수 밖에 없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정을 마치고 2주도 더 지나 최종회를 마치며
컴 자판에서 손을 내려 놓는다.여기서는 마침표를 찍는 것이 온당하다.
(끝)
최종회까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피에수:
그동안 짜증날 정도로 따라붙던 수많은 오토바이 행렬이 지금은 우리를
공항까지 에스코트해 주는 것 같이 친근하다.
베트남에서는 그랩이라는 오토바이 택시회사가 있을 정도로 오토바이가
광범위한 대중교통 수단이고 4인승,7인승,9인승등의 우버택시도 있어
우리나라 보다 교통수단이 더 다양하다.
첫댓글 베트남의 참 모습 보았습니다.멋진 마라톤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