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의술] 전쟁과 수혈
 
혈액형 분류의 위대한 발견…
수많은 전상자를 구하다
 
1818년 英 산부인과 의사 블런델 - 출혈 산모에 수혈 첫 성공
병리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 - 수혈 실패 요인 ‘혈액 응집’ 밝혀
1930년 노벨의학상 받아
ABO형 혈액형 분류 제창, 최근엔 적혈구 35일간 보관 가능
 
1900년 오스트리아의 란트슈타이너는 사람의 혈액을 A형, B형, C형(O형)의 세 가지로 분류했다.
양의 피를 사람에게 수혈하는 그림 (1967년 프랑스의 데니스가 양의 피를 사람에게 수혈했지만 사망했다).
|
<☞ [ 본문:1 ] ☜
전투에서 부상한다고 누구나 죽는 것은 아니다. 부상 후에 사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출혈과 이에 따른 쇼크다. 흔히 살과 피로 이뤄졌다고 표현하는 인체에서 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전장에서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는 불행한 사태는 수혈로 한결 개선됐다. 현재와 같은 수혈이 가능해지기까지는 특별한 연구들이 있었다.
☞ [ 본문:2 ] ☜
1682년 하비(William Harvey)가 혈액이 우리 몸속에서 혈관을 따라 순환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힘에 따라 의학자들은 수혈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동물의 피로 수혈을 연구했다.
양의 피 임상 실패…150년간 수혈 금지령
1665년 영국 의사 로워(Richard Lower, 1631∼1691)가 어떤 개의 동맥과 다른 개의 정맥을 연결한 후 혈액을 주입하는 최초의 수혈 실험을 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프랑스의 데니스(Jean Denis)가 1667년 양의 피를 사람에게 수혈했지만 환자는 사망했다. 이후 수혈받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계속되자 파리시 의사회는 아예 수혈 실험 금지령을 내려 수혈이 150년간이나 금지되기도 했다.
1818년 영국의 산부인과 의사 블런델(James Blundell, 1790∼1877)이 분만 후 출혈하는 산모에게 그의 조수로부터 8온스의 혈액을 수혈한 것이 첫 성공 사례다. 그러나 적혈구가 파괴되거나 혈압이 떨어지고 열이 나는 등 수혈의 부작용이 꽤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혈이 실패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혈액의 응집으로서 이것을 밝혀낸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Karl Landsteiner)다. 그는 이 업적으로 1930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수혈적합검사로 4가지 혈액형 구분 사용
ABO형 혈액형이 란트슈타이너에 의해 제창된 후 1902년 그의 제자인 드카스텔로(DeCastello)와 스털리(Sturli)가 AB형을 찾아내 현재와 같은 수혈 개념이 생겼다. 1907년 오텐버그(Ottenberg)는 수혈적합검사(교차시험)를 최초로 시행했다. 이 결과 현재 우리는 4가지 혈액형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수혈의 핵심은 응고를 막는 것이다. 피는 몸 밖으로 나오면 즉각 응고되기 때문에, 항(抗)응고제를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중탄산나트륨 또는 인산나트륨 등으로 섬유소원을 제거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1914년 구연산나트륨의 확실한 항응고 작용을 알게 됐지만, 다량 섞어야 했으므로 혈액이 희석될 수밖에 없었다. 1916년 로우스(Rous)와 툼(Tum)은 소금, 동위 구연산염과 포도당을 섞어 항응고 보존제를 만들었고 이것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때 수혈에 이용돼 수많은 전상자를 구할 수 있었다.
1940년 Rh 혈액형 밝혀 안전성 강화
1940년 레서스 인자 즉 Rh 혈액형이 밝혀지면서 수혈의 안전성은 강화됐다. 또한 1939년 미국에서 분말 혈장이 생산되면서 혈장에 포함된 단백질을 변질 없이 분리해서 추출하는 혈장 분획이 보편화됐다. 1943년에는 루티트(Loutit)와 몰리슨(Molison)이 구연산, 구연산나트륨과 덱스트로스를 혼합해 혈액 희석 효과를 줄인 실용적 항응고 보존제 ACD(acid·citrate·dextrose)를 만들었다. 이로써 혈액이 응고되지 않도록 하면서 21일간이나 보존할 수 있게 됐다. 1957년에는 CPD(citrate·phosphate·dextrose)가 개발됐고 최근에는 여기에 아데닌을 첨가한 CPDA·1을 항응고 보존제로 사용함으로써 적혈구를 35일간 보관하게 됐다.
우리가 전장에서 안심하고 수혈로 부상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여러 의학자가 노력한 결과다. 또한 수혈을 통해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헌혈의 소중함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모닝 클래식 16곡 연속듣기
H. K. ---> 클릭 Top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