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S-OIL)이 올 하반기부터 기존 정유 중심의 사업구조를 석유화학 분야로 개편하고, 이 분야 투자를 확대해 프리미엄 윤활유 시장을 비롯 자동차·가전·IT용 소재시장 공략에 나선다.
14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추진중인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세부 투자 분야와 금액을 산정하기 위한 엔지니어링 설계가 진행중이다.
에쓰오일은 우선 2017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중질유 분해시설과 복합 석유화학시설을 건설하고, 2단계로 2017년 이후 3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 고부가 석유화학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잔사유 업그레이딩(Residue Upgrading) 시설도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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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세르 알 마하셔 S-OIL CEO |
이와 관련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CEO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정유·윤활·석유화학 사업을 아우르는 수익성 있는 종합 에너지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자동차부터 가전제품, 그리고 IT와 BT(Bio-Technology) 등 고부가 분야를 아우르는 석유화학 하류부문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회사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로 사업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상당한 도전인 동시에 다시없을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한 에쓰오일은 정유 및 석유화학 하류부문의 핵심역량인 R&D 기능 강화를 위해 지난 2월 서울시와 마곡산업단지 입주 계약을 체결, 현재 석유화학기술센터(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Center) 건립을 추진중이다. 이곳에서 고도화 시설에서 생산되는 석유화학 기초유분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화학소재 연구를 중점 수행할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신규 프로젝트 추진과 동시에 생산량의 60% 이상을 수출하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선다.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해외 거점을 통해 해외 고객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수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이 강점을 지닌 고품질 휘발유·경유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호주 시장의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호주 유나이티드 터미널과 2년간 1조7천억 원 상당의 휘발유·경유 공급 계약을 맺었다. 또한 올해 1월 호주 ASCC社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에서 윤활기유 제품의 판매를 개시하는 등 현지 판매망 확장에 착수했다.
특히 최근 윤활유 브랜드 'S-OIL 7' 등 신제품 6종을 선보이며 국내외 프리미엄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 확대를 선언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S-OIL 7'은 발전하는 자동차 기술로 엔진에 요구되는 연비 향상, 환경친화, 운전 원활, 엔진보호, 불순물 제거 등의 기능을 최적화 하고 주행기능 개선, 운전자 만족도 향상이라는 가치를 위한 '최고급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료는 에쓰오일이 생산하는 프리미엄 윤활기유(Group Ⅲ)와 합성기유인 PAO(Poly Alpha Olefin)를 사용한다. 에쓰오일이 원료 공급과 제품 개발 및 해외 판매를 맡고, 자회사인 에쓰오일토탈윤활유가 제조와 내수 판매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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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쓰오일이 울산에 추진중인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부지 조감도 |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는 지난 8일 사우디 아람코社의 에쓰오일(S-OIL) 지분 추가 인수와 관련,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이 기존 Baa2(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된다고 밝혔다.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사우디 아람코가 한진에너지의 S-OIL 보유 지분 28%를 약 2조원에 매입해 총 지분율을 63%까지 끌어올린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 아람코는 S-OIL 지분 35%를 보유한 AOC(Aramco Overseas Company)의 모기업이다. 지난 2일 한진그룹이 보유한 S-OIL 지분 3천198만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믹 강(Mic Kang) 무디스 부사장 겸 수석분석가는 "사우디 아람코가 S-OIL의 단독 지배주주가 되기 위한 전략적 투자는 사업영위 및 관리측면에서 S-OIL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 질 뿐만 아니라 S-OIL에 대한 지원도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