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삶으면 더 오래 먹을 수 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냉장고 안에 있는 날달걀의 소비기한이 오늘내일 아슬아슬하다. “삶아놨으니까 며칠 더 괜찮아”라는 엄마의 말, 사실일까?
삶은 달걀의 소비기한은 며칠일까?© 경향신문
삶은 달걀도 대부분 식품과 마찬가지로 소비기한이 있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삶는다고 소비기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날달걀보다 더 빨리 상한다.
삶은 달걀 더 빨리 상한다
미국 식품의약처(FDA)에 따르면 삶은 달걀은 조리 후 냉장 보관 시 일주일 이내 섭취해야 한다. 삶은 달걀이 금방 상하는 이유는 조리 과정에서 껍질의 보호 코팅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공기 중 박테리아는 달걀의 껍데기의 열린 모공을 통해 내부로 침투하기 쉬워진다.
반숙일 경우는 어떨까? 반숙은 완숙 달걀보다 더 빨리 상한다. 반숙 달걀은 껍데기 째 냉장고에서 최대 이틀 동안 보관할 수 있다. 반숙 애호가들에게는 아쉬운 소리겠으나 전문가들은 살모넬라균을 예방하려면 노른자와 흰자를 완전히 익혀 먹으라고 당부한다.
FDA는 삶은 달걀은 조리 후 2시간 이내 냉장 보관해야 하며 실온에서 2시간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 삶은 달걀은 최적의 맛과 품질을 위해 껍데기를 벗기지 않고 냉장고에서 보관하고 먹기 직전에 껍데기를 벗겨 먹거나 샐러드로 이용한다.
간혹 삶은 달걀 중 유독 껍데기가 잘 벗겨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껍질을 벗기기 어려울수록 더 신선한 달걀일 수 있다.
삶은 달걀, 이거 상한 건가?
삶은 달걀이 상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후각과 미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삶은 달걀의 부패한 냄새는 강력하다. 최대한 후각을 이용해 조금이라도 냄새가 이상하다면 버려야 한다. 냉장고에서 7일 이상 있었다면 버리는 것이 좋다.
때로는 삶은 달걀 노른자 주변에 녹색 고리가 부패한 징후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 노른자의 철과 흰자의 황화수소의 자연스러운 반응에서 비롯된 녹색이다. 달걀이 과하게 익어도 종종 녹색을 띤다.
반면 달걀을 깨뜨렸을 때 노른자나 흰자에 짙은 갈색, 검은색 또는 녹색 반점이 있다면 살모넬라균과 같은 일부 유형의 박테리아와 접촉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런 달걀은 즉시 버려야 한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