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송창식 밤눈
사륵사륵 눈이 쌓이는 겨울 저녁,
송창식의 노래는 최고의 배경음악이다.
비가 오고, 바람 불고, 꽃이 피고, 새가 울 때도
송창식은 유효하지만 ‘밤눈’의 매력을 뛰어넘지 못한다.
‘한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 감고 귀 기울이면
까마득히 먼 데서 눈 맞는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당신은 못 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 소리.’
1974년 발표된 송창식의 3집 앨범 수록곡으로
소설가 최인호(앨범에는 동생 최영호로 표기)가 작사했다.
송창식은 6개월 보충역으로 군에 가기 직전에 이 노래를 만들었다.
입대를 앞두고 불투명한 청춘의
한가운데서 겪는 심란함을 통기타 선율에 담았다.
최인호는 자신의 에세이집에서
이 노랫말을 고등학교 졸업식 전날 밤 썼다고 술회했다.
그는 어지럽게 내리는 눈발을 보면서 졸업을 앞둔
기쁨과 설렘보다는 세상에 나가는 두려움을 노랫말에 담았다고 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송창식은 최인호 소설 원작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 OST로 ‘고래사냥’을 만드는 등
당시 청년문화를 주도하면서 최인호와 교유했다.
‘밤눈’을 둘러싼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평소 이 노래를 좋아했던 탤런트 강석우는 가곡으로 만들어서 발표하고 싶었다.
알고 보니 작사가가 영화 <겨울 나그네>로 인연을 맺은 최인호였다.
강석우는 최인호 소설 원작의 이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어렵게 유족에게 연락하여 허락을 얻어 만든
가곡 ‘밤눈’은 지난해 바리톤 이응광이 불러 발표됐다.
‘눈 내리는 밤이 이어질수록/ 한 발짝 두 발짝 멀리도 왔네’라는 노랫말은
눈 내리는 겨울밤이라면 늘 유효하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밤 눈 - 최인호 작사. 송창식 작곡
한 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 감고 귀 기울이면
까마득히 먼데서 눈 맞는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당신은 못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 소리
잠만 들면 나는 거기엘 가네
눈송이 어지러운 거기엘 가네
눈발을 흩이고 옛 얘길 꺼내
아직 얼지 않았거든 들고 오리다
아니면 다시는 오지도 않지
한 밤중에 눈이 나리네 소리도 없이
눈 내리는 밤이 이어질 수록
한 발짝 두 발짝 멀리도 왔네
첫댓글 눈 내리는 밤~
가로등의 불빛~
캬야~~좋아요~~~
감사해요~^^
이 노래를 알고 있다는 게 신기할 뿐...
송창식 노래 중...이 노래는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노래인데...
故최인호 작가의 글에 곡을 붙인 노래....
내 젊은 날 무쟈게 좋아하던 18번이기도 했었지요
홍대 앞 작업실에서 뻑(?)하면 목이 쉬라고 부르던 노래...ㅎㅎ
@걷자(서울/강릉) 아주 오래전 우연히 들었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나이 들어서인가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났어요~^^
눈 내리는 밤
어두운 골목길
촉낮은 가로등 아래의 추억이 생각나네요. ㅋㅋ
나도 큰 오빠 덕분에 송창식 노래를 좀 듣긴 했는데
이 노래는 처음이에요~
내가 고등학생 일 때...우리 형이 기타를 치면서 자주 부르던 노래였었는데...
후에 내가 대학생이 되어서 부르고 있더라고요...ㅎ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지금 들어도 좋은 노래...
눈 내리는 밤..꼭 들어 보시길...
참으로 ...오랫만에 기타소리에 밤눈..송창식노래 들어보네요.옛생각에 잠기네요.감사합니다.
미네르바님도 이 노래를 알고 있다니..ㅎ
Oldies, but goodies ...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
갑자기 소리 없이 눈 내리는 밤이 기다려 집니다....^^
저도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어제 밤에 눈 내릴 때도 들었습니다.
소복소복 쌓이는 눈을 보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