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종친회 한마음대회 축시
일시/장소: 10.19. 풍계가든(까치울역)
위문의 사랑 노래/위성유
계절은 날마다 생각하네
이제 지고없는 뜰안 목련꽃과
허공으로 쏟아내던 아카시아 향기와
술렁거리며 들판의 거닐 던 청보리밭
봄날을 기억하네
쌀밥덩어리처럼 매달린 이팝나무 흰 꽃들과
어둠 속 긴 장마의 터널을 지나 매미의 울음에
잠 못 들던 그 무덥 던 여름날을 음미하네
오솔길 걸어가며 보았네
코스모스 잎새 사이로 산들바람 불면
노랗고 붉게 새옷 갈아입고 가을이 익어가는 것을,
나는 홀로 생각하네
우리가 맞이하는 계절의 생성조차도 쉬이 오는 것이 아니었음을
한 줌의 바람과 한 줌의 햇살과 한 줌의 비와 한 줌의 별 빛들의 조화로 맞이할 수 있음을 알았네
아! 하물며 자랑스런 우리 위문의 천 년 역사와 전통이
어찌 한순간에 이루어 질 수 있었을 것인가
제 몸을 스스로 울려 한송이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을 한번 더 울려 더 높게 피어 오르려는
자기 희생이 열정의 꽃으로 피었기에 가능했음을
한 생을 온전히 짊어지신 선조님들의 공덕과
그 깊고 높은 뜻을 아로 새기며 그 참된 길을 따르던 후세들의 작은 힘들이 모여 이루어진 소중한 황금빛 열매였음을
만일 우리가 한 뿌리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지금 서로 마주보며 전하는 애틋하고 정감어린 눈빛과 살가운 혈정을 감히 어디에서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인가
아! 돌아보면 한 점 흩어지는 구름 같았던 한 길 한 세월
위문으로 엮어진 든든한 지붕과 아름드리 울타리는 우리의 삶에 버팀목이자 보금자리이었네
심연에서 타고 오르는 뜨거운 혈정이 우리 마음에 가득 고여 녹아내리네
오늘은 경사스런 축제의 한마당
위문의 울창하게 넓게 펼쳐놓은 그늘로 들어가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태우며 흥이 나게 놀아보세
삭히고 묵혀 둔 근심 걱정이랑 모두 잊고
덩실덩실 얼싸 앉고 춤을 추세
웃음꽃으로 다함께 부르는 노래
산메아리 되어 방방곡곡 울려 퍼지도록 놀아보세
아, 만추의 시월
뜻깊고 감격의 기쁨이 용솟음치는 오늘
그리운 종친을 만나는 일 이처럼 좋아서
하늘도 감동하여 저 붉은 산에 단풍이 불을 지펴가며
물결치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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