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이름짓기
정재억
우리나라는 학교 관공서뿐만 아니라 우체국이름까지도 대부분 그 지역의 이름을 따서 쓰고 있다. 우체국이름을 짓거나 바꿀 때는 지역명이나 행정동명을 따르라는 우정사업본부 지침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중앙우체국이라고 하더라도 지역명을 따서 부산중앙우체국, 원주중앙우체국 등으로 구별하도록 돼 있다. 충청우정청이 세종특별자치시의 출범에 맞춰 세종시 관내 모든 우체국 국명을 행정지역명에 맞게 ‘세종우체국’, ‘세종연기우체국’등 12개 우체국의 국명을 바꾼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떠할까. 흔한 미국을 예로 들어보자. 지명이름도 사람이름을 많이 붙였지만 우체국이름도 존경하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쓴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우체국이 ‘클린턴 우체국’이라고 한다. 프랭크린, 매디슨, 워싱턴 등의 대통령 이름을 붙인 우체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다가 동료를 구하기 위해 전사했거나 괄목할만한 전과를 올린 미국인 용사들 이야기다. 미 연방 우정공사(USPS)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인정해 그들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우체국은 12곳에 달한다. 우체국 명칭에 한국전 참전용사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연방의회가 지난 1967년 제정한 법률에 의거한 것으로 정치, 경제, 스포츠, 군 등 사회 각계에서 활동한 특정 인물의 이름을 우체국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파격적인 이름의 우체국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2년 5월 1일 영월 신천우체국 명칭이 영월 한반도우체국으로, 옥동우체국이 영월 김삿갓우체국으로 각각 바뀌었다. 영월군이 2009년 서면과 하동면 이름을 지역의 상징인 한반도지형과 김삿갓을 따서 한반도면과 김삿갓면으로 변경한데 이은 파격이다. 춘천에서도 2013년 8월 1일 신동신남우체국이 김유정역으로 이름을 바꿔 사람이름을 딴 첫 번째 우체국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춘천 강촌지역에는 2대째 대물림으로 내려오는 남산우체국이 있다. 춘천시 남산면에 있다고 하여 설립 당시부터 불려온 이름이다. 굳이 따지자면 경북 경산시에도 똑같은 남산우체국이 있고 서울 남산과도 같은 이름이어서 우체국이름 얘기가 나온 김에 바꾸는 것도 나쁘진 않을 성 싶다.
얼마전 우안 최영식 화백을 통해 오래전부터 알게 된 연제철 (사)한국우취연합 강원지부장의 전화를 받았다. 남산우체국이름을 강촌우체국으로 바꾸자는 제의였다. 남산면명칭을 강촌면으로 고치자는 강촌권 주민들의 의견이 죽순 내밀 듯 하고 있는 걸 알았는지......
강촌이란 브랜드는 한 때 “강촌을 모르는 *은 간첩”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전국적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차제에 서울의 남산이라는 이미지와도 겹치는 남산우체국 명칭을 전국적 브랜드를 가진 강촌우체국으로 바꿔보자.
강촌을 대표하는 구곡폭포와 검봉산 소인이 찍힌 엽서를 받는 순간 낭만과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기쁨을 준다면 이 또한 우정(郵政)의 역할이 아닐까. 현재 남산우체국의 관광인(觀光印)은 남이섬과 남이장군으로 돼 있다.
첫댓글 가장중요한것은 지역의 의견을 모으는일이라 생각합니다.
브랜드 가치로는 강촌이 가지는 가치가 크지만 면관내의 다른 마을들의 이해가 우선될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영월의 김삿갓면같은 경우도 이 문제로 주민투표까지 갔던건지. 여론조사를 했는지 공론화작업이 선행되었습니다.
지역내 공론화 과정을거친다면 충분히 검토할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참 남산우체국은 사설우체국 아닌가요?
참고 합니다.
사설이란 말은 쓰지 않으며 제도적으로 "별정우체국"이라 합니다.
사설 우체국이 맞습니다.
사설 우체국이면 주민 여론을 모아서 강촌 우체국으로 바꾸는 방법도 생각할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사설이라 주민 여론대로 바꿀수 있는 것이 아니며
현재 총괄국(춘천관내를 총괄하는 춘천우체국)에 부임하신 하병준 국장님께서도
의견을 주셨으며 주민여론을 수합하여 올리면
강원우정지방청에서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조금 더 강촌의 이미지를 높이고자 옛이름 문폭인 구곡폭포와 구곡정을 관광통신 일부인으로 만들려 노력 중 입니다. 매주 구곡폭포 유원지 일원에서 작은 음악회가 봄부터는 열리고 많은 사람의 추억이 어린 곳으로 뜻을 두고 함 입니다.
좋은 의견입니다만 구곡정의 경우 국적없는 정자라는 비평을 받고 있습니다. 현 구곡정 그대로 일부인을 만드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