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자리비웠더니 대문 들어오다 서먹함에 깜짝 놀랐습니다
11월부터 활동재개 한다는 것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여행과 싸이트의 만남은 오래 마음에 담아 두지 않습니다 만
부안은 제게 또 다른 인연으로 남았네요
그동안 몇편의 단편 쓰느라 정신 없었어요
당분간 파워 충전할 때까지 미소천사는 쉽니다
사실 미소천사는 이름 그대로 천일미소천사잖아요?
1000일동안만 웃겨드린다고 했던 약속은 지켰지만
또 천일동안 천일미소천사가 되어 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지금 연재 해드리는 퓨전소설/기성회비 는
읽기 편하게 썼습니다
아마, 구독해 보실만할 겁니다
물론 탈고나 종고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애정을 가지고 구독해 보세요
제가 쓰는 소설은 일체 외부에 흘리지 않지만 젠틀맨님과의 인연으로 부안뽕엔 별개입니다
날씨가 추워졌어요
인제 진짜 겨울인가요?
모두 건강하시고 신나는 년말보내세요
불루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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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기성회비
1960년6월25일.
이날은 우리가 잊을 수 없는 비극의 6.25전쟁이 시작된 날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6,25는 1950년이고 1960년 6월25일은 이 소설의 주인공 박성기회장이 강원도 삼척에서 두 시간이나 걸어 들어가야 하는 산골에서 태어난 날이다. 그건 그렇고 소설의 첫머리부터 하필 박성기회장이 태어난 날을 굳이 끄집어낼 필요가 있는가? 라고 반문하겠지만 이 소설의 6월25일은 아주 중요한 사건들이 얽히고설킨 체 전개되기 때문에 날자가 주는 숫자의 의미가 크다.
또 그의 실제직함은 회장이 아니다.
그의 정확한 직함은 한국귀금속총연합의 조합장이며 자영하는 정시당이 있다. 그런데 왜 박성기회장을 사장이나 조합장이라 하지 않고 회장이라고 부르느냐면, 이유가 있다. 그의 아이디가 기성회비라서 그렇게 부르느냐고? 천만의 말이다. 뭐 이런 것까지 세세 시시 콜콜 들추느냐고 비위가 뒤틀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꼭 알고 있어야 할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나 역시 귀찮아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가 자신의 아이디를 사이트에 기성회비라고 등록한데도 그럴만한 연유가 있다. 그 연유는 아버지와 어머니와 외삼촌과 그리고 도시 때문이다.
1930년대 태어난 이후,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들이라면 기성회비에 대해 금방 알아차리겠지만,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기성회비라고 말하면 무슨 동호회 회비나 마술/馬術회비로 착각할 수 있어 잠간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6,25전쟁이 끝난 이후 어렵고 빈곤한 살림살이에도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이 모여 육성회라는 것을 조직했고 이 조직은 거대한 교육기구처럼 변질되어 주로 초등학교에서 강제성을 가지고 징수했다.
자라는 아이들의 장래와 교육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의 육성회는 그 초기취지는 좋았지만 빈부의 격차가 큰 그 당시 학부모들에겐 상당한 부담이었다. 허지만 월사금의무교육으로 지금은 폐지된 수업료 다음으로 비중이 커서 이 기성회비를 내지 않으면 학교에서 공부하는데 지장이 많았고 한 달 연체되면 학교 가는 것이 두렵고 힘들었다. 심하면 학부모가 학교에 호출당하기도 했다.
육성회를 빌미로 일정액의 월정기부금을 학교에 납부하던 이 기성회비는 그 세대에겐 적절한 제도였지만 현대교육행정으로 보면 교육의 대표적 부패였다.
박성기회장의 집은 삼척에서도 오지에 들어가는 산골이지만 소문난 부자였으므로 기성회비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냈고 한 달도 연체하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박성기회장은 전체학년 급장지금의 반장 도 가끔 했고 생활기록부에 올라갈 정도의 별난 짓을 하거나 개구쟁이 짓은 하지 않았다. 모두 아버지와 어머니 때문이었다.
허지만 옥에도 티가 있다.
비록 시골이지만 좋은 환경에 비해 박성기회장의 성적은 별로였다. 항상 중하위그룹에서 맴돌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머리는 좋은데 공부엔 영 뜻을 가지지 못하는 학습부재형 또는 학습기피형이었다. 이것은 순전히 아버지 탓이었다. 아버지가 술주정뱅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지독한 문생원이어서 그렇다. 아버지는 오로지 눈뜨면 글 읽고, 글 읽다 잠드는 신선 같은 선비였다. 어린 박성기회장에겐 이런 아버지와 함께 사는 매일매일이 지겹고 따분했다. 조금만 어긋나는 행동을 해도 공자왈맹자왈 군자도를 들이대는 아버지, 하루 종일 숨죽이고 살아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사랑채의 교자책상 앞으로 불러들이는 아버지. 그래서 살맛이 없었다.
아무리 급해도 박성기회장은 안채의 화장실로 가지 않는다. 본채에서 세길 높이 축대 위의 밭고랑에 있는 버려진 변소를 애용한다. 아무리 깊은 밤이라도 거리가 먼 화장실을 택하는 것은 아버지를 피하기 위한 잔꾀였다.
한번은 낮에 먹은 메밀국수가 잘못되었는지 갑자기 아랫배가 뭉치고 사르르 아프더니 급기야 쌀 거 같았다. 밤이어서 가급적 참으려고 꽁지 끝의 출구를 엉덩이 힘으로 틀어막았지만 소용없었다. 막바지 위기를 느끼고 오리걸음으로 달려가 화장실문을 팍 열고 바로 기절해버렸는데, 박성기회장이 놀라 기절한 것은 재래식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아버지를 귀신으로 착각한 것이 아니었다. 화장실 문을 열자 쪼그리고 앉은 귀신이 마치 훈계하는 아버지 같아서 놀라 졸도한 것이다.
“ 이놈아, 생사지경이라도 군자란 자고로 발이 무거워야 하거늘 배뇨하러 오는 놈 걸음이 그렇게 가벼워서 어디 쓰겠노?”
정말이지 그때는 아버지의 형체가 도깨비보다 더 무서웠고 아버지의 일갈이 천둥소리보다 더 커서 어린 박성기회장이 정신 줄 놓지 않고 버틸 수 없었다.
그 사건이 원인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그 후 박성기회장은 장염을 자주 앓았다. 음식을 잘 못 먹은 날은 꼭 설사를 했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날은 설사 정도가 아니었다. 그냥 황톳물을 쏟았다. 황톳물이라도 재활용황톳물이었다.
어쨌든 기성회비를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매달 또박또박 내는 형편이었으므로 학교생활 하는데 성적이 문제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학교를 3일간이나 무단결석하게 된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기성회비때문이었다. 더 정확하게 진술하면 기성회비보다 그의 어머니가 원인제공자였다. 이 사건은 다음 회에서 파헤쳐 지겠지만 이런 운명적인 사건들로 인해 언제나 가슴에 후회와 한을 품고 살아오면서 박성기회장은 IT와 인터넷시대를 맞게 되었고 자신의 ID를 기성회비라 이름 지은 것이다.
허지만 박성기회장이 자신의 아이디를 기성회비라 짓게 된 이유 중 가장 심도 깊은 이유를 나는 알고 있다.
어느 날 술자리에서 그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나는 그가 왜 기성회비라고 아이디를 지었는지 알게 됐던 것이다.
첫댓글 * 젠틀맨님 안녕? 하시죠?
언제나 젠틀맨님의 넉넉한 미소 상상해 봅니다
부탁이 있어요
소설을 연재하려면 본문 바탕글이 지금처럼 퍼지지 않고 A4에 맞게 설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고운 밤 편하시길 바랍니다
기성회비라는 말, 육성회비도 우리에게는 너무 머리깊숙이 뿌리박아놓았지요..
주인공 박성기 회장도 나와 같은 세대가 아닐지 생각도 해봅니다.
국민 학교 시절 어릴적 생각을 많이 떠올리게 합니다.
불루보트님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수있어 열광 입니다.
저의 부안뽕 젠틀맨 농장을 특별히 아껴주시고 성원 해주시는 마음
너무 감사 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건필 하세요^^*
네 젠틀맨님 오랜만입니다
항상 즐겁고 항상 편하시죠?
젠틀맨님의 추측이 거의 맞습니다
그 시대를 배경으로 했으니까요
고운 밤 편히 쉬세요
기성회비가 다소 낯설지 안은 말입니다. 나시길 바랍니다.
선배님들께 많이 들어 봤슴니다.
다시 시작하시는 작가선생님 소설
ㅋㅋㅋㅋ.....기성회비를 이해하는 세대가 또 있어 좋습니다
소연님은 기성회비가 낯설지 않다니 아마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나보네요
계속 구독해 보세요
새로운 사실들 많이 알게 될겁니다
고운 꿈 꾸시구요
실컨 써놓은 댓글이 어디로 갔을까요?
에엥?..위에 다 있던데?...ㅋㅋㅋㅋ
그래서 댓글이 길 땐 창고에 가져다 두는 습성이 있어야겠죠?...ㅋ
예전에 저 참 많이 낭패 당했어요..이젠 그렇잖지만요...ㅋ
그리고 아직 전 작품을 팔아보지 않았어요...이유가 있거든요
1년만 더 버텨보고..그리고 차츰 장사하러 나갈까 생각중입니다....그때 한권 사주세욤*
저는 기성회비는 잘모르겠고 육성회비는 기억에 남네요..
아뭇튼 기대되는 소설로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ㅎ
골든타임 40대
에덴동산이죠.
기성회비 퓨전소설 을 보며 젊은 날의 아련한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새롭게 시작하시는 소설 베스트 쎌러 되시길 바랍니다.
김일수님 오랜만이네요
싸이트에 연재하는 소설은 탈고가 되지 않은 소설이란 점 감안해 주세요
좋은날되시구요
방가워요..저도 깜짝 놀렜슴니다.
오랬만에 뵙게 되어서요. 건강한 모습으로
제미있을듯한 소중한 작품 갖고 오셨으니 먼저 감사드립니다.
기성회비 앞으로 잘구독 하겠슴니다.
느티나무님의 반가움 표시에 왠지 숙연해 집니다
싸이트의 인연은 여행의 인연처럼 그 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마련인데 기억해 주셔서.....
앞으로 자주 뵐께요
기성회비...
오랫동안 잊고 살앗네요.
설움 많은 이 단어를 잊고 살았다니...
인간은 망각의 동물 맞네요.
매번 60여명 앞에 세워져 瘡皮를 받고 살았지요.
반에서 1등을 자주 했지만 지금도 동창들 만나면
1등은 묻혔지만 내심 열등감이 고개를 들지요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의 역사입니다.
ㅎ
반갑습니다 아현니임^
공부잘하셨군요 반에서 항상 1등...후들들 합니다
역시 이름이 좋아야 공부도 잘하나 보네요...ㅎ
이름이 박성기라...그래서 공부하고 인연이 없었나 봅니다
계속 지켜 봐주시고 엄격하게 지적해 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좋은날 언제나 웃는날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