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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순신 장군이 옷을 벗었습니다.
서울시가 보수작업을 위해 동상을 이천으로 옮기며 임시 구조물을 세운 것인데요.
그런데 이를 계기로 잘못 제작된 동상을 다시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됐다는 걸까요?
먼저 이순신 장군이 입고 있는 갑옷이 덮어쓰는 형태의 중국식이라는 것인데요.
실제 옛 중국 군사의 사진을 보니 동상의 갑옷과 비슷합니다.
이상근(조계종 중앙신도회 총장)
"조선식 갑옷은 두루마기 형태로 되어 있잖아요. 근데 중국식 갑옷은 (어깨를) 덮어쓰는 형태로 돼있는데 지금 광화문 동상 갑옷이 덮어쓰는 중국식 형으로 돼 있다는 거죠."
반면 역사적인 고증을 거쳐 제작됐다는 충남 아산의 충무공 동상은 두루마기 갑옷을 걸치고 있죠.
현재 현충사에 유물로 남아있는 이순신 장군의 칼입니다.
의전용 장검과 평상시 사용했던 쌍용검인대요.
문제는 동상의 칼이 이 두 개와 전혀 비슷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칼의 길이와 모양새가 일본도와 더 흡사하다는 것이죠.
혜문 스님(문화재 제자리 찾기 행동)
"(이순신 장군의) 쌍용검은 전형적인 조선식 환도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형상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일본도의 변형에 가까운 칼을 만든 것은 문제가 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오른손에 칼집을 든 만큼 왼손으로 칼을 뽑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장군은 왼손잡이일까, 아닙니다. 장군이 왼손잡이라는 기록도 없고, 그 어떤 동상에서도 장군이 오른손으로 칼집을 쥔 모습은 없습니다.
이상근(조계종 중앙신도회 총장)
"전장에서 지도하는 무인이 칼을 제 손에 뽑지 못한다는 건, 전쟁을 포기하는 의미, 항복한다는 의미를 할 때 칼을 거둔다는 뜻인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동상의 얼굴이 장군의 실제 얼굴과 다르다는 논란입니다.
이순신의 실제 얼굴은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카리스마 있는 얼굴과 달리 작고 고운 선비의 이미지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였는지 장우성 화백이 그린 현충사의 이 영정이 지난 73년 표준영정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광화문 동상의 얼굴과는 많이 다른 모습인데요.
혜문 스님(문화재 제자리 찾기 행동)
"이미 당시에도 월천 장우성이 그렸던 현충사 영정은 화페 도안에도 쓰였고, 현충사에 걸려있었기 때문에 참조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그동안 등장한 20여점의 장군 영정 중에서 동상의 얼굴과 비슷한 그림은 단 한 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수십년동안 보아온 이 동상의 얼굴은 대체 누구의 얼굴일까요. 항간에는 이 동상을 건립한 작가 본인의 얼굴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안태성(前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
"옆면이나 측면을 보면 이순신 눈매나 광대뼈가 거의 흡사하게 보여요. 그래서 자기 얼굴 모습을 투영시킨 거죠."
그렇다면 이 동상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동상은 지난 1968년 국내 조소계의 대부였던 故 김세중 서울대 교수가 제작했는데요.
김 교수는 동상을 만들 당시, 이당 김은호가 그린 이순신 장군 영정을 참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혜문 스님(문화재 제자리 찾기 행동)
"이당 김은호의 갑옷은 전형적인 중국식 갑옷이라는 것이 지적되었고 최악의 모델을 참조했다는 거죠."
<녹취> 故 김세중 작가 지인(음성변조) : "나로서는 지금 할 말이 없어요. 전혀. 노코멘트."
<녹취> 故 김세중 기념사업회 관계자(음성변조) : "(그 분이) 세상 떠난 지도 25년인데 수없이 보도고 신문이고... 그만 사절할게요."
의혹을 제기한 문화재 제자리 찾기 행동과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동상에 대한 공청회 요구자료를 서울시에 제출했는데요.
혜문 스님(문화재 제자리 찾기 행동)
"이미 79년도에 철거 결정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 왜 이행되지 않는가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녹취>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시가 다시 제작에 대한 부분이 아니잖아요. 동상을 유지, 관리하는 부분에 대한거지."
42년간 광화문을 지키던 이순신 동상은 올 연말, 보수작업을 마친 뒤 돌아올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이 논란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됩니다.
첫댓글 더 오래 되기전에 철거하고 새로운 이순신 동상을 설치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하지만 저거대로의 일종의 의미는 있으니 박물관같은데로 옮겨야겠지요... 역사적 가치니 모니 해도 실제론 설치된지 반백년도 안되는겁니다
이순신장군이 왼손잡이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