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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감사원장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떠나는 정동기 후보자 |
대통령이 화가 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대통령한테 이런 수모를 준단 말인가. 국민들이 대통령을 뭘로 볼 것인가. 청와대에서 말 한마디 떨어졌다 하면 일사분란하게 로봇 처럼 움직이던 한나라당 아닌가. 그동안에 날치기 법안 통과를 비롯해서 국민이야 뭐라고 하던 청와대 하면 끝이었다.
이제 달라졌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온갖 정보가 바로 야당으로 넘어간다. 청와대 고위간부가 안상수 아들 로스쿨 불법입학 관련정보를 제공했다고 해서 청와대가 발칵 뒤집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새해 연설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어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냈다. 민정비서실이 관계 수석과 비서관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사했다고 주간동아가 보도했다. 이 무슨 콩가루 집안인가.
여기저기서 마치 오발탄 터지듯 뻥뻥 터지니 도무지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 굿이라도 해야 될 판이다. 엎친 데 덮친다고 했던가. 구제역으로 이미 살 처분된 가축은 216만 마리가 넘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의 축산은 완전히 절망이다. 보상액만 2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민심이 불안하다.
축산농가가 끓는다. 처음부터 백신을 썼으면 이 지경은 안 되었을 거라고 한다. 공무원들도 죽을 맛이다.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 주부들이 장에 다녀와서는 꼭 강도를 당한 것 같다고 한다. 물가를 잡는다고 법석을 떨지만 믿는 국민이 별로 없다
유언비어를 단속한다고 한다. 국민의 입을 막자는 모양인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 청와대도 입조심이다. 이게 우리나라 얘기라니 기가 막힌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레임덕이 없는 것이다. 아무 걱정 없이 정치에 전념하는 것이다. 국민의 선택으로 당선이 된 이후 국정을 제대로 펼쳐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퇴임을 하면 정말 행복한 대통령이다. 어느 국민인들 이를 바라지 않겠는가.
<레임 덕, 누가 자초했는가>
국민들이 공공연히 말한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왔다고. 언론도 레임덕을 거론한다. 특히 조중동의 논조가 수상하다. 어떤 논설을 보면 레임덕을 드러내놓는다. 청와대로서는 기가 막힐 것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그래도 이것은 너무 빠른 게 아니냐. 아직도 2년 가까이 남았는데 너무 심한 것 같다. 허나 사실인데 도리가 없지 않은가.
산을 오를 때 보다 내려 올 때 더 조심을 해야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내려오다가 구르기라도 하면 대책이 없다. 중상이다. 5년의 임기 중에서 반이 지났다면 그것은 바로 하산 길이다. 발 한 번 삐끗 잘못 디디면 천길 낭떠러지로 추락한다.
누가 발을 헛디디는가. 대통령이다. 조심조심 국민의 눈과 높이를 맞추며 하산을 할 때 추락이란 있을 수가 없다. 오만방자한 독선적 사고와 안하무인적인 독불장군식 통치행위는 반듯이 반발을 일으킨다. 국민이 가만 있지 않는다.
누가 강제로 떠맡긴 레임덕이 아니다. 스스로 자초했다. 취임하자마자 광우병 관련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도 스스로 자초했다. 서울 도심이 촛불로 타올랐다. 대통령이 사과를 했다. 그때 이미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국민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22조 원을 퍼부어 강행하고 있는 소위 4대강 개발은 국토파괴행위라고 국민이 규탄한다. 부자 감세와 세종시 반대.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국민정서를 무시한 독선적 정치는 국민으로 하여금 다시 80년대 독재시대로 회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갖게 했다.
뿐만이 아니다. 국민의 가슴속에 그리움으로 자리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고향마을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 뒤에 저승사자처럼 웅크리고 있는 음험한 괴물의 정체는 무엇인가. 썩은 언론과 빨대 검찰과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게 한 권력. 5백만의 국민이 노무현 대통령의 영정 앞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부모를 죽인 원수라 해도 그럴 수는 없다. 사돈의 팔촌까지 핍박을 받았다. 이렇게 철두철미한 보복은 없었다. 죄도 없이 당한 보복이라고 국민들은 생각했다. 열등감으로밖에 해석이 안 되는 복수극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떠나지 않는다면 그 역시 이상한 일이다.
한명숙 총리에 대한 재판은 어떤가. 반드시 잡아넣고 죄를 묻겠다는 집념의 검찰은 지금도 여전히 칼을 간다. 이런 집념의 검찰이 조현오에 대한 고발에는 왜 꿀 먹은 벙어린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슬퍼한 5백만 국민의 안타까움은 이 나라 역사와 함께 영원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의 낭떠러지로 몰고 간 증오는 대한민국에서 노무현 지지세력의 씨를 말리고 싶은지 모르지만 한참 착각이다. 국민의 정서를 이렇게 모르고 있으니 레임덕은 바로 자신들이 불러들인다고 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고에 서민의 가슴은 바짝 말라간다. 부자는 감세의 은혜를 입고 복지예산은 날치기로 사라진다. 천안함 사건과 미국의 턱만 쳐다보는 무능외교. 군 입대를 하면 난리라도 나는지 한결같이 군 면제를 받은 고위공직자들의 지하벙커회의. 이런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일 것이다.
죄 없은 민간인을 야당의원과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사찰을 하는 나라가 어디 있단 말인가. 겁이 나서 어디 마음 놓고 숨이나 쉴 수 있는가. 이러면서 레임덕을 피한다면 그 재주가 비상하다.
자주성이라는 눈 씻고 볼 수 없는 무능외교의 극치를 보면서 국민은 울분을 토한다. 언론사의 사장은 마음대로 갈아 치웠다. 드디어 어용방송은 찬란하게 꽃을 피웠다. 향기가 없다. 사람이 안 보인다. 아부와 아첨만이 보인다.
비굴이 얼굴을 덮은 언론인들, 어용뉴스를 보라. 구역질이 나온다. 종편은 뭔가. 조중동을 더 살찌게 할 모양이지만 번지 잘 못 찾았다. 반듯이 망한다고 전문가들이 말한다. 국민이 망하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레임 덕 없이 퇴임하는 정치>
정치에는 왕도가 없는가. 있다. 바로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여론은 대통령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한다. 왜 내가 소통이 부족하냐. 자신은 늘 소통을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얼마나 친 서민적이냐. 시장에 나가 목도리도 훌렁 벗어 주고 차고 있던 시계도 풀러 준다. 시장에서 떡볶이도 사 먹고 어묵도 사 먹는다. 이것이 얼마나 친 서민적이며 서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냐.
이게 서민적인 것이 아니다.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냥 이미지를 위한 TV용이라고 생각한다. 아닌가. 그것이 진정 서민을 위한 행위라면 지난 연말에 날치기 예산통과를 안 했을 것이다. 서민들의 복지예산이 몽땅 날라 간 예산안 통과는 아무리 변명을 해도 설득이 안 된다.
말을 안 듣는 국회. 당연하다. 누가 끈 떨어진 망건 같이 인기 없는 대통령의 말을 따를 것인가. 정치라면 닳고 닳은 정치인이다. 영양가 떨어졌다. 지역구 인심이 고약하다. 말이 아니다. 이러다가 다음 선거에서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럴 때 그들이 선택해야 할 길은 무엇인가.
상식인이면 알 것이다.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국민들의 마음이 왜 멀어지는지. 왜 국민들이 자신을 외면하는지 보통의 상식이면 다 안다. 50%의 지지율인데 무슨 소리냐고 하지 말라. 믿는가.
택시를 몇 번 만 타 보라. 여론조사의 허구를 잘 알 것이다. 도대체 대낮에 노인들이나 있는 집에 전화를 해서 조사하는 여론조사를 믿는단 말인가. 응답률이 몇%인지 아는가. 6%다. 이걸 여론조사를 했다고 조사기관도 한심하지만 이걸 발표하는 썩은 언론들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알면서 저지르는 죄가 더 무겁다.
레임덕을 두려워 할 것 없다. 레임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단 국민의 뜻을 배반하면 인위적 레임덕이 온다. 불행한 레임덕이 온다.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비극의 레임덕이 오는 것이다. 어느 대통령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사슬이다.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나에게는 해당사항 없다고 강변하지 말라. 이미 국민은 알고 있다.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보면서 준비를 해야 한다. 고집과 오만으로 점철된 과오를 바로 돌려놔야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살 처분된 소 돼지가 216만 마리, 닭 오리가 360만 마리에 달하는 것은 국가 경영능력의 상실이다. 왜 머리 숙여 사과 한마디 못하는가. 잘못한 것이 없어서인가. 그냥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인가. 한참 잘못 생각했다.
레임덕이 오는 것을 두려워 말고 왜 레임덕이 오는지 생각해야 한다. 레임덕 없다고 고집부리지 말고 왜 레임덕이 가속화되는지 겸허하게 반성해 보는 것이 먼저 할 일이다. 막을 수 있는 불행은 막아야 한다.
2011년 01월 21일
이 기 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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