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하느님에게 인색한 사람 (김정진 신부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우리 신자들에게 이 세상 재물을
알맞게 잘 쓰는 방법에 대해서 가르쳐 주십니다.
"온갖 탐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사람이 제 아무리 부유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시고
이어서 어떤 부자가
많은 재물을 어디에다 쌓을까 걱정하면서
이제 몇 해 동안은 걱정할 것 없다고 하고
실컷 먹고 마시고 즐기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 미련한 자야, 바로 오늘 밤 네 영혼이 네게서 떠나가리라.
그러니 네가 쌓아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의 말씀을 다음과 같이 맺으셨습니다.
"자기를 위해서 재산을 모으면서도
하느님을 위해서는 인색한 사람이
바로 이와 같은 사람입니다."라고.
그러므로 우리는 너무나도 이 세상일에만 골몰하고
하느님의 일에 대해서 등한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물론 가장으로서는 가족들을 부양할 책임이 있고
가족들로 하여금 신앙생활을 해 나가는 데 불편을 주지 않도록
열심히 일할 정신과 결심에 대해서는 누가 말하겠습니까.
오히려 칭찬할 점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복음에서 예수님이 지적하신 바와 같이
"하느님께 인색한 자"가 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난하게 탄생하시고
또 가난하게 한평생을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은 어디까지나 가난한 자의 편입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예수님이 미사 때마다 천상 양식을 우리에게 주시는 것은
우리도 우리 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것을 배우라는 뜻입니다.
더구나 하느님께서 당신 독생자까지 우리에게 주신 것은
또한 독생자로 하여금 죽게까지 하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우리의 것, 우리의 생명마저도
하느님께 바치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생명을 유지해 주시는 것은
우리의 재산을 잘 사용하라는 뜻입니다.
"오늘밤 네 영혼이 네게서 떠나가리라."(루가 12,20)
이렇게 되면 그 많은 재산이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어느 곳에 구두쇠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많이 모은 돈을 금화로 바꾸어서는
항아리에 담아 방바닥 밑을 파고 감추어 두고는
매일 밤 덧문을 꼭꼭 잠근 후에 슬그머니 꺼내 보고는
싱글벙글하면서 세어 보곤 하였습니다.
그 노인장도 죽음이 임박하였음에는 어쩔 수가 없었음인지
생각다 못해 떡장수네 집에서
말랑말랑한 떡을 잔뜩 사와서는
덧문을 꼭꼭 잠가 버리고는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이틀이 지나도, 사흘이 지나도
덧문이 닫힌 채로 있었기에
이웃 사람들이 이상히 여겨 문을 부수고 들어가 보았습니다.
노인은 금화를 한 푼씩 한 푼씩
말랑말랑한 그 많은 떡에 모조리 묻어 놓고는
그것을 그대로 꿀떡 삼켜 버리려 했던지
일곱 개째의 떡이
그 금화와 함께 목구멍에 걸려서 죽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 욕심쟁이 노인은 죽은 후에도
금화를 이 세상에 남겨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아까와서
뱃속에 넣어 가지고
저 세상에까지 가지고 가려 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에게 인색한 사람,
육신의 일에만 골몰하고 하느님의 공경을 소홀히 하는 자나,
자기 재산이라고 해서 자신을 위해서만 몽땅 써 버리는 자는
앞서 말한 구두쇠 노인장과
별로 차이가 없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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