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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사
1.
불교는 약 2500년 전 바라문교의 폐해를 비판하며 등장한 붓다에 의해 성립된 종교다. 불교는 인도에서 ‘신흥종교’로 발생하여 세계적인 종교로 발전하였고, 그 불교가 한국에 전해진 지도 1600여 년이 지났다. 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 고려대장경 등 국가지정 문화재가운데 불교 문화재가 압도적인 것은 매우 자랑할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에서 10년마다 실시하는 조사에 의하면, 2005~2015년 사이에 불교신도 수가 760만 명으로 무려 300만명, 15%나 줄었다. 원인은 여러 면에서 분석해야 하겠지만,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승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교인은 사실상 전문 교육자와 같은 역할을 할 때, 종교와 신도 또한 사회에 모두 이익이 된다. 그런 면에서 승가가 공적公的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든다. 이에나 역시 승가의 일원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한국불교의 취약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보완할 수 있는 효율적 방법을 모색하였다. 마침 박찬호 거사가 나의 뜻에 공감하며 화주化主를 자처해 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런 연유緣由로 ‘세존학술총서’라는 이름으로 학술서 간행 불사가 시작되었다.
2.
고려시대(1237∼1252년간) 때 국가의 명운을 걸고 판각된 팔만대장경의 결집 이후 거의 8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장경에 대한 외형적 분석 이외의 내용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빈약하다. 또한 대장경에 수록된 경장經藏과 율장律藏, 논장論藏의 내용 중에는 서로 상치하는 부분이 많아 설사 대장경을 완독한다 해도 불법에 대한 모든 의문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우선 붓다의 가르침은 무려 250여 년 전에 설해졌고, 이를 기록한 경전 또한 거의 2000년 전 중생들의 제도濟度를 염두에 둔 기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의 본질과 절대적 진리는 시공에 따라 변할 수 없지만, 그것은 가치의 상대성을 뛰어넘은 경지에서 논할 수 있는 말이지 감각 기관마다 욕망을 추구하는 보통의 인간들에게는 시시각각의 현실에 맞는 진리의 해석이 필요하다. 붓다께서도 이를 방편과 대기설법對機說法이란 이름으로 활용하지 않으셨던가?
‘세존학술총서’는 이러한 긴박한 상황의 인식에서 기획되었기에 출간할 학술서 선정에 정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즉, 현대판 논장을 결집한다는 각오와 원력으로 많은 외부적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제7권인 『한국불교학연구』의 출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3.
본 학술총서의 성격을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 이미 출간된 학술서를 살펴보겠다.
제1권 송대 선종사연구, 제2권 북종과 초기 선불교의 형성, 제3권 불교의 기원, 제4권 대승불교, 제5권 화엄사상의 연구, 제6권 한국불교사연구이다. 제목만 보아도 한국불교를 위한 맞춤 선정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당대 최고 학자들의 대표적 논문으로 세계 불교학자들에게 검증 받고 피인용 횟수도 타논문에 비해 압도적인 평가를 받는 명저들이다. 다만 모두 번역서라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있었기에 이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30여 년 전부터 한국불교 교학과 불교문화사에 걸출한 연구를 남기신 학자들의 논문을 선정하였다. 각 21편의 논문이 수록된 세존학술총서 제6권과 제7권이 후학들에게는 물론 한국불교를 연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독의 연구서가 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오래전 작고하셨지만 깊이 있는 강의를 해 주셨던 교수님들을 상기할 수 있는 의미의 헌정집이기도 하다.
이 소중한 논문들을 선정하고, 게다가 당혹스런 조건일 수도 있는 선정 이유와 그 의미, 가치를 기술해 일반 불자들도 이해할 수있는 길을 열어 주신 고영섭 선생님께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본 ‘세존학술총서’가 몇 권까지 출간되는가는 전적으로 불자들의 원력과 동참에 달렸다.
4.
2015년에 학술서 불사를 기획한 이후, 사실상 유일한 조언자인 윤창화 사장님과 수많은 논의와 고민을 했던 시간이 어느덧 7년이 되었다. 그 7년간 세간世間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변했고, 그 변화는 달갑지 않은 쪽으로 가속화할 것 같다. 2019년 발병이 시작돼 무려 3년 이상 전 세계를 훑으며 빠르게 변종 개체를 증식해 가고 있는 ‘코로나19’라 불리는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으로 사람들의 일상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변화를 강요당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명명됨)이라는 용어로 환상적인 미래의 이미지 확산에 마치 사활을 건 듯한 분위기를 형성해 가고 있다. 그 주장들의 핵심 용어인 인공지능과 메타버스(Metaverse) 두 가지에 대해 불교적인 시각으로 비판하고자한다. 지능知能은 단순한 지적 능력을 넘어 인간만이 갖춘 최고의 지혜, 불교적으로는 붓다를 이룰 수 있는 심성인 불성佛性도 전제로 한다. 여기에 인간이 조작해서 만든 인공人工이라는 개념이 합성된다는 것은 언어의 장난을 넘어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메타버스는 가상, 혹은 증강현실이라는 말인데, 단순한 뇌의 착각을 유도한 가짜세계로 인간의 생각을 엮겠다는 대단히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 발상이다. 이것은 종교적 윤리로 판단할 거리도 아니고, 인간의 정체성을 혼란시키려는 마약을 뇌에 접속시키겠다는 인성人性 파괴를 목적으로하는 대단히 악의적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발상이다. 다행히 순수 과학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일부에서 흥분하듯 인간이매트리스나 아바타 같은 기술을 만들어 내는 일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5.
난데없이 불교 논문집 간행사에 4차 산업혁명을 거론한 것에 어색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하지만 붓다의 가르침인, 눈앞의 인과를 무한확장시켜 사사무애事事無碍의 연기적 세계를 관찰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믿는 나로서는, 이제 과학이 물질의 가장 큰 세계인 우주와 가장 작은 세계인 원자와 전자를 넘어 쿼크(quark)까지 연구 결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존재 자체를 신의 의지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인과성을 투과하는 지혜를 삶의 목표로 해야 진정한불자佛子라는 사실을 새삼 인식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본 ‘세존학술총서’를 간행하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초심을 잃지않게 해준 것은 세존사이트 불자 회원들의 무주상無住相 보시였다. 수년 이상 매월 보시를 하는 일은 액수를 불문하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거룩한 신심의 불자들 이름을 나는 평생 기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내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누군가가 더 훌륭한 논장 시리즈를 남겨 미래 한국불교가 명품 불교로 거듭날 인因을 심어주길 바란다.
2022년 정월
세존학술연구원장 성법 합장
1.
불교는 약 2500년 전 바라문교의 폐해를 비판하며 등장한 붓다에 의해 성립된 종교다. 불교는 인도에서 ‘신흥종교’로 발생하여 세계적인 종교로 발전하였고, 그 불교가 한국에 전해진 지도 1600여 년이 지났다. 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 고려대장경 등 국가지정 문화재가운데 불교 문화재가 압도적인 것은 매우 자랑할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에서 10년마다 실시하는 조사에 의하면, 2005~2015년 사이에 불교신도 수가 760만 명으로 무려 300만명, 15%나 줄었다. 원인은 여러 면에서 분석해야 하겠지만,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승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교인은 사실상 전문 교육자와 같은 역할을 할 때, 종교와 신도 또한 사회에 모두 이익이 된다. 그런 면에서 승가가 공적公的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든다. 이에나 역시 승가의 일원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한국불교의 취약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보완할 수 있는 효율적 방법을 모색하였다. 마침 박찬호 거사가 나의 뜻에 공감하며 화주化主를 자처해 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런 연유緣由로 ‘세존학술총서’라는 이름으로 학술서 간행 불사가 시작되었다.
2.
고려시대(1237∼1252년간) 때 국가의 명운을 걸고 판각된 팔만대장경의 결집 이후 거의 8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장경에 대한 외형적 분석 이외의 내용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빈약하다. 또한 대장경에 수록된 경장經藏과 율장律藏, 논장論藏의 내용 중에는 서로 상치하는 부분이 많아 설사 대장경을 완독한다 해도 불법에 대한 모든 의문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우선 붓다의 가르침은 무려 250여 년 전에 설해졌고, 이를 기록한 경전 또한 거의 2000년 전 중생들의 제도濟度를 염두에 둔 기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의 본질과 절대적 진리는 시공에 따라 변할 수 없지만, 그것은 가치의 상대성을 뛰어넘은 경지에서 논할 수 있는 말이지 감각 기관마다 욕망을 추구하는 보통의 인간들에게는 시시각각의 현실에 맞는 진리의 해석이 필요하다. 붓다께서도 이를 방편과 대기설법對機說法이란 이름으로 활용하지 않으셨던가?
‘세존학술총서’는 이러한 긴박한 상황의 인식에서 기획되었기에 출간할 학술서 선정에 정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즉, 현대판 논장을 결집한다는 각오와 원력으로 많은 외부적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제7권인 『한국불교학연구』의 출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3.
본 학술총서의 성격을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 이미 출간된 학술서를 살펴보겠다.
제1권 송대 선종사연구, 제2권 북종과 초기 선불교의 형성, 제3권 불교의 기원, 제4권 대승불교, 제5권 화엄사상의 연구, 제6권 한국불교사연구이다. 제목만 보아도 한국불교를 위한 맞춤 선정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당대 최고 학자들의 대표적 논문으로 세계 불교학자들에게 검증 받고 피인용 횟수도 타논문에 비해 압도적인 평가를 받는 명저들이다. 다만 모두 번역서라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있었기에 이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30여 년 전부터 한국불교 교학과 불교문화사에 걸출한 연구를 남기신 학자들의 논문을 선정하였다. 각 21편의 논문이 수록된 세존학술총서 제6권과 제7권이 후학들에게는 물론 한국불교를 연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독의 연구서가 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오래전 작고하셨지만 깊이 있는 강의를 해 주셨던 교수님들을 상기할 수 있는 의미의 헌정집이기도 하다.
이 소중한 논문들을 선정하고, 게다가 당혹스런 조건일 수도 있는 선정 이유와 그 의미, 가치를 기술해 일반 불자들도 이해할 수있는 길을 열어 주신 고영섭 선생님께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본 ‘세존학술총서’가 몇 권까지 출간되는가는 전적으로 불자들의 원력과 동참에 달렸다.
4.
2015년에 학술서 불사를 기획한 이후, 사실상 유일한 조언자인 윤창화 사장님과 수많은 논의와 고민을 했던 시간이 어느덧 7년이 되었다. 그 7년간 세간世間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변했고, 그 변화는 달갑지 않은 쪽으로 가속화할 것 같다. 2019년 발병이 시작돼 무려 3년 이상 전 세계를 훑으며 빠르게 변종 개체를 증식해 가고 있는 ‘코로나19’라 불리는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으로 사람들의 일상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변화를 강요당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4차 산업혁명(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명명됨)이라는 용어로 환상적인 미래의 이미지 확산에 마치 사활을 건 듯한 분위기를 형성해 가고 있다. 그 주장들의 핵심 용어인 인공지능과 메타버스(Metaverse) 두 가지에 대해 불교적인 시각으로 비판하고자한다. 지능知能은 단순한 지적 능력을 넘어 인간만이 갖춘 최고의 지혜, 불교적으로는 붓다를 이룰 수 있는 심성인 불성佛性도 전제로 한다. 여기에 인간이 조작해서 만든 인공人工이라는 개념이 합성된다는 것은 언어의 장난을 넘어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메타버스는 가상, 혹은 증강현실이라는 말인데, 단순한 뇌의 착각을 유도한 가짜세계로 인간의 생각을 엮겠다는 대단히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 발상이다. 이것은 종교적 윤리로 판단할 거리도 아니고, 인간의 정체성을 혼란시키려는 마약을 뇌에 접속시키겠다는 인성人性 파괴를 목적으로하는 대단히 악의적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발상이다. 다행히 순수 과학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일부에서 흥분하듯 인간이매트리스나 아바타 같은 기술을 만들어 내는 일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5.
난데없이 불교 논문집 간행사에 4차 산업혁명을 거론한 것에 어색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하지만 붓다의 가르침인, 눈앞의 인과를 무한확장시켜 사사무애事事無碍의 연기적 세계를 관찰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믿는 나로서는, 이제 과학이 물질의 가장 큰 세계인 우주와 가장 작은 세계인 원자와 전자를 넘어 쿼크(quark)까지 연구 결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존재 자체를 신의 의지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인과성을 투과하는 지혜를 삶의 목표로 해야 진정한불자佛子라는 사실을 새삼 인식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본 ‘세존학술총서’를 간행하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초심을 잃지않게 해준 것은 세존사이트 불자 회원들의 무주상無住相 보시였다. 수년 이상 매월 보시를 하는 일은 액수를 불문하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거룩한 신심의 불자들 이름을 나는 평생 기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내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누군가가 더 훌륭한 논장 시리즈를 남겨 미래 한국불교가 명품 불교로 거듭날 인因을 심어주길 바란다.
2022년 정월
세존학술연구원장 성법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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