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가요계에 근래 보기 힘든 두 가지 흐름이 등장했다.하나는 남자 솔로가수들이 주도권을 잡은 것이고,다른 하나는 여름 가요시장에 어울리지 않는 발라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경기 침체로 위축됐던 음반 시장을 남자 솔로가수들이 살리고 있다.김건모가 70만장 가까이 음반을 팔았고,토이 유희열과 성시경의 음반이 저력 있는스테디셀러로 떠오르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일로를 타고 있다.
‘한여름의 발라드 열풍’도 남자 솔로가수들이 이끌고 있다.김건모의 ‘미안해요’,성시경의 ‘처음처럼’,강성훈의 ‘축복’ 등 애수를 띤 음악들이 푹푹 찌는 여름에 인기다.
이런 두 가지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가수가 바로 박효신(20)이다.어린 나이,장난기로 가득찬 귀여운 외모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굵은 톤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여성팬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실제 박효신도 이와 비슷하다.친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정감 있는 목소리로 장난을 치지만 무대에만 서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평소 그에게서 생각하기 어렵던 엄청난 카리스마가 무대 위의 그를 빛나게 한다.무대에 선 박효신은 그곳에서 ‘또 하나의 삶’을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 박효신은 비주얼에만 치중하던 가요계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결국 노래 잘하는 가수가 득세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입증했다.이어 풍부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성시경이 인정받았고, 올해 수많은 남자 신인이 그를 벤치마킹해 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바보’라는 곡으로 자신의 존재를 선명하게 각인한 박효신은 가수 이소라의 앨범에서 듀엣곡을 부르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2집 ‘먼 곳에서’를 발표하자마자 정상에 우뚝 섰다.
2집 앨범은 편집음반들이 극성을 부리던 올 초 음반시장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5개월 이상 음반 판매차트 수위권을 지키며 최고의 스테디셀러가 됐다.어느덧 판매량은 50만장에 이르렀다.올해 최고의 신인 싸이의 음반판매량이 불과 10만여장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성과다.
그러나 박효신은 스타가 되는 일반적인 길을 거부했다.매일 TV에 나오고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인기를 얻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라이브 무대에서 저력을 과시했다.다른 가수들의 공연에 적극적으로 우정출연하며 현장에서 팬들을 만났다.이윽고 그에게는 ‘라이브 가수’라는,가수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호칭이 붙었다.
올초 공연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라이브 공연에 일가견이 있는 가수들의 콘서트도 잇따라 실패했다.그러나 5월 초 열린 박효신의 공연은 대성공이었다.갑작스러운 맹장수술로 일시 연기되기도 했던 사연 있는 공연이었지만 팬들은 입석도 마다않고 박효신에게 열광했다.
인기가도에 탄력을 받은 박효신은 올여름을 한껏 달굴 전국 라이브 투어를이어간다.오는 30일 오후 4시,7시30분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7월 8일 수원 아주대 체육관(오후 3시,7시),7월 17일 전주 삼성문화회관,7월 21일 대구 컨벤션센터,8월 19일 부산 롯데호텔,9월 7∼9일에는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앙코르 서울 공연을 펼친다.
‘Great Gig in the Sky’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번 라이브 투어에서 박효신은 ‘먼 곳에서’ ‘동경’ 등 히트곡뿐만 아니라 애창 팝송들을 ‘박효신버전’으로 선보이며 무대를 휘저을 생각이다.
이승환에 이어 한국 공연문화의 선두주자로 가요시장 활성화를 이끌어갈박효신의 라이브 무대에 큰 기대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