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5/16), 간부자리 대부분을 특정지역 출신들이 장악했다는 MBC에서 ‘5.18특집방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5.18민주화 운동이 있었던 것은 1980년이고 지금은 2004년이니 5.18은 20년 이상이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특집방송을 편성할 필요가 있으니 5.18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는 조금 보다가 지루함을 느껴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저는 광주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김대중씨가 집권하기 전까지만 해도, 광주를 방문하게 되면 반드시 망월동 묘지에 참배해야한다는 부담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저는, 6.25이후 최악의 민족적 상처는 5.18이라고 할 수 있으며, 5.18민주화묘역에 참배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인간적인 도리요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망월동 묘역에 참배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죄 없는 시민이 전두환 군부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묻혀 있으니, 그 유가족들에게는 얼마나 깊은 한이 맺혀 있겠습니까? 10대 청소년도 묻혔다고 했습니다. 그 청소년의 어버이의 여생에 기쁨이 가능하겠습니까? 맛난 음식을 먹어도 자식이 떠올라 맛이 없을 것입니다. 유가족은 기분 좋아야 할 때에도 슬퍼할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망월동 묘역에 참배하는 상상을 할 때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 시절에 그런 부담이 깨끗이 청산되었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강력하게 외치며 안티조선을 하는 무리들이, 이승복의 명예를 짓밟는 전시회를 한 것에 있습니다.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강력하게 외치는 무리들이 ‘이승복이,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했다는 것은 조선일보의 소설작문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오보전시회를 펼쳤습니다. 이승복은 산골 초등학교 2학년생이었는데, 공산주의에 대해 뭘 안다고 공산당이 싫다고 했겠냐는 것이었지요. 안티조선(민언련, 미디어오늘)의 주장은, 조선일보 기자가 현장취재를 하지 않았으며, 이승복이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법정까지 가는 소란이 있었지만, 조선일보 기자가 현장취재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안티조선의 주장이 억지였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5.18로 아픔을 입었다면, 오히려 이승복에 대해 더욱 깊은 이해심을 지녀야 마땅한 것 아닙니까? 가족이나 친지를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처절한 슬픔을 겪게 하는 것인지 뼈저리게 체험했다면, 이승복의 가족이나 친지들도 이승복을 잃고 그런 아픔을 겪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더 절실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건만, 어떻게 이승복에게 부여해준 명예를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복달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북한의 무장공비에 의해 산골의 초등학생이 맞아죽은 것은 사실인데, 어떻게 그 사건을 파헤쳐 조선일보를 까고, 이승복에게 주어진 명예를 짓밟아보려는 짓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이승복이 공산당이 싫다고 했으면 어떻고 싫다고 안 했다면 어떻다는 말인가… 6.25 휴전 후 약 15년 밖에 흐르지 않은 1968년에 무장공비에게 맞아죽은 이승복에게 반공사상에 입각한 명예를 준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그것이 그토록 못마땅하다는 말이냐… 이런 회의가 이어지면서 분노를 느꼈으며, 5.18에 대한 부담감이 깨끗이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5.18묘역에 묻힌 민주화유공자들의 친인척이나 이승복의 친인척이나 똑같이 안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승복의 죽음에 연민을 느낀다면, 이승복이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전시회를 열 수 있을까요? 그런데, 김대중 정부 시절, 김대중 정부가 부추기고 힘을 실어준 안티조선을 하는 무리들, 5.18에 특별히 아픔을 느낀다는 자들이 이승복의 죽음에 대해서는 추호도 연민을 느끼지 않을 때에만 할 수 있는 행동을 당당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역겨움과 경멸이 파도처럼 밀려오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안티조선을 인해 ‘조선일보는 문제 있는 신문이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는 애국신문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준비가 부실해도 한참 부실한 졸속정책을 반민주적인 오기와 독선으로 집행하지 말고 다양한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면서 국정을 수행했어야 합니다. 안티조선은 안티를 하더라도 이승복 오보 전시회처럼 천박한 방식의 안티를 하지 말고 조선일보보다 성숙한 논리로 안티를 했어야 합니다. 그리 했더라면, 디제이나 안티조선, 5.18이 민주화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주장에 적극 동의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P.S.
요즈음 박정희를 까는 작업이 해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를 민주화운동가로 평가해보려는 심의를 착수했다고 합니다. 20년 이상의 과거에 있었던 5.18을 특집방송으로 되새기고 있는데, 박정희 시대는 5.18에 비해 천 배 만 배 이상으로 참담했던 6.25의 상처가 짙게 남아 있었으며 6.25의 원흉인 북괴가 끊임없이 무장공비를 침투시켜 도발을 일으킬 때였습니다. 청와대를 습격하기도 했으며, 영부인을 저격살해하기도 했지요. 박정희를 깔 때, 그런 시대상황은 완전히 도외시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심히 궁금합니다.
시대 상황이 그처럼 어려웠을 뿐더러 온 국민이 굶주림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 지도자가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IMF를 초래한 YS나, 온갖 졸속정책을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이면서 국정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국민 몰래 국민혈세를 김정일에게 상납한 DJ가 박정희 시대에 대통령이 되었다면 나라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 우리가, 이만큼이나마 밥 먹고 자동차 굴리며 사는 세상이, 결코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안티조선 정말,,사람도 아니네요.. 그리고 엠비씨 아침에 하는프로 8시쯤..출근하기전에 봤는데, 국가보안법 폐지해야 한다며 예전에 간첩으로 몰렸따 풀려난 사람 한명 인터뷰 해가지고는..열우당 같은 소리만 하고... 참나,, 이제 또 슬슬 여론 선동할 모양입니다.기가 막힙니다...
첫댓글 안티조선 !! 니들이 저딴짓을 했어? 역겹다 증말. 이젠 똑바로 보지 않으리...
안티조선 정말,,사람도 아니네요.. 그리고 엠비씨 아침에 하는프로 8시쯤..출근하기전에 봤는데, 국가보안법 폐지해야 한다며 예전에 간첩으로 몰렸따 풀려난 사람 한명 인터뷰 해가지고는..열우당 같은 소리만 하고... 참나,, 이제 또 슬슬 여론 선동할 모양입니다.기가 막힙니다...
님의 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우리도 이젠 이처럼 하나하나 조목조목 붙혀서 반박을 해야 합니다 분명히 반대의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소리내어 잡은 저들의 정권입니다..소리내어 모든걸 덮어갈려고 할껍니다..소리내어 아니라고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