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앤서니
보태니컬 아트를 본격 배워보려는 요량으로 꽤 비싼 색연필을 구입했다.
예습하려 책 펼쳐보는데 온통 낯선 용어.
색상표라고? 아...이리 색을 먼저 고르고 채우기를 하는구나...
다양한 색상만큼이나 그 이름도 어렵다.
유투브를 보니 색 이름보다
어느 메이커의 몇 번색...이런 식이다.
색연필마다 금빛 아로새겨진 고유숫자가 있었으니 신기한데? 그것두 잠시
도대체 3인지 8인지 6인지...나열된 숫자들이 내보기엔 맥락도 없어보이고
어떡하지? 이번주부터 색연필 들어간다고 했는데...나혼자 색 고르느라 정신없는거 아냐?
돋보기 안경도 무용지물이다,
크게 써서 붙이자.
휴대폰의 돋보기 어플을 다운받아 하나하나 번호를 확인하고
이럴때 쓰려고 너 거기 있었구나 오래 방치됐던 서랍속 견출지에 네임펜과
스카치테이프로 마무리하니 그럴싸하다.
강의시간에 사람들이 이걸보고 웃으려나? 웃음됐지 뭐.
그거 배워서 뭐할껀데? 친구가 물었을 때
예전의 내가 결과주의자 였다면 이젠 경험주의자로 살려구
안해본거 해보는게 내 꿈이야 했을 때
나 스스로 오홍...나 쫌 멋진데? 낄낄거렸었다.
라인댄스 야간반을 수강 포기했다.
직장인들 상대로 하는 만큼 3~40대가 주류인지라
격렬한 춤과 빠른 진도를 따라가기에 벅찼다.
현실에 수긍하며 수긋하게 나이먹는거지...잘했어.
라인댄스 구두도 샀는데... 아쉽던 차에 노인복지관에서 내일부터 수강생 모집한다는 문자
앗...라인댄스 과목이 있다. 드로잉 과정도 있고...우클렐레도 있네?
그곳에서라면?...혹시 나...영계? 음하하하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이번에도 내게 오는구나...야무지게 잡아야지.
역시 난 운이 좋아. 굿잡~
늙어져 눈이 흐릿한 이유는 자세히 보기 위함이고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이유는 잘 들으라는 뜻이라고 어디서 들은거 같은데...
눈은 침침하고 손끝이 무뎌지니 72개의 색연필에 숫자붙이는 작업이 한참걸렸다.
오만 잡생각. 궁댕이는 저려오고 아이들 키울적 이거 니꺼야...붙여댔던 견출지에
나를 위한 작업을 하면서 나를 위해 이쁘게 쓰여질거지?
내가 말야 널 몽당색연필이 되도록 애용해 줄거야
나랑 같이 알록달록 잘 놀아 줄거지?
이름도 붙여줄게...앤서니 어때?
빨강머리 앤이 요즘 참 많이 생각나거든.
Hi~~~~~앤서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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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도 벌써 막바지네요.
올해 아직도 11개월이나 남았으니 남는 장사입니다.
저처럼 혹시 사물에 이름붙여 쓰시는게 있으실까요?
1월도 화사하게 마무리 하시길 응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후시간이 되면서 살짝 추워지는 기분입니다.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