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 국악당 나들이
歌客 예찬건의 영제 시조 공연이 있다고 했다
시조는 넷으로 분류된다는데
한양의 경제, 충청도의 내포제, 호남의 완산제
그리고 경상도의 영제로 분류된단다
그중 예찬건은 대구 출생으로
시조 명인 일관 이기릉 선생으로부터 사사를 받고
40년을 연찬하여 이제 첫 공연이란다
평시조 네 수, 반사설 시조 한 수
그리고 사설시조 두 수를 열창하던데
그의 첫물을 우리가 따먹은 꼴이 되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 이 없건마는 /양사언 작사
높은 산을 오르고 올라야 하는가?
오르다 힘에 부치면 내려와야 하지 않는가?
나는 못하지만
그래서 전통이다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수를 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 송강 정철 작사
그렇게 무진무진 먹어야 하나?
그러다 실성해도 되는가?
나는 못한다
그래서 영웅호걸 酒仙들의 기개다
그러나 그 기상만은 외면할 수 없어
나는 그네의 손을 가만히 쥐어 봤다
그러나 쥐면 놓치고
놓치면 또 쥐려드는 게 범부들의 일상이거늘~
허나 오래 쥐고 있으면 쥐었는지도 모르는 것을~
바람도 불다 잦아졌다 하지 않던가
어제의 나들이는 그런 것이었는데
머잖아 입춘이라니
봄바람도 불리라.
사진은 서예가 김길두 옹의 퍼포먼스
첫댓글 좋은 글입니다
점점 사라져 가는 예향의 모습이 신 문화로 바뀌어가니 아쉽습니다
저 분들 돌아가시면 그 대를 이을 후계자는 소수에 불과 하겠지요
그러다 점차 사라지고
태산이 높다하되의 저자 양사언의 가족사가 흥미롭지요
후처로 들어와 아들 삼형제 낳은 저자의 어머니는
저 출충한 아들이 적자가 이나라는 이유로 크게 되지 못할까봐
자살을 했다는 아들들이 후세에 문장으로 이름을 떨치면서
그 어머니의 희생이 후세에 회자되기도 합니다
그랬군요.
여하튼 어머니는 언제나 숭고한
이야기만 남기는데
아버지는 그렇지 못하니~
그런데 나는 누구던가?
그래서 그럴까봐
딸만 달랑 둘 뒀다네요.ㅎ
경제, 내포제, 완제, 영제,
시조창을 그렇게 분류하는 군요.
판소리의 동편제 서편제만 알았는데 오늘 석촌님 글을 읽고 배웠습니다. ^^
시조창이 느리고 유장하지요.
전에는 국악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별 흥미가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이젠 조금씩 귀에 들어오는 것에,
내 안의 한국인의 DNA가 작동을 시작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완제는 완산제의 오기입니다.
판소리는 서민음악이요
시조는 사대부의 음악인데
전자는 빠르고 쾌활하지만
후자는 느리고 점잖치요.
그래서 나이 들면서는 조금 가까워진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어느 한 곳에 치우치기보다
골고루 즐기는게 좋겠지요.
아 좋은 글 입니다. 사진 정말 멋져요.
고마워요..
내 국민학교 저학년 때(나는 막내로 아버지 나이 46세에 태어났으니 그 때 아버진 50대 중반)
고향동네 5촌 당숙(부부 사이에 자녀가 없어 제 셋째 형이 양자로 갔음)네
사랑방에 아버지 아래 위 분들 서너 명이 모이면
요즘처럼 유행가가 아니고 돌려가며 시조를 한 곡조씩 뽑아대던 소리를 듣고 자랐죠.
시조창은 우리나라 전통 음악이죠.
그게 아마 경제였을 겁니다.
한 가락 하신 집안이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