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샤우팅
최순실이 어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특검에 가면서 샤우팅을 하는 장면이 하루 종일 텔레비전에 나왔다. 방송에 출연하는 진행자나 패널들마다 깜짝 놀랐다고 하는데 나는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괴한 느낌을 주는 것이 블랙 코미디라고 할까?
샤우팅이라면 고함, 함성 따위의 뜻이다. 우리 현대사에서는 7-80년대에 민주화투쟁을 하다 감옥에 간 사람들(주로 학생들)이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것을 뜻하는, 특정한 단어로 자리매김되어 있다. 이것 때문에 추가 기소되어서 징역을 더 살았던 사람도 있다.
그런데 갑자기 최순실이 웬 샤우팅이냐? 특검 타도냐? 특검더러 민주특검이 아니란다. 지가 무슨 자격으로 민주 운운하는지 정말 웃기지도 않다. 자기 때문에 나라가 엉망이 되고,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감옥에 가고, 감시 당하고, 그 덕으로 자기는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했는데 뭐가 그리 억울하다는 거냐?
최순실의 어처구니없는 샤우팅을 보면서 7-80년대 독재정권이 민주인사들에게 했던 대로 방송구를 채워서 먹방에 가두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묵비권을 행사하면 물고문, 고춧가루고문, 전기고문이라도 해서 불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도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없지만 그래서도 안 된다.
요즘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지만, 김기춘은 자기가 조작해서 감옥에 넣은 사람들의 노력 때문에 난방도 되고 인권도 보장되는 구치소에서 살 수 있다. 민주사회라면 최순실의 인권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사실 최순실의 인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은근히 국민들 약을 올려서 충돌 상황을 유도하는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그럴수록 국민들은 의연하게 정정당하게 냉철하게 이들의 죄를 물어야 한다. 이들의 죄는 우리의 공동체를 위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고, 다시는 이러한 자들이 나타날 수 없도록 그에 대한 처벌을 엄하게 하여야 한다.
어제 또 하나의 블랙코미디가 있었다. 박근혜가 이상한 보수 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모든 걸 부정하고 나왔다. 자신의 탄핵이 오랜 기간 누군가에 의해 기획되고 준비된 것 같다나. 꼭 자기 같은 생각을 한다. 누군가가 기획하면 국민을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 하고 있는 박근혜, 최순실, 변호인단의 움직임이야말로 누군가가 기획해서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들의 단말마적인 발악에 대해 비관적일 필요도 없지만 무조건적인 낙관은 금물이다. 이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하는 것과 더불어서 탄핵 지지세력 중에서도 동요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을 믿고, 국민의 힘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결국 이러한 쓰레기는 다 청소될 것이다. 어제 최순실의 샤우팅을 보며 청소하시는 어르신이 하신 말씀을 되새겨 보자. 그것은 최순실만이 아니라 박근혜, 그리고 아직도 그를 지지한답시고 똥오줌 못 가리는 이들도 들어야 하는 말이다.
염병하네. 염병하네. 염병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