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05핫이슈/재건축/②"실수요자 구입 적기"

[이명필]

규제ㆍ시세 모두 “더 나빠질 게 없다”는 게 새해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다. 환수제 완화 기대감이 크고 이미 시행 중인 재건축 규제도 풀릴 가능성이 있다.

이헌재 부총리도 지난 7일 “건설경기 급락을 막기 위한 재건축 규제의 합리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교부 관계자는 “후분양제ㆍ중소형 평형의무비율ㆍ조합원 명의변경 금지 등의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환수제가 시행돼 재건축 시장이 집값을 불안하게 만들 여지가 줄어든다면 다른 규제는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수제 시행과 규제 정도에 따라 재건축 시장이 다소 규제에서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재건축단지 시세의 경우 지난해와 같은 폭락 사태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2003년 시행된 중소형 평형의무비율ㆍ후분양제 등에다 환수제 시행예고까지 겹쳐 지난해 시세 추락이 빚어졌는데 현재 시세에 악재가 거의 다 반영됐다는 것이다.

강남구 현대공인 양승훈 사장은 “환수제가 시행되면 영향을 많이 받는 단지들을 중심으로 가격이 조금 더 하락할 수 있겠지만 이미 알려진 것이어서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올해 대체로 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 기대감 등과 맞물려 올들어 재건축 단지들이 시세가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분양을 앞둔 단지들 뿐 아니라 다른 단지들에서도 급매물이 소화되며 추가 가격하락의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종 규제에 따른 사업성을 따지느라 손을 놓다시피한 사업이 일부 재개돼 답답한 재건축 사업장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사업속도가 빠른 단지들은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일반분양을 서두른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2단지, 강서구 화곡제2주공, 인천 가좌주공1단지, 수원 매탄주공2단지 등이다.

환수제를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 단지들도 손 놓고만 있을 수 없다. 3단지에 이어 2단지가 지난달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서울 반포지구는 올해 환수제 시행 등의 영향을 따지며 재건축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3단지 조합관계자는 “환수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규제가 풀리면 풀리지 더 나올 게 없기 때문에 사업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 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개포지구와 서울 고덕지구 단지들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사업시행인가까지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광명시 하안본1ㆍ2주공, 철산주공2ㆍ3단지 등도 올해 사업시행인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렇다고 재건축 시장이 2∼3년 전처럼 다시 살아나기는 어렵다. 여전히 곳곳에 규제의 덫이 있고 재건축 투자성을 가늠할 수 있는 일반 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정부도 재건축 아파트가 또다시 집값 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언제든 규제 강도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상승세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중개업소들은 내다본다.

하지만 시세 하락 압력이 거의 바닥났기 때문에 재건축단지 수요자들은 올해 매입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은 편이다.

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사장은 “사업계획이 거의 확정돼 사업 안정성이 높고 입주가 멀지 않은 사업시행인가 전후 이상의 단지들을 사기에 적당한 때”라고 말했다.

투자 목적이라면 서울의 경우 조합원 명의변경이 안되기 때문에 장기투자 자세로 기존 용적률이 낮아 용적률 상승 폭이 크거나 일반분양분이 많아 추가부담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단지들을 겨냥하는 게 유리하다.

환수제가 시행되더라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임대아파트 비율이 높지 않아 환수제 영향이 덜하기 때문이다. 환수제 영향 등과 함께 고려해야 할 게 입지여건으로 택지부족 등으로 아파트 공급에 한계가 있는 특히 서울에서 입지여건이 갖춰진 재건축 단지는 매력적인 주거지의 하나다.

고밀도지구의 경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단지별 용적률ㆍ특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재건축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사업단계별 서울·수도권 주요 재건축추진단지
사업단계	해당 단지
예비안전진단	강동구 주공저층1·2단지·주공고층3·4단지，서초구 무지개
정밀안전진단	부천 동신·약대주공，성남 주공，안양 장미공영，의왕 청화，강남구 상아2차·주공2·3·4단지·시영，강동구 고덕주공2·3·4단지·진흥·고덕시영현대·고덕시영한라，관악구 강남，노원구 태능현대·주공8단지，서초구 우성1·2차·삼호가든3차·경남·신동아1차·한신2·3·4차·주공1단지，영등포구 남서울
조합설립인가	고양 원당주공1단지·탄현주공·주공1·2단지，광명 하안주공본1·2단지·주공2·3단지，군포 구주공1·2단지，성남 건우，수원 향원·우람1차·주공2·3차·인계주공·주공，안양 백조1차·주공2·3단지·한신빌리지，의왕 주공1·2단지·대우사원주택，강남구 경복·성보·홍실·진달래1·2·3차·한양·삼익·청실1차·주공1단지，강동구 고덕주공1단지，강서구 우신，동대문구 태양，동작구 대림，마포구 유원1·2차，서초구 한신1·5·6·7차·금호·반포한양·우성·한양·대림·삼호·삼호가든1·2차，송파구 가락시영1·2차
건축심의	부천 동원，수원 송림·화서주공2단지·신매탄주공2단지，의정부 용현주공，강남구 한양，동작구 상신
사업시행인가	서초구 주공2·3단지，과천 주공3단지，부천 중동주공
이주 철거	과천 주공11단지，안양 삼익，의정부 가능주공·주공2단지，강남구 서린·ＡＩＤ차관1·2차，강동구 강동시영1단지，강서구 제2주공，동대문구 장안2단지（82∼99동），송파구 한라시영·주공1·2단지·시영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단지에 따라 사업단계가 다를 수 있음． 자료：중앙일보조인스랜드·부동산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