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 결혼 예식은 삼가야 합니다
◎ 새싹이 나는 봄에 결혼 예식을 갖고 싶어하는데 우리 목사님이
부활절 이후에 주례를 해 주신다고 하여 고민입니다
◎ 역사적으로 사순절은 무슨 뜻이. 있나요? 이 때 교회의 행사에 결
혼 예식이 있어서는 안 되나요?
◎ 사순절에 우리 교회가 취할 적절한 행사는 어떤 것이어야 하나요?
다음은 평소에 예의 범절이 남달리 깍듯하고 목사님을 가까이 해 온 교회의 중직자 가정과 그 교회 담임 목사가 나눈 대화의 한 장면입니다.
장로 : 목사님! 목사님이 유아 세례를 주셨던 애가 이렇게 커서 이제 짝을 맺어 줄 때가 되었나 봅니다.
목사 : 장로님! 참 기쁘시겠습니다. 아드님이 매우 착하고 늠름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결혼이라니 참으로 경사스러운 일입니다.
장로 : 오는 3월 중순쯤 날을 받을까 합니다. 목사님께서 주례를 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장소는 물론 우리 예배당이 되어야 하겠구요
목사 : 장로님! 3월은 사순절로서 기독교가 전통적으로 참회와 함께 주님의 수난을 회상하는 기간입니다. 이 절기만은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들은 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사순절을 지나서 날짜를 잡았으면 합니다.
사순절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미흡한 장로님의 가정은 사랑하는 아들의 인생에 최대의 경사라고 일컫는 결혼을 원하는 날에 주례를 해 주지 않는 목사님께 섭섭한 마음을 안고 돌아섰습니다. 결국 다른 목사님을 모시고 다른 장소에서 결혼 예식을 가졌다는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개혁교회의 대부분이 지키고 있는 교회력은 예수님의 생애와 성령 강림에 맞추어서 크게 여섯 절기로 분류됩니다. 그 절기는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절, 이 땅에 오심을 맞이하는 성탄절, 하나님 나라를 공식적으로 전파하는 주현절, 주님의 수난을 기리고 참여하는 사순절, 주님이 죽음을 정복하신 부활절, 그리고 성령 강림을 통하여 교회를 이룩하신 오순절입니다. 이 중에서 교회가 가장 엄숙한 마음으로 회상하고 지키는 바로 사순절입니다. 기독교의 역사에는 앞의 6대 절기가 완성되기 이전부터 이 사순절만은 325년 니케아 회의에서 확인되어 교회 생활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이 절기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한 우리들의 죄를 자복하는 기간으로 정하였습니다. 주일 외에 40일간 계속되는 이 기간에는 모두가 금식하고 십자가 지신 주님 앞에 옷깃을 여미고 용서를 구하는 일에 집중하기를 권장하는 것이 기독교의 역사입니다. 이러한 교회의 관습은 자연적으로 인간을 즐겁게 하는 모든 행위를 이 기간 내에 삼가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중세 교회에서는 이 날에 성도들이 의무적으로 금식을 하도록 하고 절약한 것을 모두가 가져와 필요한 곳에 예배당을 짓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역사 속에서 엄숙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로마 카톨릭 교회나 정교회나 개신교를 막론하고 매해 사순절을 맞이할 때마다 모두가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려는 행사에 앞장을 섰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의 전통이 뿌리내린 나라에서는 이 사순절에 결혼과 같은 인간 경사는 지금도 최대한 금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잔치', '경축' 이라는 언어도 삼갔습니다. 그리고 육신적인 조건을 즐겁게 하는 일에는 둔하고, 수난당하신 주님을 위한 일에는 민감하게 동참한 것이 기독교의 바른 예절로 확정되어 왔습니다.
우리의 한국에는 새싹이 나고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 춘삼월이 결혼의 적적한 계절로 환영을 받았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아무 생각 없이 결혼 예식을 이 때 갖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역사와 전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우리 한국의 그리스도인들도 사순절을 피해서 결혼 예식을 올리는 지혜를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간은 교회력에 따라 매해 바뀝니다 1999년의 경우 사순절은 2월17일부터 4월 3일까지입니다.
첫댓글 주님께 영광!!
수난당하신 주님을 위한 일에는 민감하게 동참한 것이 기독교의 바른 예절로 확정되어 왔습니다.
아멘 주님께영광
사순절 기간만이라도 자신의 사생활은 조금 내려놓고 주님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