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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 때, 너에게는 자코파네가 있다.
크라쿠프가 어떤 곳인지 크게 관심도 없었지만
바르샤바에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이 폴란드의 속담을 봤고 지도에 자코파네와 가깝기 때문에 무작정 크라쿠프에 갔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 만큼 나는 최악의 시절을 보내고 있었고
그 때의 삶의 무게가 견딜 수 없이 힘이 들었기에
이 속담은 나를 그 곳으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당일치기 여행을 할 작정으로 아침 일찍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버스 티켓을 사고 시간이 남았기에 근처에서 식사를 했다.
그냥 뭔가 돈까스 같은....
유럽 여행 중에 다른 도시로의 당일치기 여행.
여행 속 다른 여행의 설레임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좋다고 느꼈다.
2시간여가 지나고 자코파네에 왔다는 느낌이 왔다.
버스에서 내려서 버스를 갈아타고 30분을 또 갔더니 산 입구가 나왔다.
입구에서 마차를 타고 가면 정상까지 30분 정도가 소요되고 걸어서는 2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고 하여 그냥 걷기로 했다.
이번 여행 중에는 도시에만 있었고 서울로 부터 현실 도피를 하고 싶었던 나는 오르는 내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정상에 오르니 상쾌해서 기분이 좋았고 정말 잘 왔다고 느꼈다.
앉아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상이 아니었다.
정상에 올라서 좋다고 천진난만한 썩소와 함께 쳐 웃으며 셀카를 찍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30분 더 가야지 호수가 나온다고 한다.
백두산 천지같은 모르스키에 오코(Morskie oko) 호수.
구글에서 검색을 해보면 이런 느낌이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Morskie_Oko)
우와~~
열심히 또 걷고, 걸었다.
진짜 진짜로 정상에 올랐다.
는 아니고 모르스키에 오코 호수가 있는 곳에 다 왔다. 일반적인 산책 코스는 여기까지다.
자코파네는 아직 겨울이라 호수가 얼어 있었고 얼어있던 호수위를 걸어 다니는 느낌은 한마디로 짱이었다.
잠시 앉아서 또 멍하니 쉬고 있었다.
이유 없는 눈물은 없다고 했던가...
그리고 또 얼마되지 않은 과거가 생각났고 사무치는 그리움과 억울함을 눈물과 함께 흘러 내렸다.
사람들이 나만 보는 것 같아서 창피했지만 참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더 비워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춘기가 지나고 남자가 되고 성인이 되면서...그리고 군인 '아저씨'가 되고 숨막히는 도시의 평범한 회사원이 되면서...
잊고 살았던게 있다면 슬픔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사회의 시선이 두려워 울지 못하고 살았던 세월이 느껴졌다.
삶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 때, 너에게는 자코파네가 있다.
다시 한 번 이 속담이 떠올랐고 많은 것을 느끼고 비울 수 있게 해준 이 곳의 모든 것이 고마웠다.
내려갈 때는 마차를 타기로 하고 마부에게 얘기를 하니 10명 정원이 되어야 출발한다고 하여 마차에 앉아 있었다.
하이힐, 검은 스타킹, 짧은 미니스커트, 흰 색 블라우스, 핑크색 자켓을 입은 누가 봐도 등산에는 어울리지 않는 행색의 여자가 왔다.
마부와 대화를 마친 그 여자가 내 옆에 앉았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까 호수에서 왜 우셨어요?"
그리웠던 우리말 이다.
"아.. 보셨어요? 창피하네요. 그런데..."
하고 자켓을 벗어서 무릎에 덮어줬다.
"고마워요. 등산인지도 모르고 이렇게 입고 왔어요. 꼴 사납죠?"
"네."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 녀의 성격은 명랑했다. 그리고 말할 때 살짝 짓는 미소가 예뻤다.
"어디로 가세요?"
"숙소가 크라쿠프라 거기로 가요."
"저도 거기가 숙소에요. 괜찮으시면 같이 가도 될까요? "
오랫만에 한국말을 하니 좋아서 흔쾌히 알겠다고 했고 내가 먼저 식사를 함께 하자고 했다.
그리고 함께 버스 터미널에 7시가 조금 안되서 도착했다.
크라쿠프로 가는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있는데 막차가 저녁 8시었다.
그 날은 일요일이라 현지인 여행객이 많았고 7시에 차에 입석으로 타기도 힘들었다.
질서는 없었고 몸싸움을 해서 이긴자가 겨우 버스에 탈 수 있었다.
그렇게 7시 버스를 보내고 이 때부터 몸싸움이 시작 되었다.
백형들 떡대에 밀린 우리는 7시 30분 차를 보내야 했고 8시 막차에 겨우 탈 수 있었다.
버스에 타고 내가 그냥 복도에 앉고 웃으며 지혜씨를 쳐다보니 그 녀도 미소를 지으며 앉아버렸다.
좀 불편하긴 했지만 상황이 그래도 웃겼다.
지혜씨가 열심히 트립 어드바이저를 검색하면서
"우리 꼭 맛있고 좋은거 먹어요!!!"
함께 맛집을 검색하면서 가니 불편한 자세의 2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함께 저녁 식사를 했고....
끝!!
첫댓글 재미지네요 ㅎㅎ 좋은 추억 공유해 주셔서 감사
마음의 충전이 되었던 시간이었을 듯 하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아~ 참 멋집니다~^^ 이렇게 대리 만족 시켜 주신다면 저의 버킷리스트 저 아래에서 오랫동안 묵은지 처럼 폭 곰삭고 있는 '탱고여행하기' 이거 지워야할까 참 고민스럽군요~~~? ㅋㅋㅋ ^&^
생각보다 ........... 많이 부럽네요. 자코파네..... 자코파네.... 자,코파네.. 쟈, 코 파네..
저도 그 비슷..한.. 으음,, ㅋㅋㅋ
참 멋지네요 글읽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끝이 참 깔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