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신문 기사를 보면 지나치게 감상적인 글이 많습니다.
신문 기사는 수필이 아니므로 사실만 전달해야 합니다.
아직도 사람들은 신문에 난 글자는 모두 신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잘 모르는 상황일 때 “이거 봐, 신문에 났잖아.”, “여기 신문에 있어.”라고 하면 입을 다물게 되거든요.
그만큼 신문 기사는 힘이 있다는 말이고, 그래서 언론은 제3의 권력인 것입니다.
하나의 기사를 쓸 때는 남들이 다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고,
자료(문헌)를 찾아 확실하다고 인식했을 때 문자화해야 마땅합니다.
근래의 아침 신문 기사 제목을 인용해 봅니다. 875원 대파값/ 2830원 사과에 난리법석난 마트…
“대통령 아무 생각 없는 거죠”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내용인즉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통에 1인당 2봉지의 사과를 사기 위해 대형 마트에 길게 줄을 서 있다가
50여 명이 앞다퉈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오픈런’이라고 썼습니다.
이런 글을 기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나치게 감상적이 충동적이며, 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실이라 할지라도 감정에 치우치면 안 됩니다.
50여 명이 엄청나게 많은 인원인 것처럼 과장한 것, 그것을 ‘아무 생각 없는 대통령’으로 확대하는 것,
‘아무 생각’이라고 붙여 쓴 것 등등 지나친 것이 너무 많습니다.
‘오픈런’이라고 영어로 쓰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구요.
이제는 가게라는 말보다는 ‘마트’라는 말이 편하게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원래 ‘가게’라는 말은 ‘가가(假家)’에서 유래했습니다. 어떤 문헌에는 ‘가개(廬)’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요.
글자 그대로 하면 ‘오막살이집’에서 왔다는 말이잖아요.
비슷한 말로는 ‘점사’, ‘점방’이 있었습니다.
‘가게’란 “물건을 차려 놓고 파는 집”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소규모의 상점을 이르는 말이 되었고,
1894년에 간행된 최초의 번역물 <인가귀도 引家歸道>라는 책에도 ‘가가’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즉 임시로 설치해서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뜻이지요.
옛 속담에 ‘가게 기둥에 입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추하고 보잘것없는 가겟집 기둥에 “입춘대길”이라 써 붙인다는 뜻으로,
제격에 맞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지금은 입춘대길이라고 쓰는 집을 보기도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한편 ‘가게’의 원래 말인 가가(假家)도 아직은 사전에 남아 있습니다.
사전에 의하면 “1. 임시로 지은 살림집 2. ‘가게’의 원래 말”이라고 나타나 있고요.
예문으로는 “가가로 지은 집이라 그런지 여러모로 허술해 보였다.”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가게’는 임시로 집을 지어 물건을 팔고 있었던 것에서 유래한 것이 틀림없네요.
어느 소설에 나타난 ‘엇가가’는 기둥만 대충 설치해서 천막을 올려놓고 물건을 파는 곳을 말하는데요.
이제는 임시로 천막을 치고 파는 그런 곳은 행사장에나 있으니 ‘가게’라고 하기조차 어려운 모양입니다.
그래서 ‘마트(mart :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파는 큰 규모의 상점)’라고 변한 걸까요?
상점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외래어와 줄임말이 가득한 감상적이거나 지나치게 정파적인 신문기사 말고
적확한 문제제기와 현실 정보로 채워진 신문 기사를 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