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없는 손흥민,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 주말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에서 손흥민은 5경기만에 선발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는 지난 2월 28일 스완지시티전 이후 5경기만에 선발로 나선 경기다. 이는 최근 토트넘에서 선발로 자리매김했던 라멜라가 A매치 기간에 작은 부상을 입어 쉬는 동안 찾아온 기회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도 뚜렷한 인상을 주지 못했고 66분에 샤들리와 교체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이번 교체는 참 쓰라리다.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팬에게도.
이번 교체에는 아주 깊게 내포되어있는 의미가 존재한다는 걸 알아야한다.
감독이 원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사실 토트넘의 손흥민 영입은 의외였다. 라멜라,샤들리,프리차드,알리 등 이미 많이 갖춘 측면 윙어 포지션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더욱 강력한 선수가 필요해보이기도 하지만, 동포지션에서 시즌 전에는 오히려 알리보다 프리차드라는 더욱 기대되는 유망주까지 있었다. 따라서 그가 이번시즌에 많이 중용될거라 예상했지만 작년에 발목 부상을 크게 입은 이후 재활에 주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 시점에 포체티노 감독은 분데스리가에서 좌우 측면과 톱 스트라이커에서도 재능을 보여준 손흥민을 관심있게 지켜봤고, 그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포체티노가 그의 전술상에 손흥민을 활용하기에 좋은 선수라 '직접' 판단했다는 점에서 더욱 성장시켜줄 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들기에 충분했다.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의 이적으로 또다른 도전을 앞둔 손흥민에게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던 15/16시즌이었다.
하지만 리그 경기를 7경기 남겨둔 현 상황에서, 손흥민의 입지는 시즌 초반과는 극명하게 달라졌다. 등번호 '7'번을 받으며 팀의 에이스가 되기 위해 발돋움을 시작했던 그에게 팬들은 점점 기대에서 우려로 바뀌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붙박이 주전처럼 기용됬지만, 점점 주전경쟁에서 밀리면서 입지가 좁아진게 눈에 확연히 보이고 있는 중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감독이 원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이번 리버풀전의 손흥민은 포체티노가 원했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어찌보면 손흥민은 그에게 이번 리버풀전은 올시즌 가장 큰 기회였다. 이는 본인 스스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경기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게 무엇보다 '결과'를 원했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달라는 출전 기회였다. 몸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많은 선수들이 A매치를 소화하고 와서 움직임이 굼떴지만, 손흥민은 전반전 가장 활발한 선수 중 한명이었다. 계속된 전방압박과 팀의 공격찬스에서 수비수 뒤로 돌아가는 움직임은 꾸준히 지적받던 오프더볼 상황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슛팅찬스를 놓치고 정말 안타까워하던 얼굴을 봤을 때 '진짜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그에게 현재 필요한건 바로 '골'이었다.
하지만 결실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후반 21분, 가장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고도 먼저 교체된 선수는 다름아닌 손흥민이었다. 이는 꼭 이겨야하는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의 결정에서 현재 팀내 손흥민의 입지를 정확히 볼 수 있는 교체였다. 아무리 몸상태가 오늘따라 둔해보이고 답답할지라도 에릭센과 케인은 득점을 만들어낸 것처럼, 결국 중요한건 감독에게 '얘는 뭔가 할 수 있다'라는 신뢰를 주는 것이다. 포체티노의 전술 아래 살아남지 못하고 있는 손흥민에게 이번 교체의 타격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색깔이 없다.
손흥민에게 필요한 건 그의 색깔을 되찾는 것이다. 선수들마다 자신의 스타일, 즉 장점을 갖고 있다. 케인은 높은 타점으로 제공권을 갖췄는데 발밑도 좋아서 볼컨트롤 또한 좋은 스트라이커다. 에릭센과 알리는 부드러운 볼터치로 공격수들에게 질 높은 패스를 배달할 수 있고 중거리 슛팅 또한 갖추고 있다. 뎀벨레의 장점은 끝까지 볼을 빼앗기지 않는 피지컬과 탈압박이 있다. 이처럼 선수마다 개개인이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한다. 물론 이는 객관적인 수치로 볼 순 없지만 선수들의 스타일은 감독이 사용하는 전술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간과 할 수 없다. 손흥민의 색깔은 무엇일까?
그는 역습시 빠른 드리블과 좌우 측면에서 페널티 안쪽으로 들어와 좋은 슛팅을 만드는 능력이 있다. 이는 주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해 2선에 3명을 배치하는 토트넘 전술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준 그 모습을 토트넘에서는 매우 찾기가 힘들다. 어느정도 팀에서 주문하는 전술적인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스스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주는 건 경기장 안에서 선수 본인의 몫이다. 거센 압박 때문인건지, 너무 만들어가려는 것인지.. 경기를 보면 손흥민의 움직임에 생각이 필요이상으로 많이 들어있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건 본인의 스타일을 되찾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자신감이 많이 결여된 상태에서 되찾기란 매우 어렵고, 우승을 위해 무조건 이겨야하는 현재 시점이 그를 더 힘들게 하고 있진 않을까 걱정스럽다.
안타깝지만 라멜라가 다시 돌아온다면, 손흥민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많이 없을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제 그에게 필요한 건 남은 경기의 주어진 기회에서 팬들에게 '손흥민'이라는 이름을 다시 각인시키는 것이다. 분데스리가에서만 활약하다가 처음으로 잉글랜드로 넘어온 시즌이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건 당연하다. 이번 시즌이 끝이 아니기에 낙담할 필요도, 실망할 필요도 없다. 토트넘은 분명 다음 시즌에도 그에게 기회를 줄 것이고, 기다려 줄 것이다. 너무 한 경기 한 경기만을 위해 뛰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갖고 좀 더 멀리 바라봤으면 좋겠다. 그에게 펼쳐질 미래는 아직 무궁무진하고, 그렇다고 완전 최악의 시즌을 보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이 손흥민 선수에게 스스로 채찍질도 하고 깨달음도 얻고 많은 것을 배워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많은 축구생각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http://blog.naver.com/inu14/220674271744
첫댓글 안타깝지만 기다려보는수밖에요 손흥민 본인이 제일 답답해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