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되지 않으면 관세… 미국의 ‘무역형 동맹’, 캐나다와 EU도 대상에 포함 / 10월 8일(목) / 중앙일보 일본어판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캐나다의 카니 총리. [사진 AP=연합 뉴스] (중앙일보 일본어판)
통상 대립이 전통적인 안보 동맹까지 흔드는 현상이 세계적인 '뉴노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제1차 행정부에서 관세 전쟁의 주요 표적으로 중국을 노렸다면, 제2차 행정부에서는 우방·동맹국까지 전선을 확대했다. 공동의 가치와 방위를 기반으로 한 ‘가치 동맹’이 미국에 얼마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지 고민하는 ‘거래형 동맹’으로 축소되는 양상과도 직결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과 캐나다이다. 8월에 무역 합의가 결렬된 뒤, 미국이 캐나다의 주요 수출품에 50% 이상의 고율 관세를 예고하자 캐나다도 이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전력 및 중요 광물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놓았다. 통상 갈등이 안보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미국에서는 '캐나다는 군대도 없는 나라'라는 깔보는 발언이 나오고 있으며, 캐나다의 카니 총리는 미국의 잠재적 침공 가능성에 대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간의 균열은 전례가 없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통해 냉전 시기부터 대륙 차원의 공동 방위 체계를 구축해 온 최상위 안보 동맹이었다. 이는 이번 균열이 통상 대립이 안보 협력까지 침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비슷하다. EU가 구글, 애플, 메타 등 미국 기업에 디지털 시장법(DMA) 위반 과징금을 부과하자, 미국은 이를 ‘차별적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며 압박하고 있다.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통상 문제로 전환해 관세와 시장 접근 제한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억제법과 CHIPS법을 통해 한국 등 동맹국 기업에 자국에 대한 공장 투자를 사실상 강제하는 것도 ‘거래형 동맹’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상대국의 규제와 투자, 안보 협력까지 하나의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거래형 동맹'의 문법은 한국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