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자국 대표팀이 좋은 경기를 펼쳐본 지가 오래라는 사실도 외국인 감독들의 존재를 경계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첼시에 스콜라리 감독이 부임하며 외국인 감독 논쟁이 다시 시작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다음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 참가하는 20개 팀 중에서 영국 출신이 아닌 감독이 지휘하는 팀은 단 4개 - 아스날, 리버풀, 첼시, 토튼햄 - 에 지나지 않는다. 이 팀들의 사령관은 바로 아르센 벵거, 라파엘 베니테스, 스콜라리 그리고 후안데 라모스이다.
그러나 20개 팀이 보유했던 외국인 감독의 숫자는 25명에 달한다. 특히 첼시는 1996년에 글렌 호들 감독이 떠난 이후로 한 번도 자국 출신의 감독을 임명하지 않으며 지금까지 6명의 외국인 감독에게 팀을 맡겨왔다. 이외에는 토튼햄이 5명 그리고 리버풀, 뉴캐슬, 포츠머스, 스토크 시티가 모두 2명의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경험이 있다.
아스날, 아스톤 빌라, 풀햄, 헐 시티, 맨체스터 시티, 웨스트 브롬은 단 1명의 외국인 감독만을 맞아들였고 나머지 팀들은 한 번도 영국 이외의 나라에서 온 감독과는 일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임명한 팀은 아스톤 빌라였다. 그들은 체코 출신의 조제프 벤글로스 감독을 1990년에 맞아들였으나 그는 1년 만에 팀을 떠났고, 다시 감독직을 차지한 인물은 잉글랜드 출신의 론 앳킨슨이었다.
이후 아르헨티나 출신의 오스발도 아르딜레스 감독이 스윈든 타운, 뉴캐슬, 웨스트 브롬, 토튼햄을 차례대로 지휘했으나, 그는 1992/93 시즌에 웨스트 브롬에서 성공을 거둔 것 외에는 감독직을 유지할만한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때까지도 잉글랜드에서 외국인 감독이 적응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1990년대 중반의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다시 한 번 과감하게 외국인 감독을 선택한 팀이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바로 첼시였다. 팀을 지휘하던 글렌 호들 감독이 1996년에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떠나자 첼시는 네덜란드 출신의 신인 감독, 루드 굴리트를 임명했던 것이다.
굴리트는 1997년에 첼시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이는 첼시가 26년 만에 따낸 메이저 대회 우승이었고, 굴리트는 FA컵 트로피를 차지한 첫 외국인 감독이 되었다. 이어진 시즌에 첼시는 리그 2위를 기록하고 국내 컵대회에서 8강에 올랐으나 켄 베이츠 구단주는 충동적으로 굴리트를 경질하고 말았다.
그의 뒤를 이어 첼시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이탈리아 출신의 지안루카 비알리 감독이었다. 그는 첼시를 리그컵과 유로피언 컵 위너스컵, 유로피언 슈퍼컵 우승으로 이끌며 역시나 큰 성공을 거뒀다.
굴리트와 비알리가 첼시에서 거둔 성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들은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며 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감독에 대한 인식 또한 바꿔놓았던 것이다. 게다가 아스날이 1996년 9월에 프랑스 출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을 영입하며 프리미어 리그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벵거는 1997/98 시즌에 아스날을 더블 우승으로 이끌었고 팀의 전체적인 스타일 자체를 바꿔놓았다. 덕분에 아스날은 수비적이고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에서 매력적인 공격 축구를 추구하는 팀으로 변화했다.
그가 아스날에서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해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펼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이제 잉글랜드에서도 외국인 감독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굴리트는 이후 뉴캐슬의 지휘봉을 잡았고, 토튼햄은 스위스 출신의 크리스티안 그로스 감독을 영입하기도 했다.
리버풀 또한 프랑스 출신의 제라드 울리에 감독을 영입했고, 그는 2000/01 시즌에 FA컵, 리그컵, UEFA컵을 동시 석권하는 '컵 트레블'을 달성하는 업적을 남겼다. 이후 그는 유로피언 슈퍼컵과 한 번의 리그컵을 더 차지했으나, 끝내 리그 우승에는 실패하며 2001/02 시즌 2위를 끝으로 팀을 떠났다.
울리에의 마지막 시즌에 우승을 차지한 것은 바로 아스날이었다. 아스날은 3년 동안 리그 2위와 컵대회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다시금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시작했고, 2003/04 시즌에는 리그 무패우승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겼으며 2005년 FA컵 우승 또한 차지했다.
그러나 프리미어 리그에는 벵거의 앞을 가로막은 또 다른 두 명의 외국인 감독들이 등장했다. 울리에를 대신해 리버풀에 부임한 라파 베니테스와 포르투에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첼시로 온 조세 무리뉴가 그 주인공이었다.
첼시는 비알리에 이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선임했고, 그는 2002년 FA컵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2003년에 구단을 인수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탈락하며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그는 1954/55 시즌 이후 첼시에 최고의 성적을 선사한 감독이었다.
무리뉴가 첼시에서 자리를 잡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2004/05 시즌에 곧바로 첼시를 50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칼링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으며 챔피언스 리그에서 4강에까지 올랐다. 그리고 그는 2005/06 시즌에 벵거 감독이 이루지 못한 프리미어 리그 2시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2006/07 시즌에는 리그 정상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내줬지만 대신 챔피언스 리그 4강, 칼링컵 우승, FA컵 우승 등 여전히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챔피언스 리그에서 번번이 무리뉴의 발목을 잡는 팀이 바로 리버풀이었다. 라파 베니테스 감독은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에 팀을 유럽의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그들은 유로피언 슈퍼컵 또한 우승했으며, 2006년에는 FA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리버풀은 2007년에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올랐으나 이번에는 밀란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07년 9월, 무리뉴 감독이 팀을 떠나자 첼시는 기술 고문이던 이스라엘 출신의 아브람 그랜트를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첼시는 5번 연속으로 외국인 감독을 맞게 되었다. 그랜트는 첼시를 프리미어 리그 2위,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 칼링컵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결국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며 경질을 당하고 말았다.
칼링컵 결승에서 첼시를 제치고 우승을 거둔 팀은 토튼햄이었다. 그들은 조지 그래엄 (1998-2001), 글렌 호들 (2001-03), 데이비드 플리트 (2003-04) 등의 잉글랜드 출신 감독들에게 팀을 맡겨왔으나 2004년에는 프랑스 출신의 자크 상티니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그는 6개월 동안 13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경질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그는 개인적인 사유로 팀을 떠난다고 밝혔으나 프랭크 아르네센 단장(현재는 첼시 소속)과의 마찰이 진정한 이유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상티니의 뒤를 이어 토튼햄에 부임한 것은 네덜란드 출신의 마틴 욜 감독이었다. 그는 토튼햄을 2년 연속 프리미어 리그 5위로 이끌며 빅4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시즌에 높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하며 경질의 운명을 맞고 말았다.
그를 대체한 것은 세비야에서 2시즌 연속 UEFA컵 우승이라는 기적과 같은 업적을 달성한 후안데 라모스 감독이었다. 그는 갈팡질팡하던 토튼햄을 바로잡았고, 칼링컵 결승전에서 첼시와의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토튼햄에 9년 만에 트로피를 안길 수 있었다.
이제 라모스 감독은 선수단을 정비해 다음 시즌에 빅4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도 굴리트, 벵거, 비알리, 무리뉴, 울리에, 베니테스에 이어서 프리미어 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외국인 감독으로 입지를 굳혀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2002 한일월드컵 우승과 EURO2004 준우승을 차지했던 스콜라리가 프리미어 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빅4 중 3개 구단이 계속해서 외국인 감독들을 고용하며 영국 출신 젊은 감독들의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정작 잉글랜드 축구 협회에서도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에 이어 파비오 카펠로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외국인 감독들의 유입이 더 많은 외국인 선수들을 프리미어 리그로 이끌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단지 그들이 전 세계의 재능들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외국인 감독들
* 채점 기준
챔피언스 리그 우승 - 6점 / 준우승 - 4점
프리미어 리그 우승 - 5점 / 준우승 - 4점
UEFA컵 우승 - 4점 / 준우승 - 3점
FA컵 우승 - 3점 / 준우승 - 2점
리그컵 우승 - 2점 / 준우승 - 1점
챔피언십 우승 - 2점 / 프리미어 리그 승격 - 1점
슈퍼컵 우승 - 3점 / 클럽 월드컵 우승 - 1점
1. 아르센 벵거 (57점)
2. 조세 무리뉴 (21점)
3. 제라드 울리에 & 라파 베니테스 (18점)
5. 지안루카 비알리 (12점)
6. 아브람 그랜트 (9점)
7.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6점)
8. 루드 굴리트 (5점)
9. 장 티가나 (2점)
10. 오시 아르다일스 & 구드욘 토르다손 (1점)
이용훈 기자
http://kr.goal.com/kr/Articolo.aspx?ContenutoId=759696
첫댓글 읽기가 좀 불편하당..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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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1시즌만에 9점!
근데 벵거쩐다.. 이번시즌은 실패로 끝났지만 저번시즌만해도.. 꼬꼬마의 칼링컵에서의 첼시와의 결투는 ㄷㄷ
뱅거는 10년.........
라모스 리그컵 우승해서 2점 줘야지! 순위에 없네
이런 글씨 말고 그냥 신명조로 하지... 읽기가 좀 그러네...
글씨체 보기가 힘드네요;;
벵거가 성공했으니까
퍼거슨도 외국인감독아닌가요??? 스콜드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