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010보탑사- 생거진천...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김유신장군도 이곳 출생지인 것을 보면 예삿
일이 아닌듯...진천에는 보탑사가 있고, 그 보탑사는 목조삼층보탑을 품고 있다. 삼층보탑내의 1층법당
은 사면불을 모셨는데 동쪽에 약사여래를 모신 곳에는 4월 초파일 100 여 통의수박이 올린다.
이 수박을 그대로 두었다가 12월 22일 동짓날에 쪼개어 기도객에게 나누어 먹는데...싱싱하다.
놀랍고 신비스러울 뿐...그래서 동짓날은 팥죽에 곁들인 여름수박 한 조각 먹으려고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font>
<택리지>에 보면.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 이라고 한다.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은 충북의 진천이 살기 좋은 곳이고,
죽은 후에는 경기도 용인 땅이 망자에게 좋은 곳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진천은,
지상천국...파라다이스...유토피아...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이 진천 땅에 보탑사라는 절이 있다.
사방이 연꽃잎이 감싸듯 겹겹의 산들이 에워싸고 있고
연꽃의 열매에 해당하는 중심 자리에 보탑사 목조삼층석탑이
땅에서 솟아난듯....하늘에서 사뿐 내려 앉은듯...
장엄하면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곱게 단청옷 입고 오가는 사람들을 내려본다.
못을 하나도 쓰지않고 홈을 파서 짜맞춤 형식으로 지은 걸작품이다.
나라에서 제일가는 장인(丈人)들의 땀과 정성과 혼이 깃든 또 하나의 생명체이다.
이런 건축물을 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큰 즐거움,,,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목조탑은,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국보), 전남 화순의 쌍봉사 목조삼층석탑, 보탑사 탑 뿐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종교를 논하지 말고...
종교를 뛰어 넘어... 진천보탑사 목조삼층탑을 둘러보라.
가급적이면 1층부터 찬찬히 살펴보면서 3층까지 살펴보라.
무언가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다.
절 구석구석까지 아담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절집이라기 보다는 아득한 자연에 빗어진 사람의 손길..숨결을 고스란히 느끼리라.
▲051010- 보탑사 삼층목탑은 전통 기법에 의하여 지어진 건물로서 섬세함과 단청의 고운
채색과 경쾌한 멋스러움이 일품이다.
각층의 면마다 각각 다른 편액을 달아 놓아 결과적으로 열 두개의 간판이 색다르다.
법당 내부에 봉안된 성보에 따라 그 명칭을 달리했기 때문. 큼직하지만 가벼운 느낌을 주 는 멋스러움이 돋보인다.
이 보탑사에 해마다 신이(神異))한 일이 벌어진다.
음력 사월 초파일(양력으로 5월 초순)날,
약사부처님 전에 100여 통의 수박을 공양 올린다.
냉방장치 없이 동짓날(12월 22일)까지 7개월이 넘도록 그대로 놔 두어도
이 수박이 상하거나 썩지 않고 싱싱하다.
이 수박을 동짓날 기도를 올린 후에 절을 찾은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준다.
소문에 꼬리를 물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사람은 많고 수박은 한정되어 있으니, 수박 한 조각이라야 새끼 손가락 만한것을 얻어먹지만...
일곱달 넘게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서원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므로,
수박 한 조각의 의미는 남산보다 크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찬찬히 동지의 의미와 팥죽을 먹는 이유,
그리고 동짓날 먹어보는 수박 맛의 환희로움을 글로써 적고자 한다.
12월 22일은
24절기 중 스물 두 번째 절기가 되는 동짓날(冬至)이다.
동지는 입춘으로 시작하여 대한으로 끝나는 24절기 중 가장 큰 명절이다.
24절기를 음력이 아닌 양력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동지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동지 다음 날부터는 차츰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진다.
그래서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 이라고 하기도 한다.
▲051010- 보탑사 터는 진천에서도 이름난 명당 터. 여러 겹의 연꽃잎이 빙둘러가면서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가운데에 보탑사 삼층목탑이 하늘에서 내려온 듯...땅에서 솟아난
듯,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철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은 전통기법으로 지어졌다.
옛 사람들은
동짓날 축제를 벌여 태양신께 제사를 올렸고,
주(周)나라는 생명력과 광명이 부활한다고 하여 동지를 설로 삼기도 했다.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는 것은 빠트릴 수 없는 통과의례의 하나인데,
달콤하고 부드러운 팥죽의 맛, 하얗고 쫄깃한 새알심을 골라먹는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것은, 팥죽에 부여된 주술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붉은 팥은 양(陽)이므로 음귀(陰鬼)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부적을 보면 붉은 색 경명주사로 귀신을 다스리는데 쓰는 이치와 같다.
▲051010- 보탑사의 석등은 조성된지 오래지 않아 수줍은 새댁의 수줍은 미소인 양,
화강석 특유의 뽀얀 살결을 품고있다. 예로부터 석등은 무명(無明-어둠)을 밝히는 지혜의 상징을 뜻한다. 대형 석등이면서 아름답고 균형감각이 뛰어나서 조화롭다.
동지 팥죽에 전래된 유래가 재미있다.
중국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따르면,
공공씨(共工氏)라고 하는 사람에게 아들이 있는데 막나니였다.
행패로 사람들을 괴롭히다가 동짓날 죽어서 역신(병을 퍼뜨리는 귀신)이 되었다 한다.
공공씨는 망나니 아들이 생전에 팥을 싫어했음을 알기에
역신의 책동을 막기 위하여 사람들에게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으라 권했다.
이때부터 팥죽은 일 년의 건강을 미리 지키려는 예방의 의미가 주어졌다.
동지가 동짓달 초승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께 들면 노동지라고 하며,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고 한다.
올해는 음력 동짓달 초에 동지가 들어서 애동지라서 팥죽을 쑤지 않는 가정이 많을까마는
절집에서는 관여치 않고 예년대로 팥죽을 공양올리고
대중들에게 제공하므로 가가운 절에가면 팥죽 한그릇 얻어먹을 수 있다.
동짓날을 '아세(亞歲)- 작은 설' 이라고도 한다.
만생물 생존의 필수 불가결한 태양이 부활하는 날이니
설 다음 가는 작은 설의 후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동짓날이 일반가정에 세시풍속으로 큰 의미가 있듯
사찰에서도 탄신일 다음가는 큰 행사로 동지를 맞이하고 있다.
충북 진천에 있는 보탑사는 이색적인 동지날 행사로 소문 나 있다.
동지 기도 후 팥죽을 나누어 먹는 것은 일반사찰과 다를 바 없지만
보탑사는 또 다른 행사 '수박 나누어먹기' 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룬다.
▲신비롭다. 양력 5월 초순 부처님 전에 올린 수박이 그대로 놓인 채 12월 22일 동짓날이
되어야 썰어서 함께 나누어 먹는다.
수박은 생물이라 조금만 기간이 경과되어도 곯거나 썩는데 보탑사 약사여래전 수박은
일곱달 반이나 지나도 생생하다. 그러니 입소문에 꼬리를 물고 전국의 인연있는 분들이 수박을 먹기 위해 찾아든다. 동짓날 보탑사는 이렇게 중생을 위해 마음의 위안을 준다.
보탑사에서 동짓날 나누어 먹는 수박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아주 특별하고도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수박이다.
보탑사는 매년 4월 초파일
3층목탑 1층에 있는 약사부처님 앞에 백 여 통의 수박을 올린다.
냉방시설 등 특별한 조치없이
그냥 약사부처님이 모셔진 단상 앞쪽에 수박을 올려놓는 것이다.
이 수박은 7개월 15일 동안 법당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부처님께 올리는 정성과 서원을 받게된다.
그러다 동짓날 기도가 끝나면 참석한 사람들이 나누어 먹게되는 것이다.
전체가 수분으로 되어 있는 수박은 자칫 상하기 쉽기 때문에
늦봄부터 한 겨울까지 실내에 그냥 보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보탑사에서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 불가사의 한 일이 현실로 매년 반복되고 있다.
동짓날 보탑사 약사여래부처님 수박을 먹으면
신병에 효험이 있고 일 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박을 먹기 위해 동짓날 보탑사를 찾는다.
▲봄에 생산된 수박을 별도의 냉동보관 없이 그대로 두었다가 추운 겨울에 먹는 다는 것
자체가 불가사의한 일인데...이 수박이 7개월동안 부처님 전에 있었다고 하니 그 신이함은 말해서 무엇하리.
주는 사람이야 정성이지만 받는 사람은 만병통치약으로 알고 먹는다.
동짓날 잘게 썰은 수박 한 조각씩을 먹기 위하여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 수박은 재작년 동짓날 기도객들에게 나누어 주는 모습이다(오마이뉴스 임윤수촬영)
그러나 보탑사는
자칫하면 혹세무민(惑世誣民)의 단초가 될까....
수박에 특별한 의미는 부여하지 않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오랜 기간
보관이 이루어진 생물이니 만큼 수박을 먹고 사람들이
마음의 위안을 얻게되는 그 자체로 족할 뿐이라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반 년이 넘는 오랜 동안 별다른 조치 없이
실내에 보관중인 수박이 상하지 않는 것은 기이한 일임엔 틀림없다.
온도. 습도. 통풍 등 제반 여건이 수박을 장시간 보관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할 수 있겠다.
스님의 간절한 기도와
많은 사람들의 애틋한 정성이
불가사의한 현상을 현실로 나타나게 했을지도 모른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신비스런 일이지만
그 수박을 나누어 먹으며 마음에 위안을 얻고 행복감을 나누게 된다면
그 자체가 축복이며 부처님의 가피일 듯하다.
하얗게 눈덮인 겨울산사를 찾아
도심에 찌든 마음의 때를 훌훌 벗어버리고
보탑사의 아름다운 건축미를 감상하면서 동짓팥죽과 수박 한 조각 먹는다면
금년 겨울 최상의 여행이리라.
첫댓글 네, 그 수박, 저도 한쪽 먹고싶어집니다. ^^* 사찰마다 특이한 볼거리나 전설이라도 있게 마련이지만, 보탑사의 수박은 참 신이하네요. 동지날에 맞추어 정말 잘 올려주셨습니다. ()^^*
신기하고 대단합니다...
정말 훌륭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