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을 가르는 전투기는 자동차 못지않게 남심을 흔드는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전투기 조종은 공군 파일럿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죠.
아직 실망하기엔 이릅니다. 우리에겐 하늘을 나는 전투기 대신 도로를 달리는 전투기가 있으니까요! 자동차 경매 사이트 '루쏘 앤 스틸(Russo and Steele)'의 스텔스 전투기 매물을 소개합니다.
겉보기에도 심상찮은 이 챌린저의 이름은 '베이퍼(Vapor)'입니다. 바이퍼는 미공군이 모병 및 기술 홍보목적으로 단 한대만 제작했으며 작업은 갈핀 오토 스포츠(Galphin Auto Sports)가 담당했습니다.
아주 비싼 전투기를 다루는 미공군답게 자동차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스텔스 블랙(Stealth Black)' 색상으로 꾸민 차체는 마치 스텔스 전투기의 표면을 보는 듯하네요.
헤드램프는 제거하고 그릴을 확장했으며 보닛에는 공기 흡입구를 세 개나 장착했습니다. 지붕에는 공격적인 공기역학 부품과 360도 회전하는 열상 카메라가 장착됐습니다.
측면 오버펜더 바디킷과 특이하게 생긴 20인치 휠도 눈에 띕니다. 위로 열리는 시저도어는 별도의 손잡이가 없습니다. 리모트 컨트롤 혹은 실내 버튼을 통해서만 열 수 있다는군요.
실내에 들어서면 이곳이 자동차 운전석인지 전투기 조종석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기존 챌린저의 실내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시보드는 세 개의 대형 스크린과 토글스위치로 꾸몄습니다. 낯설게 생겼지만, 기능은 비슷합니다. 좌측에 위치한 스크린이 속도 및 자동차 상태를 보여주고 우측 스크린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입니다.
센터 콘솔은 통째로 들어냈고 기어노브는 전투기의 '스로틀(Throttle)'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스로틀은 운전석과 보조석에서 함께 조작하도록 만들어졌으며 스티어링 휠도 두 개입니다.
보닛 아래를 보기 전에 대시보드 아래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베이퍼에는 미니 ITX CPU와 인텔 i5 쿼드 프로세서, 150GB짜리 하드 드라이브가 설치됐습니다.
데스크탑 못지않은 사양이 필요한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베이퍼는 자가 진단 및 원격 조종 기능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거리에 상관없이 지구 어디에서든 조종할 수 있습니다.
5.7리터 헤미 엔진은 '쉐이커 후드(Shaker Hood)'라는 특수 보닛 아래에 있습니다. 보닛 덕분에 엔진 소음은 외부로 거의 나가지 않으며 가변 배기 시스템을 작동시키면 아주 조용하게 움직입니다.
그야말로 도로 위의 스텔스 전투기가 따로 없군요! 미공군을 만기 전역한 베이퍼의 경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미지 : US Airforce
박지훈 jihnpark@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