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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02
씬1. 도로 (밤)
가로등 불빛과 어우러져서 떨어지는 헤드라이트. 불빛이 도시의 밤을 말해준다. 속력을 내는 자동차들과 그 굉음들...
택시 뒷자리에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 앉은 해진과 현석...
해진 : (불안한 표정이다....)
현석 : (약간 해진 곁으로 다가 앉으면)
해진 : (그만큼 옆쪽으로 멀어지고)...
현석 : (그녀가 귀엽다.. 피식...) 누가 보면 잡아먹는 줄 알겠네... 뭐가 불안해요?
해진 : 택시 타면 답답해서 그래요.
현석 : 그럼 모범 탈거 그랬나?
기사 : ....(치이!... 그래 난 모범이 아니다....)
현석 : (갑자기 얼굴을 찡그리는듯 구역질...)
기사 : (짜증이다.. 밤손님은 다 그렇지....)
현석 : (또 구역질)
해진 : (난처하다)
현석 : 아저씨 좀 세워주세요.
해진 : .....?
현석 차비주고 내려서 길가 나무를 붙잡고 왝왝한다.
해진 뒤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감해 한다.
현석 : 아! 뭐해요. 등 좀 두드려줘요.
해진 : (망설이다 살짝친다)
현석 : 조금 더 세게요! 더 요!
해진 : (더 세게 친다)
현석 일어나면서.
현석 : 잠깐 바람도 쐴겸 좀 걷죠?
해진 : .....(메스껍다는데 어쩔 수 없다)
씬2. 거리 (밤)
해진과 현석... 걷는다. 가로 등 불빛 아래 무성한 나무들 경치 좋다.
현석 : 아 이제 살겠네...(하면서 해진의 어깨에 손을 자꾸 얹을듯 말듯... 닿지않게 팔을 뻗는데...)
마침 지나는 사람 핸드폰 통화에 열중하며 고개숙이고 가다가 눈을 찌를뻔했다... 현석... 미안하단 표정...
해진....얘가 왜이러나?의 멍한 표정...
다음에 현석 다시 팔을 허리춤에 돌릴까 아니면 그 아래 엉덩이 부분...까지 올려다 내렸다.. 저 혼자서...
그때 오토바이가 마주 달려와서 해진 곁으로 스쳐서 달려 오면 놀라서 다시 손내리고.. 그러다가 해진과 얼굴 마주치고...
그런데 현석 마치 해진에게 빨려들어가듯 점점 더 해진 얼굴로 다가가고.... 마치 입을 맞추려는 듯..
그때 순간 해진.. 현석의 뺨을 때리고... 벙! 한 현석... 해진 순간 때려놓고는 당황스럽다...
씬3. 차안
현석.. 순간 뺨을 만져보면서 입을 아이에오우... 벌려본다.
현석 : (그러면서도 맞은것이 암만 생각해도 벙하다.. 피식.. 묘한 표정...)
씬4. 인서트 (밤)
잠시전 따귀 맞던 상황....
현석 : (해진 머리위로 달겨드는 모기를 잡으려던 것....) 아 모기도 미인을 알아보나 봐요...
해진 : (더 황당하고 미안하다).... 미안해요..
현석 : (자기도 지금가지 여자한테 이런 대우 받은적 없어 황당하다.. 그래도 해진 생각해서 모면하려는 듯....)
나한테 미안한거 확실하죠? 미안해야죠.
해진 : ....
현석 : 빚진거 확실하죠? 그럼 내가 하자는대로 내일 한가지만 할것? 어때요? 약속해요?
해진 : .....
현석 : 우선 핸드폰 번호 가르쳐 줘요.
해진 : 핸드폰 없어요.
씬5. 아파트 입구 (밤)
해진... 터덜터덜 걸어올라오고 있다... 낡은 아파트의 묘한 실루엣.
씬6. 거실 (밤)
불도 끈채로..... 오디오의 레벨 바늘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진우.. 음악 CD 이거 저거 한바가지 꺼내놨지만 음악도 건성으로 들린다..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 문을 열려는데, 냉장고에 붙어있는 현석과 진우랑 같이 찍은 스티커사진.. 그 위로
진우 : (소리) 야 사내자식 끼리 무슨 이런 사진을 찍구 그러냐...
현석 : 됐어.. 너야 어디 기집애들하고 이런 사진 찍을 위인이나 되냐.. 그러니 내가 짝이 되줄 밖에...
평소와는 다른 감회인듯.... 스티커 사진 보다가 냉장고문을 열고 와인을 꺼낸다. 식탁에 앉아서 와인을 따라서 마신다...
그때 문 열리고 들어오는 현석.. 불켜면서...
현석 : (의외로 기분좋다) ..야 넌 궁상맞게 혼자서 블루스타임 갖냐? 이래서 넌 안돼...
진우 : ....
현석 : (자기도 마주앉아 한잔 따라 마시며...) 야 너 이 적포도주, 와인하면 뭐가 생각나냐?
진우 : 적포도주가 암에 좋다지 아마..
현석 : 어이구...
진우 : 적포도주는 고기 먹을때 잘어울리고 백포도주는 생선에 어울린다고 했나.
현석 : 어이구 지금 가정 시간이냐? 사내 자식이.. 참... 이러니 안돼지..
이 적포주란 말야.. 바로 여자의 이성을 마비시킨다는거 아니냐...
진우 : (또 시작이다... 의 피식....)
현석 : 대머리라고 다 같은 대머리가 아니잖냐. 주변 머리 없는 사람, 속알머리 없는 사람, 씨알머리 없는 사람이 다 각각이듯이
너 플레이보지도 다 전략이 틀리다 임마...
진우 : 어떻게?
현석 : ...보통 향수로 내여자를 알아보잖냐... 그런데 너한텐 너만의 향기가 나...이런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
여자들은 개성을 좋아하거든.
진우 : (피식...)
현석 : 여자얼굴이 찐빵귀신이면, 글레머를 강조하고 젓가락이면 섹시미를 강조할것...이건 단점의 장점화 전략....
진우 : 참...
현석 : 아무리 여자가 (팔뚝을 접는 포즈) 접혀지지 않는 펭귄팔뚝으로 (얼굴을 받치는 포즈...) 이렇게 꽃받침을 해도,
잡초밭에 해바라깁니다. 얘기가 퍼뜩 나와야 한다 이거다.
진우 : (기분이 그렇다)
현석 : 너 여자 한번 안아봤냐?
진우 : (피식)
현석 : 그럼 손이라도 잡아봤냐?
진우 : ...
현석 : 내가 너 여자를 사귄다 하면 진정 대변인으로서 적극적으로 밀겠다 밀겠어...
맹세한다, 때를 밀든 국수를 밀든, 벼랑에서 밀든 확실히 밀테니까.
진우 : (와인만 홀짝 홀짝 마시고 있다)
현석 : 아이구 자식이 술을 마셔두 기집애 같이 홀짝 홀짝 마시고 있네... 좀 벌컥 벌컥 와일드하게 매사 밀고나가라.
진우 : ...
현석 : (일어나 어깨를 툭 치며) 녀석.. 그래두 니가 사랑을 하면 진짜 사랑을 할 녀석이지. (돌아서 거실쪽으로 가려는데)
진우 : (지그시) 넌 그런 사랑 그만 좀 할 수 없니?
현석 : ..(벙...돌아보며)
씬7. 침대 (밤)
나란히 누워있다. 현석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아서 뺨을 만지작 거리면서 벙하다.
현석 : 야 꼭 맘에 안드는 여자애는 집도 멀어서 데려다 주려면 더 열받잖냐.
진우 : (해진의 말인가...의)
현석 : 그런데 맘에 드는 여자애는 집이 멀어두 좋으니 어쩌냐.
진우 : (실망...)
현석 : (뺨을 문지르면서....자기 합리화톤) 야 미운 자식 떡하나 더 주고... 이쁜 자식 매하나 더 준다는 속담 그거 아직
유효한거냐? 히히 그래 완전히 넘어오는거 시간문제다. 확실히 밀고 나가는거야....(툭치며) 히히 내일 점심약속 얻어냈다.
진우 : (짜안하다)
씬8. 조깅 (새벽)
에프. 아이. 푸르른 블루의 새벽톤....
진우 현석 달린다. 서로 얼굴 쳐다보고는 경쟁하듯 앞서거니 뒷서거니 달린다.
나도 질 수 없다. 마치 해진과의 실랑이를 말해주듯이...표정도 다소 느낌있게 보인다. 땀 땀들...
그때 갑자기 뒤에서 달겨와서 두사람 어깨 사이로 달랑 매달려서, 다리는 공중에서 대롱대롱 매달리는 인경... 조깅차림....
두사람 사이...인경으로 다시 우정의 톤으로....
현석 : 너 눈꼽이나 떨구고 왔냐.
인경 : 눈꼽 매달구도 떳떳한게 우정아니냐. 자식들 기특도 하지... 새벽 조깅 나오는거 보면 말야.
진우 : 넌 어떻구.
인경 : 야 이 미모가 괜히 있는게 아니다. 무단한 노력의 결과다.
현석 : 야 좀 무겁다....언제 내려올거냐.
인경 : (아직도 대롱대롱 매달려서) 난 이러구 있는게 너무 듬직하다. 우리 대학때두 이렇게 하면 난 두려울게 없었다.
현석 : 넌 안그래도 두려운거랑은 거리가 멀잖아.
진우 : 아이구 어깨야.
인경 : (펄쩍 내려오며...어깨 툭 치며) 넌 운동 좀 더 해야돼... 사내자식이 요정도루 아이구가 뭐냐.
현석 : 그래 너 신혼여행 가서 77사이즈 입는 신부를 침대까지 덥썩 안아서 옮기려면....
진우 : 아냐 자식아. 44사이즈야?
현석 : 뭐 뭐야? 어쭈?
인경 : (철퍼덕 등짝을 갈기며) 어이구 남자들이란 입만 열었다하면... (진우에게) 너두 전염됐냐?
세사람 때리고 피하고 하는 사이 진우 마구 먼저 달리고, 현석과 인경도 장난치면서 달려온다.
씬9. 해진 방 (아침)
해진 커피잔을 옆에 놓고 컴푸터를 켠다. 펜티엄급 아니고 386정도... 낡았다.. 뭔가 작동이 안된다... 컴퓨터에러..
해진.. 뭔가 자료 볼거 수북히 쌓아놓고 난감하다.. 여기저기 만져보다가 만년필에 잉크를 넣는다..
씬10. 작가실
작가1, 2 앉아 있다.. 그중 한명 담배를 피고 있다.. 쓰레기통에 담뱃재 털고 담배를 끌때는 담배에다 침을 뱉어 버린다.
정작가 : 밤이 있는곳에.. 작가 새로 왔다며?
신작가 : 내숭 캡으로 생겼더라..
정작가 : 봤어?
신작가 : 왜 있잖아. 화장 다하고도, 화장 하나도 안한거처럼 입술만 안바르고 청순미를 가장하는 애들..
정작가 : 그럼 청순한가 부네....
신작가 : 작가가 글발로 말하는거지 얼굴로 말하나.
정작가 : 꼭 인물 딸리는 애들이 그렇게 말하더라 히히..
신작가 : 뭐?....
정작가 : 히히.. 누구 빽이래?
신작가 : 누가 알아? 누군 IMF다 뭐다 짤리는 판에 새로 뚫고 들어온거 보면 빽두 아주 핸드빽 정도가 아니라 여행빽이 있나부...
(하는데 벌써 해진 문 열고 들어와 섰다.. 작가1, 2... 쟤야.. 눈짓하면서 각자 켬퓨터 자판으로 눈 옮기는...)
해진 : (간단한 눈인사 정도... 하는데 여자들 특유의 질투와 텃새로 냉랭 하다.. 컴퓨터를 쓰고 싶은데.. 모두 찼다..)
씬11. 작가실 앞
해진, 작가실에서 나오는데.. 복도에서 걸어오는 진우와 마주친다..
어제의 상황들 떠올리고 잠시 머쓱해진 두사람...
진우 : (모면하듯..) 어제 잘 들어갔어요?
해진 : 네.
진우 : (또 대화가 끊겼다.. 사이..) ..근데 왜 이렇게 일찍 나왔어요? 심야프론데...
해진 : 컴퓨터가 고장나서요... 작가실에도 켬퓨터가 남는게 없네요.
진우 : (제꺼 쓰세요.. 생각은 그런데 말이 잘 안나 온다.. 근데 저쪽에서 미화, 해진을 부른다)
미화 : 윤 해진씨...
씬12. 사무실 안
미화, 해진.. 미화 책상 부근에 앉아있다. 미화 원고를 보고있다..
해진 : 컴퓨터가 고장나서요.. 이따 컴퓨터 남으면 다시 칠께요.
미화 : 아뇨 볼만한데요. 오랜만에 육필원고 보니까 정겹기도 하구..
진우 : (다가와서.. 작은 소리로) 그건 원고가 마음에 든다는 거에요.
해진 : (피식)...
미화 : (원고 다 보고는 놓고서..) 글하고 사람하고 달라서 다행이에요.
해진 : ....
미화 : 난 너무 공주같고, 소녀같은 글을 질색이거든.. 얼굴은 공주깐데 글은 시원해요.
해진 : ..(다행이다)..
미화 : 착한 편이에요 해진씨?
해진 : ..글쎄요.
미화 : 착하고 일못하는 사람은, 정말 딱 질색야. 인정에 끌리게 되고 대책이 없거든..
아예 일 못 하면서 못되기라도 하면 내치기도 쉽지만 말야. 난 못되더라도 유능한 사람이 좋아요.
해진 : 네.. 유능한 PD라고 다른 방송국에도 소문이 자자하던데요!
미화 : (당당하다..) 농담은 아니에요. 괴팍하다고 그 여자랑 어떻게 일할래? 그 소린 안해요?
해진 : (피식...)
미화 : 난 완벽한게 좋아요. 대충 대충은 싫어요.
해진 : ..일하고 결혼하셨다구요?
미화 : 이제 사람하고도 해보려구해요. 요즘 좀 쓸쓸허거든.. 아참 이번 주말하고 일요일 비워둬요. 우리팀 MT있어요.
마침 잘됐지.. 해진씨 환영회도 겸하고.. 괜찮죠?
해진 : 네.
미화 : 근데 하 진우씨 표정이 왜 밝아져?
진우 : 아 아니에요 선배님.. (일어난다..)
미화 : 아이구 조 또래 남자들이 막내아들 처럼 귀여우니 이거 내가 늙은거지.. 왜 있잖아 운전하다 딱지 띠고나서..
봐주세요. 아저씨.. 하고 의경 얼굴을 봤는데 솜털이 뽀송뽀송하게 느껴지면 늙은거라구..
해진 : 후후.
미화 : (책상 서랍에서 화장품 가방 꺼낸다.. 내용이 다양하게 보인다.. 메이컵 브러쉬도 삐죽이 보이고..)
나두 한땐 누구한테 잘보이려구 화장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야.. 그시절 지나면 자기만족으로 화장을 하고,
그다음은 인간에 대한 예의로 화장하게 되더라구.
해진 : 이쁘신데요....
미화 : (일어나며) 인사값으로 오늘 점심 내가 살게.
해진 : ...저 오늘 약속이 있어서요.
진우 : (표정...현석과 의식...일어나려는데)
미화 : 그럼 다음에 하지 뭐. 참 진우씨 우리 시그널 껍데기 너무 낡았던데 다시 씌우고 혹시 모르니까 하나 녹음해둬요.
진우 : (힘없다...시그널 챙기며..) 네.
씬13. 화장실
화장실 거울....브러쉬로 뺨을 쓸어내며 열심히 화장하는 미화...눈주름이 못마땅한듯 표정 잡아보고....
씬14. 화장실 앞
화장가방 들고서 복도를 덜렁덜렁 나오다가 미화. 갑자기 요조숙녀 포즈로...
화장실 앞에 양복으로 제비처럼 쭉 빼입은 봉대우가 있다.
봉대우 : 화장실 다녀오십니까.
미화 : 아 하필이면 이런데서.
봉대우 : 전 물내리는 소리밖에 못들었습니다.
미화 : 어머.
봉대우 : 거 여자들은 괜히 화장실에서 소음방지용으로 아까운 물들 한번씩 내리는거 이것두 절약해야죠.
미화 : 어머 기막혀.
봉대우 : 참 그솔 잠깐만 빌려주세요.
미화 : (기막히다) 이솔을요?
봉대우 : (삐죽 나온거 뽑아들며) 이따 드릴께요.
미화 : 어머....
봉대우 솔 갖고 가면 미화...조신하게 걷다가 순간 다시 덜렁덜렁 터벅 터벅 걸어가는 뒷모습.
씬15. 에레베타 앞
현석...에레베타 타려는데 그 앞에 쓰레기통에 약간 시든 장미....
그런데로 쓸만한 장미한송이 뽑아들고 에레베타 탄다...기분 좋다.
씬16. 에레베타 안
장미송이 냄새 맡고 있는데... 에레베타 구석에 붙어있는 문구.
"요리는 사랑과 같다. 마음껏 맛보거나 아니면 조금도 즐기지 말아야 한다" (헤리엇 밴혼)
현석 : (소리) 음~ 그래 맞어... 난 마음껏 포식을 하는 쪽이야. (주머니속에서 핸드폰 꺼내서 여자랑 같이 찍은 안떨어지는
스티커를 힘들여 떼면서) 그래 니가 그렇게 안떨어지려구 해두 이제 끝났다 이거야. (그럴때 울리는 전화벨... 퍼뜩 놀라서)
씬17. 복도
걸으며 전화 받는 현석.
현석 : 깜짝 놀랐잖아.
인경 : (소리) 왜 또 여자타령이냐? 너 그러다 한번 혼쭐난다.
현석 : 너 사랑은 요리와 같은거다. 마음껏 맛보거나 아니면 조금도 즐기지 말란다.
인경 : 너 저번에 사귀던 애 사준 옷 아직 할부도 안끝난다며 벌써 물갈이냐?
현석 : 밑천 안드는 장사 어딨냐. 웬일야.
인경 : 점심이나 같이 하려구 너 어딨냐?
현석 : 여기 방송국.
인경 : 그여자 작가 만나러?
현석 : 히히..승질머리도 좀 있구.... 귀엽다.
인경 : 니꽈는 아니던데 뭘그러니? 좋게 말해서 청순이고, 나쁘게 말해서 답답형 아니니?
현석 : 나에게도 청순이 끌린다는거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게 왜 그러나 했더니 바로 섹시가 곁들어진 청순이라는거 아니냐?
인경 : 치이, 섹시가 얼어죽었다. 넌 누구한테나 끈끈이 주걱풀처럼 척 달라 붙으면서 나한텐 왜 대학때도 꿈쩍 안했냐.
현석 : 니가 여자냐.
인경 : 뭐?
현석 : 아니 여자가 아니라 여성이라구... 히히 너 사귀는 애 있다더니 한번 소개해라 나 점심약속 있어...이따 전화해라.
인경 : (쌜쭉...)
씬18. 로비 (커피잔판기 앞)
천원짜리를 넣는데 자꾸 토해내는 자판기. 몇번 반복해 보지만 자꾸 토해낸다.
그때 짜안~ 나타나는 현석. 해진...어제 일도 있고, 피식...
자신의 주머니에서 천원짜리를 꺼내서 콧김을 쫘악 바르고 넣는다. 그래도 내뱉는 자판기.
이번엔 머리에다 쓱쓱 문지르고는 다시 넣는다.
씬19. 사무실
진우, 시그널 테입 상자에 붙은 너덜너덜한 껍데기를 벗기고 쓰레기통에 넣는다. 아래 서랍을 슬며시 열면 나오는 노트북.
해진 : (소리) 컴퓨터가 고장나서요.
진우, 서랍의 노트북을 지그시 내려다보며 슬며시 닫는데 그위로 들리는 소리...
이부장 : (소리.. 갈구는듯한...) 아니 말이야...이 영호피디 가방끈 길이 어떻게 돼?....
이부장앞에서 주눅 들어서 결재 맡고 있는 영호...
이부장 큐시트를 자로 가리키며 집어가며 걸고 넘어지고 있다.
이부장 : 이거 이거말이야.. 잉글버트 험퍼딩크(다소 오바하게 발음하면서) Engelbert Humperdinck 아 이 스펠링이 틀렸잖아.
영호 : (아이쿠! 또 트집 시작이다...의 표정이다....)
이부장 : 잉글에서 Engle이 아니라 Engel이구.. 험퍼딩크에서 c는 어디다 팔아먹었나. 스펠링이 모두 스무자야 알어?
영호 : (변명... 머리칼 쓰적쓰적...) 워.. 워낙 이름이 길다보니까...
이부장 : 자네 이름 길다구 이 영혼데 이영이라구 맘대루 생략해서 부르면 좋겠어? 잉글버트 험퍼딩크가 얼마나 기분나쁘겠어?
그때 울리는 전화벨... 갑자기 이부장.. 전화기에다 인사를 하려는듯 긴장하면서.
이부장 : (약간 오바.. 공처가) 아 여보... (하다가 영호 눈치보며 어떤 위엄 추스려보려고 하지만 마누라 무섭다...)
응.. 아니 아니죠?... 그럼요.
영호 : (요때다 싶어서 결제판 거두어서 인사하고 진우 옆책상으로 걸어 온다)
진우 : (약간 피식.. 좀 전에 자기 가정은 잊은채) 또 시작이시냐?
영호 : (씹듯이...) 아 어제밤 잠자리가 안좋으셨나? 그래도 사모님이 살려주셨다는거 아니니?
안그랬음 최하 30분은 벌서야할텐데.. 사소한데 목숨거니까 어디 키가 자리겠어. (하는데...)
이부장 : (전화 끊고 담배찾다가 빈갑이다...) 어디 누구 담배 좀 없어?
진우 : (자기것두 빈갑이다...)
영호 : (좀전에 씹던것과는 정반대로 충성.. 비굴...) 예 여기 있습니다.
뺑지게 담배 뽑아들고 달려간다....
이부장 : 아 참 하 진우씨 아까 자료 부탁한거 어떻게 됐나?
진우 : (일어나서....) 아 네 복사만 하면 돼요.
진우 복사기로 가고 영호, 책상에 앉고..
리포터 희정, 책상에서 뭔가 찾는듯... 아무리 봐도 없는 듯 하자.. 영호에게.
희정 : 테잎 하나 남는거 없어요? 새거 아니라도 되는데...
영호 : (마침 전화가 와서 수화기를 들고, 찾는척 하다가 문득 진우 책상의 허름한 테이프..
바로 껍질 벗겨진 시그널 테잎을 아무 생각없이 준다....)
(※ 참고로 껍질이 안붙어있는 테잎은 거의 함부로 해도 된다는 암시같은 것이 있다.
그래서 꼭 중요한 테잎은 껍질을 씌우는데 목숨을 걸어야.....)
씬20. 로비 (커피자판기 앞)
미화 : 해진씬 점심약속 있대요.. 진우씨랑 점심같이 해.
현석 : (자신감) 누님 무슨 소리를요? 전 오늘 빚잔치가 있어요.
해진 : (피식...)
미화 : 알았어 그래 잘해봐... (일어나고)
저만치에서 진우 걸어온다. 해진에게 장난치는 현석 모습 본다.. 시선주고....
그때 현석이 진우를 본다.
현식 : (눈찡긋하면서 OK사인을 보낸다...)
진우 : .....
해진 : ....(시선)...
씬21. 거리
활기찬 이대앞 정도의 거리.... 현석, 신난다. 해진...수동적인 웃음정도.
현석 : 오늘 빚잔치 인거 알죠?
해진 : 네.
현석 : 뭐든 한가진 OK해야돼요. NO는 안돼요.
해진 : ...(불안하다... 또 무슨 능청일까...)
현석 : 이리 와봐요.
스티커 사진 찍는 곳으로 잡아끈다. 해진...당황...물러서고.
현석 : 약속 했죠?
해진 : (영 께림직하다)
순간 현석, 해진을 포장속으로 끌어들이고
스티커 사진기 앞의 두사람 표정. 해진 당황한 느낌으로 표정이 굳었다.
씬22. 거리
현석 : 아니 영정사진 찍었어요? 왜그렇게 어두워요?
해진 : 이제 됐죠?
현석 : 돼다니요? 밥은 먹어야죠. 뭐먹을래요? 스테이크? 랍스타? 파스타?
해진 : 그냥 쫄면이나 먹죠.
현석 : 아니 오늘이 이벤튼데 분식집 가서 쫄면가락 앞이빨로 끊을일 있어요. 해진씬 얼굴은 청순인데 생각은 어떻게 청동기에요?
저만 따라 오세요.
해진 : ...(도저히 못말리겠다)
씬23. 어느 음식점
현석 : (보이게) 저 여기 와인 좀 줘요.
해진 : 일해야죠.
현석 : 와인 한잔은 소화제에요.
보이 : (와인 따라주고)
현석 : (잔을 들면)
해진 : (마지못해서 와인잔을 든다)
현석 : (해진 손을 만지며)
해진 : ...
현석 : 와인잔은 이렇게 모가지를 쥐라고 모가지가 있는거에요, 여기 잔을 쥐면 체온때문에 와인맛이 사라지죠.
해진 : ...(일어난다)
현석 : 왜요?
해진 : 손 좀 씻고 올께요.
해진 일어서면 현석.... 주위의 눈치를 쓰윽 보더니 해진이 앉았던 자리로 이동한다. 해진의 가방을 쓰윽~ 여는데서...그위로.
미화 : (소리...버럭) 아 글쎄 됐어요 안들어요.
씬24. 사무실
미화에게 보험 외판원... 팜플렛을 들이대며 설명하고 있다.
미화 짜증난 얼굴이고 주위의 직원들 흘깃 흘깃..재미있는 듯... 그러나 뭔가 폭발할거란 감을 잡는다.
외판원 : 보험은 어려울때일수록 들어야된다니까요.
미화 : 글쎄 됐다구요.
외판원 : 더구나 아이들이 크고나면 교육보험 액수도 점점 늘어나요.
미화 : (씩씩대며....짜증난다...음반 뽑아온거 보면서 버럭) 하 진우씨.
진우 : (불똥이 무서운듯...일어나서 오며) 네.
미화 : 음반 뽑을때 옴니버슨 뽑지말라 그랬지.... 옴니버스 음반 몇개만 뽑으면 한두시간 음악 다튼다. 누가 모르나..
힛트곡 말고도 음반안에 어떤 곡들이 있나.... 그런거 살펴보는게 중요하다구. 옴니버스엔 그걸 알수 없잖아.
진우 : 네.
저쪽 책상에서 영호...진우 깨지는거 재미있는듯 보고 있다.
미화 : 하여튼 요즘 애들은 매사 편하게 하려구해서 큰일이야.
외판원 : (슬금슬금 눈치보고 팜플렛 거두고)
미화 : (사탕바구니 주며) 이것두 가져가요.
외판원 : (들고 나오고)
저쪽에서 해진 들어오려다 미화 소리지르고 진우 허둥대는 모습 보면서 들어오려다 도로 나오는.
씬25. 작가실 (밤)
해진 혼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다. 자기 것이 아니라서 자꾸 헷갈린다.
팔꿈치로 건드려서 책상위에 놓인 자료를 쓰레기통에 떨어뜨린다. 집어드는데 담뱃재와 침이 묻었다.
그안에 테이프 상자가 보인다. 자료를 꺼내서 툭툭 터는..
씬26. 사무실 (밤)
해진 : ..(진우 책상쪽으로.. 디스켓 들고 있다..) 저 이거 프린터가 잘 안되는데도 좀 봐주세요.
진우 : 네. (일어나려는데 전화벨) 아 잠깐만요. (다정하게) 아 엄마.. 네 ..엄마 또 아버지 때문에 기분 안좋구나..
해진 : (옆에서 있다가 그 다정한 모자간 대화에 녹아든다.. 약간 떨어진 자리에 가서 앉고 그러나 대화소린 들린다)
진우 : 하하.. 엄마는 그렇게 투정하시는게 더 귀여워요. 아 미안 미안...
지선 : (소리) 말도 마라. 니아빠 때문에 내가 못산다. 내 가슴에 쌓인건 아무도 몰라..
진우 : 오늘은 또 왜요? 아버지가 또 엄마 기분 상하게 하셨어요?
지선 : (소리) 내평생 한이 돼서 산다.. 내 썩은 속은 아무도 몰라..
진우 : 엄마, 엄마 아들 내가 있잖아.. 기분 풀어요.
지선 : (소리) 그래 내아들.. 너때문에 산다 이에미.. 밥 잘챙겨 먹구 다니지..
진우 : 그럼요 현석이가 잘해줘요.
해진 : (다정한 대화에 자꾸 끌린다...)
진우 : 엄마 끊어요 또 아버지 마루로 내쫓지마시구요.
씬27. 안방 (밤)
성호와 지선 앉아있다.. 성호는 책을 보고있고 지선은 못마땅한 듯 눈을 흘긴다.
지선 : (투정..) 집에 와서도 그놈의 책 책.. 사람 얼굴 좀 쳐다보면 안돼요.
성호 : (책에 빠져 못들었다)
지선 : 으이구...
그때 울리는 전화벨..
지선 : 여보세요 ..(표정 곱지않다) 계신데요.. 근데 누구시죠?.. 아뇨 계시긴한데 (알면서도 묻는듯..) 김 재영씨.
성호 : (퍼뜩 그이름에 전화기 달라고..)
지선 : (자기가 말할땐 모른척 하고 전화는 퍼뜩 받는 남편.. 못마땅하다)
성호 : 아 그래요.. 아니 괜찮아요 잠깐 나가지 뭐기다려요. (전화 끊고)
지선 : (뻗친다) 아니 지금 몇신데 나가요?
성호 : 지금 밤새잖아.
지선 : 김재영.. 그 새로온 연구원 맞죠?
성호 : ..(옷 입고.. 거울본다)
지선 : 그여자 이뻐요? 이쁜가 부지..
성호 : (질리게 들은듯 하다) 제발 좀 그만해.
지선 : 근데 거울은 왜 봐, 출근할 때도 거울 잘 안보면서..
성호 : 도대체 당신?
지선 : (O.L) 누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성호 : 다녀오리다.
지선 : (쌜쭉) ..나두 이제 이러구 안살아..
씬28. 사무실 (밤)
해진 : (부러운듯...) 어머니랑 아주 다정하신가봐요.
진우 : 아직 엄마라 그래요 창피하지만.. 왜 나이들면 애가 된다그러죠 귀여우세요.
사무실에 있는 프린터에서 디스켓을 넣고 인쇄해준다.. 인쇄된 종이 나오는 동안 머쓱...
씬29. 스튜디오 (밤)
방송시간 10분전..10시 10분전..
스튜디오로 미화, 들어오는데 봉대우 콘솔에 앉아있다.. 혼자만의 묘한 표정의 미화..
그런데 봉대우 아까 미화의 메이크업 솔로 콘솔 사이사이의 먼지를 털애고 있다.
그러더니 무선전화기의 버튼 틈새의 먼지도 털고 있다.
미화 : (기가 막혀서...) 아니 이봐요 봉대우씨 지금 남의 얼굴 화장하는 브러쉬로 뭐하는 거에요.
봉대우 : 콘솔은 내얼굴이거든요..
미화 : 어머머머.. 기가 막혀..
봉대우 : 시그널 안걸어요 방송 5분전인데...
미화 : 진우씨 시그널?
진우 : (통속에 시그널 암만 찾아봐도 없다..)
미화 : 아 뭐해?
진우 : (진땀난다..)
미화 : (버럭) 시그널테잎 없어?
진우 : (비지땀 나며 여기저기 찾는다)
시계의 초침은 계속 흐른다. 거의 난리 북새통이다.
미화 : 아까 내가 껍데기 다시 씌우라 그랬잖아. 녹음도 안해놨어?
진우 : (할말 없다..)
미화 : 빨리 내려갔다 와봐.
진우 : (후닥닥 뛰쳐나가고)..
씬30. 사무실 (밤)
책상 여기저기를 발칵 뒤집듯 찾는 진우..
해진도 옆에서 거들고 있다. 그러다가 아차 생각나는거 있어서 후닥닥 나간다.
씬31. 스튜디오 (밤)
난리통이다.. 시계초침 방송 20초전이다.
미화 분통 터지고... 디제이 얼굴도 긴장..
씬32. 작가실 (밤)
아까 자료 떨어뜨렸던 쓰레기통에서 본 테이프 상자 꺼내든다. 담뱃재와 뱉은 침이 묻었다.
급해서 손으로 쓰윽- 닦고 뛰는 해진..
씬33. 복도 (밤)
진우 뛰어오는데 저쪽에서 뛰는 해진과 만난다.
해진 : (긴박하게 테잎주며..) 이거 아니에요?
진우 : (너무 급해서.. 나꿔채며..) 맞아요. (그대로 뛴다)
씬34. 스튜디오 (밤)
방송 10초전.. 진우 숨차서 들이닥치며.. 정신없이 시그널 테잎 턴테이블에 건다..
초침소리와 거의 땡하는 순간에 시그널 뜬다.. 진우 미화 해진 봉대우.. 휴우~하는 소리..
미화 큐를 주는.. 큐사인.. 거의 지휘자 수준의 예술적인 동작으로..
서희 : (멘트) 안녕하세요.. 밤이 있는 곳에.. 이서흽니다. 송곳처럼 긴장하던 마음들이 다소 풀어져도 용서가 되는 밤...
밤이 좋은 이유가 아닐까요? 샴푸의 향기가 날아간 머리.. 다소 지워진 화장.. 심야버스에서 옆사람에게 고개를 떨군 남자의
곤한 잠속에도 밤의 편안함은 있습니다. 오늘 첫곡입니다. 밤의 활기를 드리는 노래.. 조이 라이드가 부릅니다. 로제트.
음악 뜨고.. 스탭들 시그널 사건 때문에 정신이 없는데..
주주로 울리는 전화벨.. 미화 받으면 이부장이다.
이부장 : (약간 술취한 목소리..) 서 미화씨 뭐야? 노래가 뭐.. 조이 라이드가 부른다구?
미화 : (정신 차리고..) 알겠습니다 부장님. (전화끊고) 지금 조이라이드의 로제트라 그랬어?
다들 제정신이 아니라서 잘 못들었다.
봉대추 : 맞어요. 조이 라이드가 부릅니다. 로제트.
미화 : 아이구 내가 창피해서 못살아.. (토크백주고.. 짜증) 이 서희씨 큐시트 제대로 안봐요? 로제트가 뭐야 로제트가.
서희 : 어머 로제트 아니에요?
미화 : (CD 껍질 보며 환장한다.. ROXETTE보이고..)
봉대우 : 아 뭐 로제트 맞는거 아녜요?
미화 : 내가 못살아.. 무식한 디제이 데리고 일하려니까 (다시 토크백주고..) 간주때 큐줄테니까 곡목 정정해요.
조이 라이드가 부르는 로제트가 아니라 락셋이 부르는 JOY RIDE에요.
봉대우 : 아 남의 나라말 그럴수도 있지 왜 이렇게 팔짝 뛰고 난리래? 로제트.. 로케트라 그러지 않은게 다행이네..
이걸 락셋으로 읽나?
미화 : 아휴 창피해.. (신경 날카롭다.. 시계보고.. 짜증) 출연자는 또 왜안와? 오늘 골고루 다하네.
진우 : (나간다..)
씬35. 복도 (밤)
마구 뛰어나온다. 에레베타 타고.. 현관 앞까지 마구 급하게 뛰는 진우.. 역동감 느껴지게..
그때 현관에서 차대고 급하게 뛰어 올라오는 차 인경... 두사람 뛰어오다 만난다.. 계속 뛰어가며 얘기한다.
진우 : 야 좀 빨리 와라.
인경 : 그래 미안.. 인터뷰가 늦었다.. 조금 유명해지면 시간 어기는 걸루 유명세 누리는 줄 알거든..
진우 : 지금 니말 하냐?
인경 : 왜 (손가락으로 뿔만들며) 또 돋았냐?
진우 : 말마라.
씬36. 스튜디오 (밤)
차 인경 부스안에 있다. 봉대우 차 인경을 뚫어지게 입 헤에~ 벌리고 쳐다보고 있다.
미화 : 이곡은 전주가 짧아요 빨리 올려줘요.
봉대우 : (디제이 음악 소개했는데 차 인경 쳐다보느라 큐를 늦게 받고 노래가사를 짤라먹었다)
미화 : (짜증) 봉대우씨 내가 분명히 이곡은 전주가 짧다구 빨리 올려달라 그랬잖아요.
봉대우 : (별 상관없이...차 인경에게 시선) 역시 멋있어.
미화 : (그게 더 못참겠다)
씬37. 현관앞 (밤)
미화, 해진, 진우, 인경...퇴근하는 모습들이다.
미화 : 아 오늘 이대로 들어가면 못잘거 같애 포장마차에서 한잔 풀고가자구.
해진 : (이미 늦었다...그러나 빠질 상황도 아니다)
씬38. 포장마차 (밤)
미화 어느정도 기분 풀어졌다. 차 인경은 해진의 눈치를 살피고.
미화 : (진우에게) 술잔이 비었잖아 진우씨.
진우 : (얼른 소주 따르고)
해진 : (그런대로 우동을 잘먹고있다)
미화 : 해진씨 보기보다 잘먹네. 배고팠나봐.
해진 : 전 긴장하면 배가 고프거든요.
미화 : 근데 해진씬 솔직하지 않은가 부네.
해진 : ...?
미화 : 난 새벽에 그렇게 먹구 나면 내일 아침 그냥 얼굴이 공갈빵 만큼 부풀거든.
인경 : 어머 저두 에드벌룬 만큼 부풀어요. 같은 여자입장에서 잘먹는데도 살안찌는 사람 솔직하지 않은거 같죠.
(현석을 의식해서 해진에게 약간 가시가 있는)
미화 : (어느정도 취기....) 맞아 후후....
그때 차 인경한테 울리는 핸드폰.
미화 : 좋겠다...누구는 이 밤중에 찾아주는 사람도 있구.... 차기자 사귀는 사람 있다더니 누구야?
인경 : (전화 받고) 네 네 금방 가요...네...엄씨에요 엄마.
미화 : 아이 재미없어.
진우 : 선배님 기분 푸셨어요?
미화 : 방송은 흘러가는거다.... 이럴땐 속편하지 눈썹 휘날려가며 만들어놔도 방송은 흘러가면 그만이다...하면 열받는데,
실수도 흘러간다. 생각해야지...그럼 편하지.
그때 또 울리는 핸드폰.
미화 : 아이구 또 누구야? 시끄러 심야까지 이놈의 핸드폰소리.
인경 : 죄송합니다. (하고 가방속을 보다가) 어머 제껀 아녜요.
진우 : 저두 아닌데요.
그런데도 계속 울리는 핸드폰.
해진은 덤덤히 앉아있는데. 사람들 해진을 쳐다본다.
미화 : 해진씨 가방에서 나는데.
해진 : (놀라고) 저 핸드폰 없는데. (가방열면 울리는 핸드폰... 해진 놀라고...핸드폰 들고 어쩔줄 모른다.
옆자리의 진우...핸드폰에 붙은 해진과 현석의 스트커 사진을 먼저 보고...뭔가를 아는 눈치다.
그때까지 해진은 상황을 모르겠다)
미화 : 뭐해 일단 전화부터 받아.
해진 : (핸드폰을 어떻게 받는지도 모른다)
진우 : (옆에서 샌드 버튼을 눌러서 해진에게 준다... 그마음...) 받아봐요.
해진 : (조심스럽게) 여보세요? 현석씨 왜이렇게 사람을 놀래켜요...끊을께요.
진우 : ...
인경의 시선. 진우의 마음.
미화 : 강현석씨? 둘이 정말 사귀나봐. 그래 좋다... 연애...좋지.. 밤프로는 머리보다 가슴으로 써야하거든...
근데 해진씨 그쪽보다 (진우 툭치며) 이쪽이 진국인데.
해진 : 저 먼저 일어나봐야 겠어요. 심야버스가 끊어질까봐요.
미화 : 그래 우리도 그만 일어나자구.
씬39. 방송국앞 (밤)
진우 : 잠깐만 기다려요.
해진 : ..?
진우 : 뭐 줄게 있어요.
해진 : ...
진우 : (막 뛰어올라가는..)
디졸브..
진우 : (노트북을 내민다) 늦었는데 내일 또 일찍 나오지말구 컴퓨터 고칠때까지 이거 써요.
해진 : ..
진우 : 사놓기만 하고 잘 안쓰는거에요.
해진 : ..(고맙다)
진우 : (차쪽으로 움직이며..) 참 버스 끊어지죠. 버스타는데 까지 데려다 줄께요.
해진 : 됐어요.
진우 : 타요.. 노트북.. 생각보다 무거워요.
해진 : (탄다)
씬40. 버스정류장 (밤)
해진 : (갑자기 다급한듯).. 저 버스 막차 같애요.
진우 : 그래요... (다급해 속력내고 버스 쫓아간다)
해진 : 이번 정류장에서 내려줘요.
진우 : 알았어요.
차세우고 해진 버스 쫓아가는데 벌써 떠나는 버스... 해진 뛰어가다 황망하고..
그때 진우차 다시 와서 서고...
씬40-1. 달리는 차안 (밤)
진우 : 아까 집까지 데려다 줘야지.... 했는데 말을 못했어요.
해진 : ..집이 너무 멀어서요.
진우 : 공기는 좋잖아요.
해진 : 네.
진우 :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맨날 이렇게 살아요.
해진 : 에이 더러워라.. 해서 에디라면서요?
진우 : 그래두 일은 재밌어요.
해진 : (따스하다..)
진우 : 어떻게 가야돼요?
해진 : 됐어요. 여기서 내릴께요. 여기서부턴 골목이 좁아요.
진우 : 그래요 그럼..
잠시 두사람 침묵으로..
진우 : 아까 시그널 테잎 정말 고마웠어요.
해진 ..시선. 그때 해진 가방속에서 울리는 핸드폰..
진우 : 받아요.
해진 : (핸드폰 꺼내며 잠시 당황하다가) 이거 어떻게 끄는거죠?
진우 : ...
둘의 어색한 분위기.
씬40-2. 공원
새벽 조깅하는 모습으로 에프, 아이.
진우 현석... 달리고 있다.
현석 : 야 오늘아침은 그 우유에다 퍼석거리는 과자 부어먹는거 말구 된장국 끓여먹자.
진우 : ...(대답없다)
현석 : 너 왜 된장국 끝내주게 끓이잖아. 그 뭐냐 콩나물 처럼 길다랗게 생긴.. 그래 팽이 팽이 버섯인가도 넣구.. 끓이는거.
진우 : ..(대답없다)
현석 : 야 넌 결혼하면 증말 사랑 받을거다.. 끓여먹자.
진우 : ...(대답없이 어떤 감정으로 조깅을 힘차게 현석보다 훨씬 앞서서 마구마구 달려간다)
현석 : ...(치이~ 저자식이 왜저래~ 뭘 잘못 먹었나 ~의)..
씬41. 진우집 (아침)
우유에 가득담긴 콘푸레이크..
현석 진우 흘기며 콘푸레이크 먹으면서 핸드폰번호 누른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멘트만 나온다.
현석 : 아 참.. 이거 어떻게 된거야? 핸드폰을 꺼놨나?
진우 : ...
현석 : 야 근데 너 오늘 왜이렇게 일찍 나가냐?
진우 : 오늘 MT있잖아. 오늘밤꺼 녹음하고 가야지.
현석 : 아 참 그게 오늘이었나? 그렇다면 의상을.. 바꿔입어야 되겠다..
진우 : 너 주말하고, 일요일 바쁘잖아.
현석 : 퇴출을 당한다고 해도 내가 가야지 임마.. (옷을 이거 저거 입어보고..) 해진씨가 간다는거 아니냐.
진우 : ..
씬42. 로비
인경과 현석.. 여행복 차림으로 걸어오다 만난다.
현석 : 의상 죽이는데..
인경 : 사랑때문에 한번 죽어봤으면 좋겠다.
현석 : 누군지 한번 보여달래니까..
인경 : 기다려라.
현석 : 오늘 녹음 끝나고 3시 출발이지?
인경 : 근데 너 왜그렇게 신나냐?
현석 : 랄라~ 글쎄다.
인경 : 넌 주말하고, 일요일 제일 바쁜날 아니냐? 푸른나라 공연부 아주 이리로 옮겨라.
현석 : 희망사항이다.
인경 : 그렇게 숨막힐 거 같은 애 어디가 좋다그러냐.
현석 : 숨막히게, 숨막히게 좋다 왜?
인경 : 플레이보이 취향이 왜그렇게 맹숭맹숭하니 재미없게.. 니가 사귄 애들 중에서 제일 빠지잖아.
현석 : 빠지는게, 나를 빠지게 한다는거 아니냐... 걔는 너처럼 떡칠화장을 안해두 이쁘다...
인경 : (순간 진한 화장의 자기 얼굴 잡고... 울그락....)
씬43. 사무실
진우 앉아있는데 해진 스포틱한 차림으로 다가온다.
해진 : (노트북을 주며)
진우 : 왜요? 쓰라니까...
해진 : 제가 쓰던건 386이거든요. 한글 2.5쓰다가 윈도우 하려니까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진우 : ....
해진 : 저 원래 기계에 약하거든요... 기계는 수도꼭지도 헷갈려요.
진우 : 간단해요 이리와요 가르쳐줄께요.
해진 : ....
진우 친절하게 가르쳐주는데 핸드폰 울린다.
해진 : 네.. 아 네.. 아뇨, 제가 나갈께요. 휴게실에서 뵈요, 네.
진우 : ......
씬44. 휴게실
두사람 서 있다.
해진 : ....(핸드폰 내밀며...) 이거 돌려드릴려구요.
현석 : 왜...왜요? 있으면 편한데...
해진 : 전 이런거 있으면 오히려 불편해요.
현석 : 어차피 의무사용기간이 있어서 해약할 수도 없는데 그냥 써요.
해진 : 그동안.. 고마웠어요...
현석 : 네? 무슨 뜻이에요?
해진 : 그동안 사실 좀 혼란스러웠어요. 복잡했구요.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정신없었어요.
현석 : 그냥 재밌다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해진 : 너무 앞서가는거 같아요.
현석 : 네 하하~ 제가 운전할때도 사실 앞지르기를 잘하거든요 하하-
해진 : 준비가 안된 사람한텐 혼란스러울 수도 있어요.
현석 : 아~ 뜸들여서 좋은건 밥할때 밖에 없대요.
해진 : ...(돌아서 걷고) ...하여튼, 전 불편해요, 그럼... (돌아서 간다)
현석 : 아 저... 저기... (하면서도 문득 따라기지 않고 자기가 정말 그런가? 약간 꺄우뚱....)
씬45. 스튜디오
녹음중.. 주조에 미화 진우 인경... 있다.
음악 끝나고 미화의 예술적인 좀 오바된 큐사인 붕대우 콘솔 위에 먼지를 손바닥으로 훔쳐내고...
서희 : (멘트) 사랑하는 사람은 말합니다. 사랑이 있어서 산다구... 사랑이 없는 사람은 말합니다. 사랑을 기다리고 산다구...
사랑에 성급한 사람은 말합니다 사랑을 앞지르고 싶다고 사랑에 숨이찬 사람은 말합니다.
사랑은 잔잔히 스며드는 것이라고...
미화 큐주면 음악소개...
미화 : 차기자 들어가요.
인경 : (부스안으로)
그때 현석 들어오고...
미화 : 어 현석씨 3시 출발알지?
현석 : 아 저기 누님.. 갑자기 팀장님 호출이 있어서요.
미화 : 뭐야? 현석씨 재롱잔이 빠지면 무슨 재미야?
진우.. 해진..
현석 : 우리는 주말하고 휴일 엄청 바쁘잖아요. 모가지 내놓고 어떻게 빠져볼까 했는데 안되겠어요.
미화 : 나중에라도 합류해 그럼.. 저번에 갔던 콘도 알지?
해진 : ...
현석 : (진우에게) 재밌게 놀다와라.
봉대우 : 아 현석씨 빠지면 고스톱 멤버가 안맞잖아. 나두 빠질래 그럼.
미화 : (쌜죽)...
봉대우 : .. 참 차 인경씨 가나?
현석 : 그럼 수고들 하세요.
진우 : ...
씬46. 방송국 현관 앞
진우 해진 인경 미화 봉대리. MT 떠날 채비로 차옆에 서 있다. 봉대추 지프를 앞에 대놓고 있다.
미화 : 차 한대면 되겠네 뭐..
봉대리 : (벌써 차문 열고 조수석을 손바닥으로 먼지 훔치고 인경에게 타라고..)
미화 : (그런데 펄쩍 자기가 앉고, 봉대우 뭐 씹은 얼굴..)
앞에 미화 봉대우 앉고, 뒷좌석에 해진, 진우, 인경.. 앉고 출발한다.
씬47. 달리는 차안..
봉대우 : 아니 근데 내가 여기 왜 끼나?
미화 : 내가 있잖아.
봉대우 : (찡그리고, 백미리로 인경 보고..) 인경씨 뒷 좌석 흔들리지 않아요?
인경 : 전혀요.
미화 : 아니 근데 이거 기어가는 거야 뭐야.
속도계 시속 60이다.
미화 : 아니 시속 60이 뭐야 60이.. 이거 3박 4일 걸려두 못가겠어.. 아 속터져.
봉대우 : 안전운전이 최고야.
미화 : 남들은 쌩쌩 달리는데 시속 60으로 가는게 더 위험해.
봉대우 : 잔소리 하려면 내려.
미화 : 으이구 장가 못간 이유 있지, 저 편집증..
봉대우 : 으이구 시집 못간 이유 있지, 저 승질머리..
뒷 사람들 끼득 끼득..
씬48. 달리는 차안 (석양무렵)
뒤에서 따라오는 차 헤드라이트 번쩍번쩍 댄다.
봉대우 : 아 자식.. 되게 그러네 정말. 급하면 먼저 가라 먼저 가.
미화 : 글쎄 시속 60으로 가니까 그렇지. 이건 완전히 안전운전 방해야.
그래도 뒤에서 계속해서 번쩍번쩍 댄다..
진우 뒤돌아보면.. 손 흔드는 현석..
씬49. 어느 지점 (석양무렵)
자동차 두대에서 내린 사람들..
현석 : (머리 긁적 긁적..) 제가 빠지면 영 맹숭맹숭 할거 같아서요.
해진과 시선..
인경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인경 : 어서 빨리 출발해요. 배고픈데 가서 빨랑 밥해먹어요. (현석 차 조수석으로) 난 여기 탈래요.
현석 : (해진을 생각하다..)
진우 : 그래요 우린 (현석차) 이차 뒤에 탈게요. 두분 사랑싸움 더 하세요.
해진 : ...
봉대우 : (속삭이듯..) 아 인경씬 여기 타면.. (안되나?...의)
미화 : (얼른 조수석에 타고..)
씬50. 어느 콘도앞 (석양)
모두 차에서 내려 야- 좋다- 감탄사들 내고..
미화 : 아! 좋다.. 맘먹기가 어렵지.. 이렇게 오면 좋은데말야.
인경 : 그래요, 오면 좋은건 아는데 오기까지가 귀찮은 거.
진우 : (해진에게 조용히..) 좋죠?
해진 : 네.
현석 : (그런 두사람의 표정보는)
미화 : 그래서 난 갈땐 가자...결단력 있는 사람이 제일 좋더라.
봉대우 : 자 그럼 우리 결단력 있게 얼른 트렁크에 있는 짐들 옮깁시다.
미화 : 길떠나면 그때부터 남자들의 파출부화 몰라요. 여자들은 그냥 와요.
봉대우 : 아주 이쁜짓만 해요.
씬51. 콘도안 (밤)
모두들 밥을 하다고 난리다. 봉대우 미화 찌게 간을 하는데 논란이 심하다.
미화 : 아 찌게 간을 간장으로 해야지.
봉대우 : 무슨 소리야 소금으로 해야 텁텁하지 않구 담백하지.
미화 : 아 글쎄 간장으로 간을 해야지.
현석 : 아 그럼 공평하게 고추장으로 간을 합시다. 아 거참 노친네들이 더 설쳐요.
봉대우 : 뭐 노친네?
현석 : 아아 그게 아니라....
미화 : (나무젓가락의 포장을 뜯어서 찌개를 저으려면)
봉대우 : (후다닥 뺏으며) 아니 지금 불결하게 어디다 이걸 넣구 그래.
미화 : 아니 뭐가 불결해?
봉대우 : (얼른 나무젓가락을 씽크대로 가져가 씻는다) 이게 어디 뒷산에 서 있던 나무인줄 알구.
미화 질려버리고...다른 사람도 끼득끼득~
인경 : 자 그럼 밥을 해야죠.
미화 : 쌀 어딨지?
봉대우 : 난 안갖고 왔는데.
진우 : 저두요.
해진 : 없는데.
미화 : 나두 누군가 갖고 올지 알구 안갖구 왔지.
인경 : 꼭 이런다니까...남들 믿다가 꼭 굶게 돼요. 아 배고파 죽겠네.
현석 : 요앞에 가게 있던데 내가 갖다 올께요.
인경 : 나두 같이 가.
씬52. 콘도 앞 (저녁)
어느 경치 좋은 곳...강 또는 바다.
해진과 진우 경치를 바라보고 있다. 두사람 말이 없다. 그러다 얼굴 보이면 서로 피식 웃는다.
그저 침묵속에 여러경치들 몽따쥬.
저쪽에서 걸어오는 인경과 현석. 현석이 먼저 해진과 진우 본다.
인경 : 잘 어울리지 않니? (뼈있는 투로) 오히려?
현석 : ...(기분 안좋다, 큰소리로) 빨리 밥해먹자.
진우 해진...퍼뜩 돌아보고.
씬53. 콘도 앞 (밤)
소박한 맥주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미화 : 아 좋다. 자 그럼 좋은 공기 쐬면서 아이템 회의나 해볼까.
일동 : 으으으으~
미화 : 괜히 해본 소리야. 해진씨 어때 팀분위기?
해진 : 좋아요.
미화 : 자 내잔 한잔 받어, 오늘 해진씨 정식 신고식이기도 하잖아. 빼기 없기.
해진 : (술잔 받고...그러나 불편한 심기다)
미화 : 자 원샷야.
해진 : (쭈욱 마시고)
봉대우 : 내잔도 한잔 받아요.
해진 : (다시 술잔 받고)
현석 : 제잔도 받아주세요. (아주 찰랑찰랑 따른다)
해진 : (이제 못먹겠다)
현석 : 제잔만 거부하는 거에요?
해진 : (어쩔수없이 마시고)
인경 : 자 이번엔 진우씨.
진우 : (해진 표정읽고) 많이 한거 같은데요.
현석 : 겨우 맥주 석잔인데 뭐.
진우 : (잔에다 아주 쬐금만 따르는)
현석 : ...
봉대우 : (인경에게 따라주고...헤벌레) 인경씨 한잔 쭉해요.
인경 : (해진의 내숭이 보기 싫은듯 쭈욱 들이킨다)
봉대우 : 오우 부라보~
일동들 왁자지껄 떠드는데 해진 속이 불편한듯 조용히 일어난다...진우...보고...
씬54. 호젓한 곳 (밤)
해진 천천히 걷고 있고. 저만치 진우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다가오진 못한다.
갑자기 해진 등을 구부리고 꽥꽥 토한다. 진우 화들짝 다가와서... 등을 쓸어주고.
해진 : (본다)
진우 : 불편하면 먹지말죠.
해진 : 술 원래 못해요.
진우 : ...술잘하는게 자랑은 아니죠.
해진 : 촌스럽죠?
진우 : 괜찮아요?
해진 : (끄덕끄덕)
진우 : 약 안먹어두 돼요?
해진 : 네 찬바람 쐬면 괜찮아요.
둘이서 걷는...
저만치에서 엄마랑 꼬마 둘 다정히 장난스럽게 거닐고 있다. 오빠가 여동생이 넘어지면 자기가 어른스럽게 일으켜 세워주는...
진우 : 어릴때 나한테두 여동생이 있었던 기억이 있어요.
해진 : (지금은요?...의 표정)
진우 : 어렴풋한데 아주 잠깐동안 이었던거 같애요 아주 귀여웠었는데.. 조만할때 였던거 같기도 하고...
해진 : 저는 혼자에요.
진우 : 나두 지금은 그래요?
해진 : .....(그 동생은 어떻게 됐어요? 묻고 싶지만 아직 그정도로 가깝진 않다)
저만치 그 꼬마들.. 엄마한테 다정스럽게 왈칵 안기는 모습.
해진 : 어머니하고 다정하신거 부러워요.
진우 : (뭔가를 묻고 싶기도 하지만 아직 그럴 단계 아닌듯....) 너 때문에 내가 산다.. 자꾸 그 얘기 들을때 부담도 됐어요..
그런데 크고 나니까 참 아련하대요... 엄마가 안스럽기도 하구요.
해진 : ....
진우 : 내가 나이 먹어가는 거 보다 부모님 나이 드시는거 바라보는게 더 짜안하잖아요.
해진 : ....(추운듯 몸 움츠리면....)
진우 : (옷을 벗어서 가만히 대준다....)
저만치서 다가오다가 현석 그 모습을 본다. 아픈듯 하면서도 괜한 오기같은 것도 생긴다....
해진 : (또 불편한듯 욱~ 하는듯)
진우 : 내가 가서 약사올께요.
해진 : 아뇨 됐어요...
진우 돌아서 가는데 현석과 마주친다.
현석 : 어디 가니?
진우 : 어 약좀 사러.
현석 : 그럼 커피도 좀 사올래.
진우 : 어 그래...
진우 뛰어가고.. 현석 해진에게로.. 두사람 잠시 보고....
현석 : 잠깐 어디 좀 갈래요.
해진 : .....
현석 : 차안에 약이 있어요.
해진 : ....
현석 : 잠깐만 가줘요.
해진 : (뿌리치기도 곤란하다....)
씬55. 차세워진 곳 (밤)
해진.. 망설이듯 타고.. 현석 탄다.. 라디오를 켠다.. 순간 아주 과속으로 부웅- 핸들 팍 꺽어서 출발하는 차.
저쪽에서 맥주먹던 사람들 놀라서 쳐다보고...
해진 뭔가 불안하다. 마구 과속으로 비포장 도로를 달린다. 현석 말이없다.
어느곳엔가 급정거를 하는 차. 불안한 해진.
씬56. 콘도주변 (밤)
진우 약사오다가 해진이가 없자 의아해 한다.
씬57. 콘도주변 도로
차 세워놓고 말이없는 현석. 눈치보는 해진.
현석 문득 시계보고 라디오를 켠다. 음악이 마무리되면 디제이 멘트가 나온다.
서희 : (소리) 사랑하는 사람은 말합니다 사랑이 있어서 산다구.... 사랑이 없는 사람은 말합니다 사랑을 기다리고 산다구...
사랑에 성급한 사람은 말합니다. 사랑을 앞지르고 싶다고.
사랑에 숨이찬 사람은 말합니다. 사랑은 잔잔히 스며드는 것이라고.
그리고 음악뜨는... (아까 녹음분)
현석 : 운전할때 앞지르기 해서 딱지 딱 세번 떼였는데.
해진 : ....
현석 : 그럼 해진씨가 나 딱지 띤거예요!
해진 : .....
현석 : 사랑에 숨이 찼어요?
해진 : ....
현석 : 처음엔 장난으로 시작됐어요. 어차피 그래왔으니까.. 근데 차음 이게 아니구나.. 나두 내자신이 이상했어요..
이런적 처음이에요.
해진 : ....
현석 : 난 결단력이 큰 편이에요. 한 여자를 보내고 또 다른 여잘 택하는일 그렇게 어려운일 아니예요..
해진 : .....(그럼 벌써 날 정리한단 말인가?)
현석 : 난 항상 여자사진을 차에 갖고 다니죠. 내가 요즘 사귀는 여자사진 해진씨한테 보여주고 싶은데...
해진 : ......
현석 : 그 위에 선바어지 한번 내려볼래요.
해진 : ....(천천히 머리위에 선바이저 앞으로 내리면 사진은 없고.. 거울에 딱 해진의 얼굴이 클로즈업으로 비추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