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산 대우푸르지오 야경

[임대규]

 

고층아파트  32가구 '일조권 침해' 로 가압류

대구 동아무지개아파트가 침산푸르지오1차 17층 이상 세대 대상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대구시 북구 침산동 대우 침산푸르지오 1차 주상복합아파트 32가구에 대해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가압류 결정이 내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대구지법 제15민사부는 지난14일 침산푸르지오1차 아파트 바로 뒤편 동아무지개아파트 2백여 세대가 침산푸르지오 시행사인 ㄷ실업을 대상으로 제기한 32억원의 부동산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대구지역은 특히 재건축과 재개발 등으로 초고층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일조권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조권 관련 다툼이 결국 주민 간의 법적대결로 번지고 있다. 아파트 시행·시공사의 분양광고와 행정기관의 분양승인을 믿고 아파트를 구입한 주민들은 뒤통수를 맞았다.

가압류 대상은 푸르지오 17층 이상 32가구로 가압류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이들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게 됐다.

침산푸르지오는 동아무지개아파트와 7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건설됐는데 갈등은 2004년 하반기에 최고 40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이 20층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도로변에 있는 무지개아파트 180세대 중 160세대가 하루에 연속 2시간, 총 4시간의 일조권침해를 받게 되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 후 주민들은 1년이 넘도록 시행사 및 시공사와 손해배상액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한 가운데 지난달 침산푸르지오가 준공되어 소유권 등기가 되자마자 가압류를 신청했다.

대구지방변호사회 김병진 변호사는 “시행시공사측에서 제시하는 일조권 침해 보상액이 일조권 침해 소송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과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다 ‘침산푸르지오가 상업지구 아파트이므로 배상할 수 없다’는 등 시공사측의 대응이 무성의해 지난해 12월 가압류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사람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당장 대출금을 변제하라는 압박을 피할 수 없는 데다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김 변호사는 “가압류 결정으로 시행사 또는 시공사에서 가압류금액(32억원)을 법원에 공탁하지 않으면 가압류를 풀 수 없어 32가구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큰 제한을 받게 된다”며“상업지구 내 아파트가 주택지구 내 아파트의 일조권을 침해한 경우에도 이 같은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우 측은 “입주를 앞 둔 주민들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공탁여부를 검토중이다”는 입장이다.

한편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아파트 및 주상복합건물의 경우 사용검사일 이후 60일까지는 입주 예정자의 동의 없이 압류나 가압류, 저당 등이 금지돼 있으나 주택법이 개정된 2003년 5월 이전에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주상복합건물의 경우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언제든지 일조권 다툼으로 가압류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