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폐보다 심장·뇌혈관에 치명타
우리나라 흡연자가 금연에 성공하기까지 담배를 끊어 본 회수는 평균 4.2회라 합니다. 흡연 하면 떠오르는 질환이 폐암이지만 실제 흡연은 혈관을 더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흡연 관련 사망자 가운데 뇌졸중이 원인이 된 사람은 10만5235명, 심근경색도 2만 8692명에 이르는데 반해 폐암은 9만2769명으로 2위로 밀립니다.
흡연은 동맥경화 발병률을 2∼4배 높이고, 동맥경화로 인한 사망률은 70% 이상 증가시켜 돌연사의 원인이 됩니다.
동맥경화와 LDL콜레스테롤
동맥혈관은 원래 탄력 있고 부드러운 튜브인데 이 혈관 내벽에 작고 노란 덩어리 즉, 콜레스테롤, 인지질, 칼슘 등을 함유한 지방성 물질(plaque)이 축적되면 혈관이 딱딱해지게 됩니다. 동맥경화란 단순히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산화된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융착하여 생기게 됩니다.
원래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해로운 성분이 아니라 필수적인 성분으로 세포의 주요 구성성분이며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성분입니다. 크게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로 나누는데, 문제가 되는 콜레스테롤은 LDL콜레스테롤입니다.
LDL콜레스테롤은 동맥을 통해 퍼져나가 결국 각 세포에까지 전달이 되는데 이 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하면, 우리 몸속에 쓰다 남은 유해산소(활성산소)와 결합하게 됩니다. 이것이 지질(콜레스테롤)과 결합하면 산화콜레스테롤이라는 해로운 물질로 바뀌게 됩니다. 이 산화지질이 동맥속을 떠돌다가 혈관내 상처등 달라붙기 좋은 장소에 철썩하고 붙으면 점점 더 쌓이게 되겠죠? 결국 핏줄이 점점 좁아지게 되고 탄력을 잃게 되면서 혈액공급이 저하되거나 조금만 높은 압력에도 동맥이 파열, 박리 등이 일어나는 과정을 동맥경화증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피가 통하기 힘들어지는 현상으로 생기는 것이 협심증이며, 나아가 혈관을 완전히 막거나 터지면 심근경색, 뇌속에서 터지면 뇌출혈에 의한 뇌졸증이라는 무시무시한 결과로 나타나서 전신마비나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심근경색과 뇌졸증의 주원인 흡연
첫째, 흡연이 지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중성지방을 높이고, H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흡연에 의해 생성된 자유기(free radicals)는 지질을 산화시켜, 산화-LDL콜레스테롤을 형성하고, 이것은 내피세포 손상, 단핵구 및 대식세포 활성화, 각종 사이토카인(cytokine:화학신호물질)분비 등을 통하여 동맥경화 진행을 촉진시킵니다. 흡연은 산화로부터 지단백을 보호하는 파라옥소나제(paraoxonase:심혈관 보호기능이 있는 효소)의 저하를 초래하여, 항산화능을 떨어뜨리고 심장을 싸고 있는 관상동맥의 경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둘째, 혈소판 기능에 대한 영향으로 흡연시 일산화질소의 방출이 심하게 저하되고, 혈소판 응집 억제력과 혈관 확장력을 가진 프로타시클린(prostacyclin:항응혈작용) 생성이 억제되어 혈소판의 부착력과 응집력이 증가하여, ADP 자극에 의한 혈소판 응집능이 크게 증가하므로 혈관내 혈전(피떡)의 원인이 됩니다.
셋째, 흡연은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장애를 유발하는 기전으로 산화적 스트레스(oxidative stress)와 일산화질소(nitric oxide)의 생성, 방출장애가 알려져 있고, 고지혈증에 의한 혈관내피세포 기능장애를 더욱 항진시킵니다. 기능장애가 유발된 혈관내피세포에서는 각종 세포유착분자들의 생성이 증가되어 단핵구와 혈소판의 부착 및 활성화를 유발하고, 사이토카인(cytokine)과 성장물질들을 분비하여 대식세포 및 포말세포로의 분화와 평활근 세포의 이동 및 증식을 유발하여 동맥경화를 촉진시킵니다.
넷째, 흡연자는 담배연기속의 일산화탄소에 의해 2~10%의 헤모글로빈이 카르복실헤모글로빈으로 변하여 산소운반능력이 저하되고, 조직으로의 산소방출이 장애되어 상대적인 허혈(국부적인 빈혈)상태를 유발하여 허혈성 심장병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일산화탄소가 직접 혈관내피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 있으나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말초혈관질환의 발병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연구에서는 보행시 절룩거림의 증상이 있는 환자의 84%, 말초혈관질환자의 90%가 흡연자이거나 흡연력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또 말초혈관질환자 중 금연자에 비해 흡연자에서는 중증하지허혈이나 하지 절단으로 병이 진행할 위험도가 높고, 말초혈관질환뿐만 아니라 대동맥의 동맥경화성 대동맥류에 의한 사망률도 높습니다.
결론 - 건강한 혈관을 위하여
우선 위험 요소들을 피하는 것이 상책으로, 무엇보다 금연이 최상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나서 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의 섭취(인스탄트나 과자류, 튀김등), 비만증, 운동 부족을 피하고 고혈압을 적절히 치료하며 당뇨병도 식이 및 약물로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권장할 식이로는 VLDL 및 LDL을 낮추고 HDL을 높여주는 EPA가 많은 음식인 생선기름과 같은 불포화 지방산의 섭취를 권장합니다. 대구, 명태, 도루묵방어, 병어 및 뱀장어 기름에는 EPA가 10% 이상 있어서 가장 좋고 조기, 숭어, 참치, 고등어, 모래무지, 꽁치, 연어, 농어, 정어리, 청어, 전어 및 도미에도 5%이상의 EPA가 함유되어 섭취시 HDL은 증가하고 PGL2도 증가되어 혈소판 응고를 막아주므로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 섬유가 많은 식품, 예컨대, 고사리, 도라지, 줄기나물, 채소류 등을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및 LDL이 감소하므로 권장됩니다. 동물성 단백질 보다는 식물성 단백질 섭취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며 양파와 마늘도 혈당 및 혈중 지방을 낮추는 효과가 인정되고 비타민C, 니코틴산 등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운동은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불필요한 체내 지방질을 제거하고 신체 적응력을 높이므로 체중 조절의 효과, 고지혈증의 개선 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줍니다. 빨리 걷거나 뛰는 동작이 가미된 각종 경기나 단순히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이 좋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LDL을 낮추어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HDL을 증가시킴으로써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