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민물매운탕의 어탕국수/신대방2동, 서울
부슬비가 하염없이 내리던 날, 친구가 함께 점심식사를 하잡니다. 그 친구의 직장은 가로수길, 갑판장이 있는 곳은 가산디지탈단지, 중간지점인 보라매역(7호선) 인근에 있는 어탕국수집이 맞춤이지 싶습니다. 마침 부슬비가 내려 따끈한 음식이 먹고 싶던 참이었습니다. 그 친구도 흔쾌히 오겠답니다.
어탕은 민물고기를 푹 고아 뼈를 추리고 살만 잘 발라서 얼갈이배추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여 냅니다. 그대로 내면 어탕이요, 국수를 넣으면 어탕국수고, 죽을 쑤면 어죽입니다. 직접 천렵(川獵)을 하여 천변에 솥단지를 걸고 한바탕 끓여 낸다면 어탕부터 어탕국수, 어죽까지 순차적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 식당에서 사먹을 수밖에 없는 처지이니 그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어탕국수를 주로 선택합니다. 국수를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말면 어죽 비스름한 맛까지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리산어탕국수의 어탕국수(위)와 두부조림(아래)/고양시, 경기도
행주산성 근처의 지리산 어탕국수집도 좋긴 한데 거긴 차 없이 가긴 힘들고, 늘 붐비는 곳이라 대기줄을 서야 합니다. 반찬으로 내주는 큼직한 두부조림을 못 먹는 것이 아쉽지만 줄까지 서기는 싫습니다. 거기는 나중에 설렁설렁 자전거나 타고 다녀올랍니다.
충북추어탕의 추어탕(갈어+통)/구리시, 경기도
魚湯(어탕)을 있는 그대로 풀이를 하면 ‘생선을 넣고 끓인 국’입니다. 요즘에는 주로 민물고기를 넣고 끓인 국을 일컫습니다. 대개의 형식은 추어탕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하기사 추어도 민물에 사는 고기이니 도찐개찐입니다. 예전에는 추어를 비롯해서 꺽지, 쉬리, 메기, 피라미 등을 한데 섞은 잡고기 어탕이 흔했습니다. 시절이 바뀌니 이젠 양식이 가능한 메기나 빠가사리 등의 (예전의)고급 어종보다 잡고기가 더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어탕보다 훨씬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잡고기매운탕을 메뉴판에 내건 집도 드물진데 하물며 잡고기 어탕을 기대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어탕이든 어죽이든 제 맛을 보려면 직접 천렵을 하여 털레기로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털레기는 말 그대로 민물고기를 통째로 넣은 솥단지에 갖은 채소와 국수(수제비)등을 한데 털어 넣고 끓여 먹는 음식입니다. 몇 몇 식당에서 털레기를 맛 볼 순 있습니다만 역시 직접 해 먹는 맛에는 못 당합니다.
<갑판장>
첫댓글 요즘은 맛난 어탕국수 보기가 힘들어졌어...
천렵이나 나가야 할 듯 ^^
물놀이 삼아 하는 천렵 좋지.
송탄 피래미 사냥후 털레기먹던때가 그리운 날입니다. 매번 옻순때를 놓친 아쉬운 광팔이는 딸기헹님이 무쟈게 미울뿐이고... ㅠㅠ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같구만요.
따지고 보면 얼마 안 된 이야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