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에게 과자를 주었다가 되레 뺏으면 힘이 없어도 발버둥 치며 돌려달라고 우는 것 아닙니까! 힘 없는 산골 주민에게 목재문화체험장을 조성한다고 장미 빛 청사진을 밝힌 것이 엊그제 같은데 다른 곳으로 옮겨 건설하겠다는 것은 어린이에게 준 과자를 빼앗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 생각하며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 주십시오.
7일 오전 10시 예천군청 영상회의실에서 이현준 군수와 대면한 상리면 용두리 주민 30여명은 '목재문화체험장 조성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주민은 '군수님의 뜻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해명도 없이 장소를 변경하겠다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목재문화체험장은 지난해 6월 14일 산림청이 전국 20여개 신청지 중 예천군을 포함한 16개소가 '2012년 목재문화체험장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고 공포하여 예천목재문화체험장은 총사업비 52억원(국비 80%)을 투입하여 2012년~2014년(공사기간 3년)까지 저탄소 녹색성장에 부합하는 환경친화적 목재의 가치를 홍보하기 위한 체험장으로 건설된다고 밝혔다.
목재문화체험장이 용두리에 건설된다는 소식에 용두리 주민은 물론, 인근 두성.명봉.도촌리 주민도 "나무와 숲의 체험, 나무와 문학의 접목 등 산림을 이용한 여가와 문화 인프라 구축으로 예천군 관내에서 가장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상리 용두리 일원이 관광지역으로 크게 발전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접근성 및 교통편의, 백두대간테라피단지, 곤충연구소 등 주변 관광인프라 등을 이유로 군이 목재문화체험장을 고항리 곤충연구소 부근으로 장소를 변경하여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용두리 주민들은 거센 반발과 함께 원안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요구가 받아들여 질 때까지 군청을 계속 방문하여 농성을 벌이겠다고 군수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이현준 군수는 이날 "용두휴게공원 일원에 황태 덕장을 조성하여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겠다"고 말하자 한 주민은 "황태덕장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청정지역인 이곳을 황폐화 시킬 것이며 52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할 당시 사업계획설명서에는 분명히 상리면 용두리에 건설하겠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반드시 이곳에 건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은 변경사항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5월 14일 상리면장, 산림축산과장 등이 용두리를 방문했으나 주민들은 "당초 대상지인 용두리 휴게공원에 조성토록 되어 있던 것을 주민들의 건의와 행정당국이 변경 전 아무런 설명도 없이 추진하다가 변경이 결정된 후 이제 와서 당위성을 홍보하려는 처사에 응할 수 없다"며 반발, 설명회가 무산됐다.
또한 주민들은 산림청에 목재문화체험장을 곤충생태원 부근에 건설하겠다는 군에 맞서 목재문화체험장 조성관련 부당성을 전하려고 탄원서를 제출하여 "목재문화체험장 건설을 위해서는 군이 사업추진을 위한 자체심의회를 구성.운영하여 공청회 개최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통보 받은 상태이다.
특히, 용두리 주민들은 "당초 발표대로 목재문화체험장을 용두리에 조성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합의도 필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예천군에서도 "이미 한차례 변경한 목재체험장 예정지를 또다시 용두리로 추가 변경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사업 자체가 백지화가 될 위기에 처했다.
한편, 상리 용두리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예천군에서는 올해 확보한 2억원의 예산으로 목재문화체험장 조성을 위한 실시 설계에 들어갈 계획 이었으나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현준 군수는 '어떠한 것이 군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를 검토하여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생태원 부근으로의 이전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언급, 원안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