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강성은
눈이 내린다 여름인데......
아
아직 소설 속이구나
러시아 소설
무진장 내린다
어쩌지
그러다
잠이 들었다
일어나 점심을 먹고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멀리 지붕 위에 닭이 세 마리
계절이 바뀌지 않고
자장가처럼 눈이 내린다
기차가 눈 속에 파묻힌다
어쩌지
잠이 들었다
전화벨이 울린다
나는 손을 뻗어 전화기를 든다
물이 뚝뚝 떨어진다
엄마가 별일 없냐고 묻는다
그럼요 별일 없어요
내 말은 아직
눈 속에 묻힌 기차에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여름과 겨울이
엄마와 내가 목소리들이
허공의 손과 눈 속의 발이
멀어졌다 다시 가까워진다
가까워졌다 다시
저녁에는 뭇국을 먹고
등장인물이 없는
무인도를 걸었다
셀 수 없이 않은 무인도
무인도에는 무인도의 여름이 있고 겨울이 오고
러시아와 다를 게 없다
눈이 내린다
문장들이 흩어진다
마트료시카처럼 점점 작아지는
이야기가 어디로 가는지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내일은
한번도 가본 적 없는데
어쩌지
- 시집 슬로우 슬로우 P39~41
@ 강성은
2005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 시작활동 시작.
시집으로,
-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단지 조금 이상한
-LO-fi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 마트료시카?
카페 게시글
詩와 詩人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강성은
전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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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9.3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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