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주민의 영양실조가 심각해 올해 말까지 원조가 늘지 않으면 수백만 명이 식량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WFP 북한사무소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에 기고한 ‘북한의 식량사정과 인도적 대북지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유엔이 북한 주민의 영양 상태를 설문한 결과 5세 이하 아이들의 37%가 영양실조이며 여성의 3분의 1이 영양실조 및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북한 여성들은 통상 표준 체중 이하의 아기를 낳으며 많은 여성이 영양부족으로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만성적인 단백질, 지방, 비타민 및 미네랄 부족은 아이들의 성장과 신체, 정신적 발달을 저해할 것”이라며 “현재의 북한 식단 구성으로는 며칠 혹은 몇 주일은 살 수 있겠으나 몇 달 동안 지속된다면 심지어 생명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아이들은 동일한 나이의 남한 아이들에 비해 키가 작고 몸무게도 덜 나간다”며 “평양 외곽에 있는 탁아소, 유치원, 학교를 찾아가보면 영양실조의 세대 간 반복이 낳은 효과를 쉽게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 아이들은 매우 피곤하거나 힘이 없어 대다수가 활기 없이 조용하게 의자나 바닥에 앉아있기 때문에 이러한 광경에 경험이 많은 인도적 종사자도 충격을 받게 된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또 “2천400만 명의 북한 주민에 기본적인 식량을 충족시키려면 올해 180만t에 가까운 식량을 수입하거나 원조를 받아야 한다”며 “화학비료 부족으로 10월 추수 결과도 좋지 않아지면서 식량난이 내년에도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긴급구호활동에 필요한 5억400만 달러 가운데 15%밖에 조달받지 못해 수백만 명에 대한 식량 원조를 중단하고 활동이 축소됐다며 오는 11월 이후까지 추가 기부가 없으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7월에는 애초 계획한 620만 명 가운데 130만 명의 북한 주민만이 WFP의 지원식량을 한정적으로 배급받았다”며 “만약에 더 이상 기부가 없다면 이는 수백만 명을 기아와 영양실조의 위험에 빠뜨릴 뿐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이 올해도 비료 부족으로 인해 식량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정확한 농작물 상태와 수확량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공동으로 실사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북한은 년 초부터 한국과 국제 사회에 대립을 자처하고 미사일 실험과 발사를 비롯한 각종의 군사강경정책만 강조하면서 국제 지원을 스스로 막아버려 올해 농사에 필요한 비료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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