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밥풀꽃처럼 슬픈 전설이 서려 있다 끼니도 때울 수 없을 어려 웠던 옛날 찢어지게가난한 집에서 끼니를 거르면서도 시아버지 제사를 지내려고 아껴 두었던 쌀 한 줌으로 젯밥을 짓던 며느리가 혹여나 젯밥이 설익었을까 밥알 몇 개를 떼어 깨물어 보다가 모진 시어머니에게 들키고 말았다
네 이년! , 시아비 젯밥을 몰래 먹다니 경을 칠년 ! 시어머니의 무서운 호통이 쏟아졌다 모두 배가 고픈판에며느리 혼자 배를 채우겠다니 아무도 며느리 편을 들어 주지 않았다 결국 며느리는 제삿날이 새기도 전에 뒷산에올라가 목을 매고 말았다
그 며느리 무덤에서 나무 한그루 자라나 쌀밥같은 꽃이 피어났다 며느리의 한이 피어난 것이었다
이팝나무 꽃은 그렇게 하얀 쌀밥이 소복이 쌓인 밥그릇처럼 봉실봉실 복 스럽게 피어난다 제사나 잔치상에 나란히 놓인 쌀밥인양 기름진 쌀처럼 반지르르 윤이 흐르는 새하얀 꽃잎이 송이송이 숭얼숭얼 피어 나는 것이다
지금처럼 배부른 세상의 눈에 보면 쌀밥이 아니라 함박눈이 잎사귀마다 수북 수북 쌓여있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겠지만 그 옛날에는 그 토록 슬픈 꽃이었다
이팝나무 꽃이 피는 때가 옛날엔 보릿고개에 숨이 넘어가던 일 년 중 가장 배고픈 때 이지요
그러니 배고파 현기증이 나는 가난한 이들의 눈에 쌀밥으로 보일만 했고 지주나 탐관오리의 배부른 눈에도 식곤증과 춘곤증이 겹쳐 쌀밥으로 보였을 터였다
새하얗게 꿈처럼 피어나 바람에 쌀 꽃비를눈발처럼 흩날리는 이팝나무 가로수 길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서럽게도 아름답다
일본 대마도에는 이팝나무 군락이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어 장관을 이룬다 해마다 오월초 에이팝나무 워크라는 행사를 열어 일본 전역은 물론 한국 에서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 든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대구시. 양산시.목포시 등에서 가로수로 심어 그곳에가면 이팝나무 꽃그늘을 걸을 수 있다.♧♧